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에 다정하라.
더운 날을 넘겨준 선풍기를
닦아 조립을 했다.
날개를 고정하는 나사는
왼쪽으로 돌려 잠긴다.
신발 끈이 풀려
걷는 걸음이 덜렁거렸다.
흔들리는 힘들이 쌓여
풀어놓은 끈은
헉헉거리는 혓바닥보다 길게 늘어져
힘을 잃고 땅을 쓸었다.
“꿈이 뭐예요?”
부푼 풍선 같아
품 안에 넣어 두기 어려웠던 시간들을,
상자 안을 곱게 채워 장식한
낯설지 않은 눈들이
끈을 내어 달라는
손길로 물었다.
질문에 담긴 초롱한 눈동자를 보며
파랗게 녹을 뒤집어쓴 낡은 배수관처럼
물이 새어 나왔다.
시간이
갚지 못한 빚처럼 덩치 키워 굴러가고
검투사처럼 비장하게 모니터와 싸우면서도
내 안의 개는 짖지를 않았다.
물 빠진 연못에는
달이 뜨지 않아
얼굴을 비출 수가 없어서
빈 벤치를 찾아 앉아
신발 끈을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