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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02. 2020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화끈하고 자극적인 마틴 스콜세지의 코미디.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21세기 들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로 활약하면서 연기력 부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영화의 특성상 정신병을 겪거나 혹은 마약에 취한 연기를 많이 했는데, 그중 마약에 취한 연기를 가장 잘한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이 영화다. 상당히 똘끼있고 재미있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리뷰다.




영화는 삶에 허덕이던 조던 벨포트가 특유의 언변과 주가 조작을 통해 월 스트리트 최고의 부자가 되고, 그 돈을 파티와 마약, 여자에 흥청망청 쓰자 결국 FBI의 표적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지금까지 본 스콜세지 영화 중에 가장 재밌게 본 영화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다. 돈과 술, 마약, 파티, 섹스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을 다루면서도, 스콜세지 영화답게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관객들에게 되묻는 날카로운 질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과연 우리는 조던 벨포트 같은 억만장자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저런 상황에서 정말 떳떳하게 지낼 자신이 있는가. 한창 낄낄대다가도,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반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경제와 증권에 대한 개념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전에 리뷰했던 <빅 쇼트>와 조금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훨씬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편이다. 브로커와 고객의 관계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인데, 복잡한 관계를 생략하면서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뿐더러, 코미디라는 장르를 훨씬 더 부각함으로써 그로부터 오는 장점들을 극대화한다. 조던 벨포트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면서 그의 화려한 언변과 추악하고 문란한 사생활을 동시에 보여준다.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서 흥하다가 결국 나중엔 몰락한다는 서사는 여느 스콜세지의 영화와 비슷하다. 하지만 조던 벨포트라는 인물을 우상화하는 것처럼 그리다가, 코미디라는 특유의 밝은 장르적 분위기를 통해 그를 희화화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충분히 즐기면서 조금 더 극명하게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었던 듯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은 영화의 백미다. 정말 완성형의 연기력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이런 연기력을 꾸준하게 보여주는데 그의 커리어에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하나밖에 없다는 게 다시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간다. 그가 연설을 하면서 직원들을 사로잡는 장면이나, 약에 취해 해롱해롱 거리는 장면에서는 존재감이 엄청나다. 특히 약에 취했을 때.. 엄청나게 망가지는데 그 또한 잘생겼고 매력 있다. 또한 3시간 내내 독백을 통해서 전개되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만큼 독백이 잘 어울리는 배우는 또 없을 듯하다. 여러모로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볼 만하다. 그리고 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고 로비도 돋보였으며, 조나 힐의 연기력도 훌륭했고, 매튜 맥커너히는 짧지만 강렬한 멜로디를 남겼다.

이번에는 긴 러닝타임이 절대로 지루하지 않다. 3시간의 러닝타임을 꽉꽉 채워놓았을 뿐 아니라, 정말 재밌는 장면들도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엔딩도 상당히 인상 깊은데, 정말 오랫동안 기억이 남는 엔딩이었다.

정말 재밌게 본 코미디 영화며, 마틴 스콜세지 영화 중에서도 탑 급이라고 생각되는 영화다. 작품성만 뛰어난 게 아니라 오락 영화로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고, 마틴 스콜세지의 수작이다.




총점 - 9
수많은 돈을 개처럼 사용했던 월 스트리트의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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