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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여기] 24만 팔로워 인스타 맛집 계정

계정 담당자 이윤아 이사님과의 인터뷰


맛집 인스타그램 계정 담당자를 만나고 싶었다.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팔로우하고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맛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팔로우를 가진 맛집 계정인 '부산맛집여기' 담당자를 섭외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여기서 또다시 힘을 발한 인스타그램의 힘. 



"'부산 맛집 여기' 담당자 아시는 분은 DM 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인터뷰를 진행했던 우토피아 대표님이 카톡을 보내셨다. 원래 알던 사이라고 하시면서 연락처를 남겨주셨다. 혹시 책에 나오는 게 부담스러워서 인터뷰를 진행 안 하실까 봐 걱정했었다. 다행히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담당자분에게 만날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 허락을 해주셨다.  


부산 사는 특권. 멋진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가는 것은 흔한 일상이다. 이 인터뷰 또한 멋진 여름 바다를 담은 광안리 해수욕장이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진행을 했다. 쓸데없는 정보이긴 하지만 내가 커피를 사드리려고 했는데 본인 건 직접 구매하셨다. 인터뷰도 해주시고 커피도 직접 사 드신 이윤아 이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부산맛집여기'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희 맛집 계정은 일단 개인이 운영하는 게 아니에요. 대부분의 이런 상업 계정이 그렇듯이 회사에서 운영을 해요. 대표님이 따로 계시고 전 운영을 책임지고 있어요. 저희 대표님이 원래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운영하셨어요. 외식업을 하는 사람들이 다 똑같듯이 우리를 알려야 하잖아요. 가장 많이 하는 게 네이버에 검색했을 때 노출되게 하는 거고 다음이 맛집 페이지에서 알리는 거죠. 대표님이 보셨을 때 네이버 같은 회사를 만드는 건 힘들어도 맛집 페이지는 직접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서 처음에 페이스북 맛집 페이지로 시작을 했어요.  



특이한 케이스인데요? 맛집 페이지를 만든 이유가 내가 우리 식당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고요? 이건 약간 신문사에 광고비 내기 싫어서 신문사를 차린 것 같은 케이스인데요? 


정확해요. 대표님이 돈이 더 많으셨으면 네이버와 같은 검색 회사를 차리셨을 텐데요. (웃음) 


맛집 페이지를 만들고 저희는 약간 다른 전략을 펼쳤어요. 다른 페이지들은 주로 사진으로 정보를 전달했어요. 그냥 다른 곳에서 다하는 것처럼요. 가게 가서 음식 사진 찍고, 인테리어 사진 찍고, 모델이 먹는 모습 찍고 이런 식이였죠. 하지만 저희는 약간 다른 접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 당시에 먹방이 한국에서 막 인기를 얻던 시절이었는데  그걸 보고 우리도 저렇게 해보자라고 했죠. 그래서 저희는 맛집 소개할 때 실제로 누군가가 먹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서 같이 보여드렸어요. 주로 제가 먹긴 했죠. 그 당시엔 우리 회사에 일하는 사람이 많이 었었거든요.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다가 어떻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할 생각을 하셨나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페이스북에서 피드 내의 노출 순위에 관한 알고리즘을 크게 바꾼 적이 있어요. 상업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비즈니스 계정 페이지 노출을 크게 줄이고 페이스북내 지인들의 게시물 노출을 더 늘렸죠. 그러면서 맛집 페이지와 같은 비즈니스 페이지들이 피드 내에서 유저들에게 노출되는 횟수가 확 줄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유튜브도 함께 시작했는데 영상 편집이나 촬영 같은 것들이 비교적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여되다 보니 인스타그램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인데요. 팔로워는 어떻게 모으셨어요? 


실망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미 페이스북 페이지에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었어요.  


팁을 드리자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기능을 처음 만들면 그걸 잘 밀어줘요. 쉽게 이야기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을 시켜주죠. 인스타그램이 릴스를 만들었을 때 저희도 릴스로 많은 포스팅을 했어요. 다른 일단 게시글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노출이 되었을 때 인스타그램 계정 안에 팔로워 할만한 좋은 내용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팔로우를 하게 되죠.  


저희 회사 장점 중 하나인데 새로운 기능이 생기면 가장 빨리 시도를 해보려고 해요. 부산에서 나름대로 인스타그램 내에서는 가장 큰 맛집 계정이지만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저도 공감이 가는 게 팔로워가 늘려면 팔로우할만한 유용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는 거요. 단순히 '우리 계정 팔로우해주세요'는 크게 효과가 없다는 거잖아요. 팔로우하고 싶은 좋은 콘텐츠가 없다면요.  


