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서 Apr 18. 2020

<킹덤/Kingdom>

K-좀비가 인기인 이유.

예전에는 신박하고 흥미로운 소재였던 '좀비'는 최근에 식상하고 진부한 장르로 취급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너무 많은 작품이 제작되었고, 스토리의 흐름도 어느 정도 정해진 틀을 따라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 좀비 영화로 성공을 하려면 어느 정도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을 기반으로 참신한 설정이나 배경을 첨가해야 하는데, 여기 조선시대와 좀비라는 매력 있는 설정을 가진 드라마가 있다. 한창 코로나 19 덕분에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와 <터널>의 감독 김상훈의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이다.





드라마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왕을 좀비로 만든 혜원 조 씨 세력과 역모죄를 지었다는 의심을 받는 세자의 대립을 그린다. 기본적인 사극의 틀에 좀비를 더했는데, 이 두 설정의 시너지가 상당히 좋다. 이러한 참신하고 매력적인 배경이 충분히 많이 우려먹은 좀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인기가 많은 이유다. 기생충이나, 온도 등 좀비의 설정도 나름 흥미롭다는 것과 떡밥도 잘 뿌리고 거두는 것도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이다.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도 상당히 좋다. 흔히 말하는 '갑툭튀'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좀비들의 끊어질 듯한 긴장감을 잘 유지시켜 50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고 짧게 느껴지게 한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다. 솔직히 공포 장르 쪽에 치우쳐 연출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하면서 봤는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출로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청불 등급인 만큼 수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목이 잘리거나, 살점이 뜯기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이러한 제한 없는 표현력이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좀비의 무시무시함과 팽팽한 긴장감을 더욱 강화시킨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 드라마의 단점이 이 드라마에선 거의 배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연출이나 구도 등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킹덤>은 드라마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연출과 구도가 상당히 좋다. 또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등장과 퇴장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캐릭터도 이질감 없이 합류시키는 것도 탁월했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한국 드라마의 단점 중 하나인 쓸데없는 신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의미도 없고 어색한 장면들을 그저 과정을 보여준다는 명분 하나로 포함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또 슬로우 모션이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다는 점, 설정이 조금은 구멍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이 분명한 단점이다.

<부산행> 이후 K-좀비 장르의 작품들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나온다는 점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어색할 것이라고만 여겨졌던 한국 배경과 좀비의 결합을 당당히 성공시키고 있는, 드라마 <킹덤>이다.





총점
시즌 1 - 8
시즌 2 - 9
사극과 좀비라는 이색적인 장르의 예상치 못한 시너지.


매거진의 이전글 <러브, 데스+로봇/Love, Death+Robo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