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오늘

by 청아연

서랍 속 앨범에는 먼지가 쌓이지만 어떤 사진은 그렇지 않다.


<1년 전, 47장의 사진이 도착했어요>


침묵하던 핸드폰에 알림이 하나 떴다.

습관처럼 지우기를 누르려다가 실수인지 의도였는지 모르게 클라우드가 열렸다.


1년 전

3년 전

6년 전

15년 전

8년 전


화면을 넘기다가 기억도 안나는 15년 전의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

날짜는 남아있었다. 왜 찍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길거리에는 사람이 보이지도 않는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오래된 사진이었다.


다른 사진들도 눈에 들어왔다.

웃고 있는 나

썰매를 타고 있는 나

카카오 라이언

멀리 보이는 노고단


술을 먹고 찍었는지 초점이 흔들린 사진도 있다.

그쯤에서 화면을 껐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메모를 쓴다. 쓰다 보니 오늘의 나도 클라우드에 남기고 싶어졌다.

의미 없는 사진을 한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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