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워터/Underwater>
스릴감은 살고 특별함은 갇혔다.
우주와 심해 등 미지의 지역은 새로운 존재로 인한 신비함을 다루기에도 좋지만 반대로 미확인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주기에도 알맞은 배경이다. 이런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는 자연 혹은 우주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스릴감을 챙기는 식으로 전개하는 방식인데, 대부분 좋은 스토리와 작품성을 가져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5월, 이러한 장르의 영화가 도전장을 내보냈는데, 바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의 심해 공포 영화, <언더워터>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해저 시추 시설인 캐플러 기지가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인해 파괴되기 시작하면서 탈출 계획을 실행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그린다. 영화는 앞 뒤 설명을 다 자르고 탈출하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사실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는 흥미로운 설정과 서서히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등장해서 재미있는 법인데, 이 영화에서 괴생명체는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또한 뚜렷한 주제의식도 없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몇몇 대사에서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중대하게 다뤄지고 확실한 교훈을 주지 않는다. 이것저것 덧붙이다 어정쩡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보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전략이 좋을 수는 있지만 무언가 부족하고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스릴러적인 요소는 잘 잡았다. 애초에 시작부터 끝까지 고요하고 미스터리 한 심해의 분위기를 잘 연출하고, 음산한 사운드와 음악을 이용해 극한의 공포심과 긴장감을 잘 이끌어낸다. 괴물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보다 피하는 것에 집중해 일반적인 괴수 영화와는 차별을 두고, 정말 심해에는 이러한 생물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더 현실적인 느낌을 주곤 한다. 하지만 공포심을 유발하는 장면이 그저 깜짝 놀라게 하는 부분이 꽤나 있었다는 점은 아쉬운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싫어하기도 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공포 영화를 더 좋아하는 이유에서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력은 좋았다. 딱히 주인공 노라의 배경은 자세히 묘사되거나 중요한 복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압박을 계속 받는 캐릭터의 표정, 내적 연기를 잘 해냈다고 봤다. 하지만 클리셰적인 부분이 상당히 있다는 점과 특별한 반전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이른바 사망 플래그가 너무 쉽게 보인다는 점이나, 혼자 희생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는 점은 약점이다. 또 스토리가 꽤나 단편적이라 갈수록 흥미도가 떨어지는데, 이 부분은 9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어느 정도 타협을 봤다고 생각한다.
심해 속 괴생명체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준수한 스릴감과 긴장감을 뽑아냈다는 점은 좋지만, 너무나 단순하고 단편적인 스토리로 특별함을 잃었다는 점은 아쉽다. 단점들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위치에 놓인 아쉬운 공포영화, <언더워터>다.
총점 - 6
심해 속에서 스릴감만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