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심리서점, 쓰담>
군산에서의 이틀째 아침.
어제의 하루는 비와 바람의 연속이었다. 찬바람을 많이 맞은 탓인지 두통에 이른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커튼을 열어보니 햇살이 따뜻했다. 양치컵을 들고 창밖을 내다봤다. 흔들리는 나무들이 보이고 바람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어제의 빈칸을 오늘의 글씨로 채우기 위해 일찍 문밖으로 나섰다. 등 뒤에서 문이 닫히고, 복도 끝으로 향해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아침의 엘리베이터는 모든 층에 멈췄다.
'띵동'
소리와 함께 열린 엘리베이터에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가득했다. 들어갈 공간이 있는 엘리베이터를 찾아 몸을 밀어 넣었다.
'로비 층입니다'
뒤에서 밀려 밖으로 나와졌다. 로비에는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번호표를 뽑고 소파에 앉았다. 앞에선 카트에 캐리어를 담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을 켰다.
오늘의 날씨 맑음.
체크아웃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여전했다. 차에 시동을 걸어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대로를 지나 차보다 사람이 많아진 골목으로 들어왔다. 골목 안쪽에 오래된 건물이 보였다. 건물 입구의 옆으로 여는 문을 들어서니 여러 목소리가 들렸다.
앞에 보이는 계단을 따라서 올라갔다. 조용한 공간엔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방명록이 보여서 오늘의 기분이 담긴 기록을 하나 남겼다.
사진과 책장을 한쪽 벽면에 붙여놓은 장소에 눈이 갔다. 시선이 기록된 사진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작가의 책 구절이 담긴 필름통을 하나 열어봤다.
<불안>
삶의 이유에 관한 내용이었다. 접어서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다시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왔다. 내려다본 계단은 더 좁고 높았다.
1층 한편에 책갈피, 북엔드, 북클립이 보였다. 몇 번 들었다가 놨다를 반복했다.
책방의 안쪽에는 매일의 날짜가 인쇄된 상자들이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생일을 찾아서 들어봤다. 비어 있었다.
오늘을 찾아서 들어봤다. 비어 있었다.
결혼 예정일을 찾아서 들어봤다. 비어 있었다.
Q&A로 작성되어 있는 안내가 보였다.
'신청란에 신청하여 택배로 받거나 픽업으로 수령이 가능합니다'
창밖에 정원이 보였다. 창문의 나무 살이 공간을 나누고 있었다.
그건 무언가를 닮아 있었다.
창가의 의자에 잠시 앉아 바깥을 바라봤다. 고개가 계속 생일책 서가 쪽으로 돌아갔다.
서점 밖으로 나와 돌아오는 길, 서점 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발걸음이 무거웠고 양손은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