맞아요. 이게 제일 중요하죠. 저희도 이미 인스타그램에 맛집 음식 사진을 올린 다른 분들의 동의를 구해서 포스팅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저희 원칙은 오리지널리티입니다. 원칙적으론 모든 맛집 사진이나 동영상은 저희가 직접 가서 촬영을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귀찮은 일입니다. 그냥 사무실에 앉아서 사진을 올리신 다른 분들에게 DM이나 댓글을 달아서 동의를 구하면 되거든요. 훨씬 편하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우리가 직접 보고, 직접 경험한 것들을 팔로워 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마도 이런 진심이 전달이 되어서 팔로워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 같아요. 

혹시 사람들이 팔로우를 하게 된 다른 이유는 없을까요?  


음. 아마도 이런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맛집 페이지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유용한 정보를 포스팅해요. 예를 들면, 부산에 새로 생기는 워터파크나 해양 열차에 관한 것들이요. 맛집 정보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을 전달하죠.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때 맛집 정보와 함께 내가 관심 갈만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팔로우를 하겠죠.   


맛집 정보 인스타그램 계정들은 수익구조가 주로 광고잖아요. 음식점들이 본인 가게를 알리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하면 그게 수익이잖아요. 그러면 광고 영업은 어떻게 하세요?  


안 해요.  


네? 안 한다고요? 


광고 영업을 따로 해본 적이 없어요. 아마 식당 새로 오픈해보신 분들은 아실 건데. 이런저런 광고하라고 영업하시는 분들이 엄청 전화를 할게요. 가끔 광고 영업 사원분들도 찾아오고요. 그런데 저희는 이런 전화나 방문 영업을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광고주를 받나요? 


입소문이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할 때 처음엔 메시지로 광고하고 싶다고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이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한두 군데 하다가 광고 효과 보신 분들이 주위 분들에게 추천해주시고 또 그분들이 다른 분들을 추천해주시고. 그렇게 지금도 광고주 분들이 먼저 연락을 주세요.  


아무래도 음식점 관련해서 오래 일하셨으니까 이게 궁금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좋은 식당은 어떤 곳이에요? 


인스타그램 자체가 비주얼 중심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피드에서 눈에 딱 띄는 비주얼을 갖춘 음식을 파는 곳이요. 저희는 다양한 음식점을 올리다 보니 사람들이 얼마나 반응하는지 비교해서 데이터를 얻을 수가 있잖아요. 좋아요 수나 댓글 수 혹은 도달률까지요. 반응이 좋은 게시글을 보면 딱 봐도 놀랠만한 두꺼운 패티가 있는 햄버거나 치즈가 쭉 늘어나는 그런 음식들이요. 요즘은 처음에 음식은 개발할 때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어떤 모습으로 보이겠다까지 고민하고 만드시는 셰프님들도 점차 많아지시더라고요.  


반응이 좋다면 손님들도 많이 오는 거겠죠? 장사도 잘되고요?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좋다는 건 일단 처음 방문은 이루어져요. 장사가 잘된다는 건 꾸준히 손님이 와야 하는 거잖아요. 비주얼 좋은 음식으로 첫 방문이 이루어져도 다음이 중요해요. 한 번 왔던 손님이 꾸준히 방문을 해줘야 하는 데 맛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당연히 서비스도 중요하죠. 식당에서 전체적으로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니까요. 그런 좋은 경험이 재구매를 이끌어내죠.  


혹시 광고주 음식점에 방문해서 안타까운 경우는 없었나요?  


당연히 있죠. 음식도 맛있고 서비스도 좋은데 비주얼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촬영을 하다 보면 이 음식이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좋겠다 안 좋겠다가 거의 예상이 돼요. 그래서 어떻게든 사람들 시선을 끌 비주얼을 담은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저희는 음식을 촬영하는 사람이지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그럴 땐 속상하죠. 혹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도 있어요. 저희는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이런 식으로 음식을 플레이팅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런데 그냥 우리가 해 놓은 대로만 촬영을 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희는 진짜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언을 해드린 건데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부산 맛집 여기 계정에 한 번 올리는데 얼마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실 이거야 저희에게 DM을 보내셔도 어차피 다 답장을 드리는 건데 말씀드리는 거야 어렵지 않죠. 한 번에 100만 원입니다. 저희가 가서 직접 방문해서 촬영을 해드리는 비용까지 포함입니다.  

