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쇼 의사양반 내가 음성이라니?

by 청아연

콜록콜록 컥컥


금요일 출근길, 운전하는 내내 몸이 떨렸다.


"대리님?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요?"

"코로난가봐요.. 목도 아프고 열이 나는 것 같아요"


객장의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와 옆건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왔는데요.."


간호사가 귀에 체온계를 넣고 버튼을 눌렀다.


삐-삐-삐


"38.1도.. 아직 선생님이 안 오셨어요"


의자에서 일어서는데 몸이 휘청였다.


객장 안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있었다.

모니터를 보는데 인상이 찡그려지고 점점 앞으로 고개가 들이밀어졌다.

손을 비벼 두 눈에 가져다 댔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저, 병원 좀 다시 다녀올게요"


진료실로 들어갔다. 청진기가 가슴과 배에 닿을 때 기침이 여러 번 이어졌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에요, 자 따끔해요"


콧구멍으로 들어온 긴 면봉이 끝까지 밀어 넣어졌다.


"음성이네요, 약 처방해 드릴 테니까 드시고 더 심해지면 오세요"


간호사가 처방전을 내밀었다.

"키트만 7만 원 비급여예요."

카드를 내미는 손이 멈칫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동안 다리가 떨렸다.


창구로 돌아와 서류를 펼쳤다. 인공눈물을 넣고 안경을 꺼내 썼다.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감았다.

"대리님, 오늘 그냥 들어가는 게 낫겠어. 일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팀장님 바쁜 날인데 죄송합니다"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어던지고 소파에 앉았다. 집에 온 기억이 나질 않았다.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핫팩을 하나 뜯었다.

체온계를 들어 이마에 가져다 댔다.


삐-삐-삐. 38.9도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보니 형광등이 여러 개로 보였다.

눈을 감았다 떴더니 주변이 어두웠다. 식빵을 물과 함께 억지로 넘겼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 기침은 나지 않았다.

병원에 다시 들려 코를 내줬다.


바깥에 앉아 5분을 기다렸다.


"A형 독감이네요"

카드를 꺼내는 손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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