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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pr 03. 2020

<러브, 데스+로봇/Love, Death+Robot>

무한한 상상력의 결정체

필자는 공포물을 제외하고 웬만한 장르는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조금 더 끌리는 장르를 고르자면 단연코 SF를 고른다. SF 장르에서 오는 그 상상력을 보면 정말 황홀하다. 물론 훌륭한 스토리가 더해지면 최고겠지만,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두는 SF 장르를 더욱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넷플릭스의 <러브, 데스 + 로봇>이 딱 그런 작품이다. 데이빗 핀처와 팀 밀러의 합작, <러브, 데스 + 로봇>이다.



이 작품은 각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1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각 화마다 부담 없이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최대 장점은 짧고 임팩트 있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긴다는 점이다. 여느 SF 장르와는 다른,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을 아낌없이 쏟아내, 보는 내내 이런 상상도 할 수 있다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에피소드들이 꽤 많다. 개인적으로 <요거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와 <지마 블루>라는 에피소드가 감명 깊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굵은 메시지를 주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열린 결말로 끝내기 때문에 여운이 길다.

드라마는 거의 모든 화가 애니메이션이거나 CG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CG로 구성된 작품에서 이질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 물론 어색한 부분은 존재하지만 만화적 표현을 더하는 등 재치 있게 표현해 보는 맛이 있다. 또 배우가 직접 등장하지 않으므로 수위가 상당히 센 편이다.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것은 기본, 심지어는 남녀의 성기가 직접 묘사되기도 하는데, 뛰어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이 작품이 리얼리티를 일부 포기하고 표현력을 가져간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무런 메시지도 없이 단지 상상력만 표출하는 작품이 몇몇 보였다는 것이다. 뚜렷한 방향성도 없이 단편적인 상상만 구상했다는 점은 보는 입장에서 즐거울 순 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고 아쉬울만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재미'가 배제된 에피소드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데이빗 핀처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뛰어난 연출력은 여기서도 감출 수 없다. 이로써 SF의 기본은 다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총점 - 8
데이빗 핀처와 팀 밀러의 미친 상상력과 표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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