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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n 19. 2021

<일대종사/一代宗師>

휘몰아치던 시기에서 올곧게 살아간 자들의 아름다움.

왕가위 감독 도장깨기를 <일대종사>로 끝을 맺네요. 다른 감독들보다 유독 오래 걸린 거 같은데 좀 피곤해져서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일대종사>는 왕가위 감독의 (지금까지는) 마지막 작품인데요. <블러섬>이라는 신작이 대기 중이긴 한데, 왕가위 감독 특성상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대종사>는 견자단의 <엽문> 시리즈로도 익숙한 엽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협영화인데요. 사실 왕가위 감독이 무협을 다룬다는 게 아직 익숙하게 다가오진 않는데, 그 특유의 스타일을 잘 드러내고 있지요. 무협영화가 아름다움을 입게 된다면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무술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견자단 <엽문>에 비해서 그렇게 스펙터클하지도 않은데요. 그럼에도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가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보게 된달까요. 우아한 무술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았습니다.

빈도 수는 적어도 기본적으로 무술이 나오기 때문에 나름 재밌게 볼 수도 있는 영화인데요. 다만 무협영화에서 무술의 분량을 줄이게 된다면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해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아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중후반부의 이야기는 꽤나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생략되어서 이해가 쉽게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보이기도 했거든요. 아름다움은 더했지만 메시지가 실종되어버린 느낌이기도 했네요. 그래도 싫지만은 않았네요.

양조위의 엽문은 견자단의 엽문과는 또 다른 매력이네요. 결이 완전히 달라서 비교하기엔 무리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장쯔이가 맡은 궁이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송혜교가 나와서 신기했는데 분량은 그닥이더군요. 전 단순히 <엽문>과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역사 속 무술인들의 일대기를 그린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당황스럽기도 했는데요. 결국 그 불안정한 시기에서 흩날리는 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일대종사라도 역사의 바람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겠지요. 이를 아름답게 그려낸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반적인 무협 영화를 기대하거나 화끈한 액션을 선보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망할 영화입니다. 다만 왕가위 특유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연출을 좋아하신다면 만족스럽게 볼 영화 같네요..^^




★★★☆
:휘몰아치던 시기에서 올곧게 살아간 자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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