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영화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최근 전쟁 영화는 리얼리티와 관객의 체험적 경험을 중요시하지만, 보고 나면 지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할지라도 화려하고 무식한 전쟁영화가 끌릴 때가 있다. 침체되고 어두운 분위기의 전쟁 영화를 보다가 영웅적인 캐릭터가 활약하는 영화를 보면 진부할지라도 시원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던 중 눈에 띄던 영화가 하나 있는데, 외계인이 등장하는 전쟁영화라길래 머리도 식힐 겸 관람했던 영화다. 익숙한 얼굴이 꽤나 보이는 전쟁영화, <월드 인베이젼>이다.
영화는 LA를 비롯한 전 세계가 정체불명의 외계 종족에게 공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LA를 사수해야 하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스토리며 전개며 전부 진부하며, 딱히 특별함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영웅적이며 전형적인 캐릭터, 흔한 희생정신, 결국 승리까지 쟁취하는 형식은 이 영화의 대부분이며 너무나 많이 봐왔던 형식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영화를 꽤나 재미있게 봤던 이유는 SF적 요소인 외계인과 전쟁의 사실성과 참혹함을 잘 섞었다는 점이다. 보통 외계 종족이 침공하는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에만 집중해 전쟁 영화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꽤나 현실적인 상황과 군사작전으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몰입도가 늘어난다. 이로 인해 다소 어색할 수 있던 군인들에게 존경심을 주는 메시지도 잘 전달해 주는 편이다.
생각보다 전투 장면이 화려하지는 않다. 초반 운석 장면을 보면 도시 하나는 날려버릴 수준의 화력이 등장할 줄 알았는데, 그저 총격전이 주를 이루고 신박하고 색다른 폭발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 수준의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러한 이유로 딱히 기억나는 전투신은 없다. 화려함보단 오히려 스릴러에 가까운 형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정체불명의 적이 연기 속에서 기습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잘 잡는다. 또한 지켜야 하는 민간인이라는 새로운 의무가 등장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보는 내내 긴장을 풀 수 없도록 하는 형식으로 끌고 간다. 화려함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이 부분에서 살짝 실망할 수 있다.
영화에는 꽤나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다크 나이트>의 아론 에크하트 부터 <분노의 질주>의 미셸 로드리게즈, <앤트맨>의 마이클 페냐, 그리고 아역시절의 조이 킹까지 반가운 얼굴을 찾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이들이 함께 협동 작전을 펼치는 것이 꽤나 흥미진진하다. 일차적인 스토리에만 집중하지 않고 캐릭터 간의 여러 갈등을 심었다는 것도 좋았다. 특히 낸츠 하사가 부하들을 버렸다는 소문으로 부하들과 갈등을 맺는데, 이를 사망한 군인들의 군번을 불러주는 감동적인 연출로 해결하면서 단합력을 올리는 부분은 상당히 매끄럽게 흘러간 부분은 장점이다. 의외에 부분에서 특별함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쓸데없는 부분이 많았다는 점도 사실이다. 특히 민간인이 희생하는 부분은 예상을 했음에도 연출이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고, 외계 종족을 약점을 찾는 과정도 너무 뜬금없이 진행되었다. 진부한 요소들도 무시할 수는 없는 확실한 단점이다. 스토리와 전개 방식에 조금 더 힘을 주고 무언가 새로움을 섞었다면 상당한 수준의 전쟁 영화가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존재했던 약점인 진부한 스토리와 전개를 의외의 부분에서 특별함을 이끌어내면서 꽤나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외계인 침공과 전쟁 영화를 이렇게 잘 섞었다는 점에서 놀랐던 영화, <월드 인베이젼>이다.
총점 - 7.5
외계인과 전쟁이 만들어낸 최고의 시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