그럼 광고를 의뢰하면 먼저 광고주 업장에 방문해서 미팅을 하고 나서 진행이 되는 건가요? 


아니요. 계약이 이루어지면 그때 촬영하러 방문을 해요. 계약 전에는 직접 만나는 미팅은 없어요. 저희 대표님 지론이 계약 전에 큰 의미 없는 미팅을 하는 것보다 기존 광고주 분들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아무래도 저희가 큰 회사가 아니다 보니 한정된 인원이 일을 처리하면 회사가 쓸 수 있는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어요. 


인스타그램 맛집 계정들이 꾸준히 성장할까요?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어느 정도 성장에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면서 코로나 이전 매출로 돌아올지 알았는데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음식점들이 광고를 안 하는 게 아니에요. 개인 인플루언서들에게 직접 광고를 의뢰하더라고요. 저희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죠. 물론 저희도 시장이 변화한다고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에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희가 직접 촬영을 꾸준히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개인 인플루언서들을 선호하는 게 일반인 시선에서 콘텐츠를 올려주는 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보는 사람들이 직접 방문한 느낌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해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희는 정말 촬영에 진심이거든요.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촬영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는 재촬영하기도 합니다. 말이 재촬영이지 광고주님께 엄청 미안한 일이에요. 다시 음식도 준비해주시고 하셔야 하니까요. 대표님의 의지 때문이기도 한데요. 절대로 광고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늘 이야기해주세요. 그래야 다음 기회가 또 생긴다고요. 


인스타그램을 지금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으신 게 있나요?  


저는 딱 3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노력, 둘째 소통, 셋째 콘텐츠예요. 하나씩 말씀드릴게요. 인스타그램을 하려면 처음에 많은 시간을 쓰겠다는 각오가 필요해요. 인생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듯.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인스타그램도 초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이 시장에 뛰어드셨다가 한 달 해보고 그만두세요. 심지어 하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는 것도 아니에요. 성공하기 힘들죠.  


둘째는 소통이에요. 내가 멋진 사진 올렸으니 와서 봐. 좋아요도 누르고 댓글을 눌러. 이건 정말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대단한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이에요. 처음엔 일일이 가서 좋아요도 눌러주고 댓글도 먼저 달아줘야 해요. 무의미한 댓글 말고 '아 정말 이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댓글이요.  


셋째는 콘텐츠요. 멋진 사진이나 동영상이죠.  


여기서 질문이요. 저도 사진을 못 찍기로 유명한데 사진 잘 찍는 방법이 있나요? 


저희 회사에 처음 들어온 직원들에게 제가 이야기해주는 게 있어요. 일단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사진을 많이 보세요. 그리고 그렇게 많이 찍어보세요. 그러다 보면 나만의 스킬이 쌓이는 것 같아요. 아마 작가님은 그런 노력은 안 하실 듯한데요. 


정확합니다. '난 왜 이렇게 못 찍지?'라서 생각하고 노력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 이야기도 드리고 싶어요. 노력에 관한 이야기요. 인스타그램을 할 때 예쁘거나 잘생기건 솔직히 많은 도움이 돼요. 부정할 수 없죠. 하지만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해요.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공부하는 모습 같은 거요. 뭔가 다른 걸 더 보여 줘야 해요. 외모로 인해 남들보다 빠르게 팔로워를 모을 순 있지만 노력 없이는 원하는 것을 얻긴 힘들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니 프로필 링크에 공동구매 상품이 있더라고요. 주로 음식이었던 것 같은데 이 사업도 하시는 건가요?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경으로 저희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겨왔잖아요. 아무래도 플랫폼 내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건 플랫폼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비즈니스 계정들은 이전처럼 도달률을 줄여버리면 저희는 다른 방법을 또 찾아야겠죠. 그래서 매출 확장성 겸 리스트 대비 때문에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는 겁니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더니 여전히 해는 밝았다. 걸어가기는 애매한 거리라 카카오 바이크를 타고 집에 갔다. 주말이라 가는 길에 와인샵에서 샤도네이를 하나 사서 들어갔다. 딸아이들과 밥을 먹으면서 와인을 마시는데 이 이야기가 기억났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더 추가되었다. 


부산맛집여기 인스타그램 계정 https://www.instagram.com/busan.food.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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