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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클루지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역행자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책. 오래전 사서 집에 계속 두었다가 최근에 읽게 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간 심리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됨.


*우리 인간들은 친숙한 것을 선호한다. 우리 선조들 관점에서 이런 의사결정은 생존에 매우 도움이 되었다. 확률상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훨씬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흔히들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은 검색 시 상위 노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상위에 3개 제품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무조건 최상위에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친숙한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한다. 상위 노출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꾸준히 알려서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하다. 재미있게도 브랜드 노출도가 상승하면 호감도도 함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인간 의사결정에는 본인 신념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너무 당연한 말 같겠지만 사실적 근거보다 신념을 더 선호한다는 게 재미있다. 확증편향이라고 부르는데 인간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경쟁사보다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도 간혹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기능 문제가 아닌 소비자가 가진 확증 편향인 경우다. 아이폰에 확증 편향을 가진 고객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갤럭시 폴더폰으로 쉽게 선택을 바꾸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될 수 있다.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브랜드 팬이 확보되면 경쟁사 등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이 가능한 이유가 이런 확증 편향 때문이다. 


*스탠퍼드 대학생들을 상대로 사형제도 효과에 관한 여러 연구를 평가하라는 과제를 주었다. 평소 사형제에 찬성 의견을 가진 학생은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연구 결과의 심각한 결함은 잘 찾지 못했다. 하지만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연구에 관한 결함은 쉽게 찾아내었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의사결정에도 위와 비슷한 선택을 한다. 일단 브랜드에 관해 강한 충성심을 가지면 제품 결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는 단점이 훨씬 더 잘 보인다. 제품 기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 브랜드 관계도 중요한 이유.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3만 원 싸게 살 수 있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간다. 하지만 100만 원짜리 텔레비전을 3만 원 싸게 살 수 있다고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가진 않는다. 경제학자 관점에서는 이런 사고는 매우 비합리적이다. 차를 몰고 가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운전자 시간의 가치와 자동차 기름값이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참고로 소비자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민감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소비자가 가격이 비싸거나 싸다고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가진 기준 가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순대국밥이 20,000원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만원 내외로 먹던 기억이나 경험이 기준되는 가격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순대국밥이 4,000원이라고 하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램 쉥크 (Lamb Shank)가 20,000원이라고 이야기하면 이 음식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비싼지 싼 건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스스로가 가진 기준 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새로운 카테고리에 편입시켜서 소비자들에게 전혀 다른 표현 방식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쓰는 경우도 있다. 침대라고 하면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이 있다. 하지만 침대가 아니라 에이스라고 하면 에이스가 정한 가격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램쉥크


*대부분 사람들은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900만 원인 직장에서 800만 원을 받을 때보다 동료 평균 수입이 600만 원인 곳에서 700만 원을 받을 때 훨씬 더 행복해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데 가격이 비싸고 싸다고 느끼는 것 도 비교 대상을 무엇으로 정하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 겨울 패딩 상점 앞에 2,000만 원짜리 비싼 제품을 몇 개 전시한 것을 보고 매장 안에서 300만 원짜리 패딩을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이건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직장인 대상으로 업무능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본인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건 사업가들도 비슷한데 본인 사업적 역량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소비자들은 사이트 내용보다 시각적 단서 같은 피상적 측면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절반 정도의 소비자는 사이트 구도, 글자체, 색상, 도식 등 시각적 매력에 근거에 사이트 신뢰성을 평가했다고 한다.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 


사람들의 의사결정 심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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