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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l 26. 2020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대단하고 화려한 업적의 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SNS를 꼽자면 단연코 '페이스북'이다. 비록 최근 그 인기가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세계 가입자 수 15억 명 이상의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페이스북의 위상이 한창 올라가면서, 당연히 마크 저커버그의 인기도 함께 올라갔다. 2010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로 뽑히기도 하고, 최연소 억만장자 중 한명이기도 한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를 데이빗 핀처가 연출한 영화가 있다.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영화, <소셜 네트워크>다.




영화는 하버드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와 왈도 세브린, 그리고 그 친구들이 페이스북을 만들면서 겪은 사건들과, 그 이후 벌어지는 마크와 왈도, 그리고 마크와 윙클보스 형제 간의 법정 사건을 그린다. <세븐>과 <조디악>, <파이트 클럽> 등의 대표작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의 작품답게 훌륭한 연출을 자랑한다. 빠르고 박친감 넘치며, 아주 감각적인 연출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법정 싸움이 진행중인 현재와, 페이스북을 창립하는 과정인 과거를 왔다갔다하며 전개되는 방식은 난잡하지 않고 깔끔하게 연출된 점은 아주 좋다. 또 긴장감을 유지하고, 관객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편집 기술도 확실한 볼거리다. 

제시 아이젠버그와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력은 여기서 폭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에서 법정 싸움까지 간 원수로 변해버리는 과정을 아주 잘 표현해낸다. 덕분에 극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며, 각 캐릭터와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특히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극의 분위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대사가 상당수 존재하는데, 그 빠른 대사를 모두 소화하는 배우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원래 말이 빠른 제시 아이젠버그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앤드류 가필드가 보여준 속사포같은 대사들은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데, 머리가 아프기까지 할 정도다.

실제 인물, 그리고 상당히 유명하고 큰 업적을 세운 인물을 다루면서 그의 업적이나 장점이 두드러지게 연출하기 보단 그의 단점이나 콤플렉스에 더욱 집중했다는 점은 사실 조금 놀랍다. 사실 마크 저커버그는 상당수에게 훌륭한 이미지의 인물로 남아있는데, 이 영화는 그 환상을 모두 깨버린다.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SNS를 창립한, 5억명 이상의 온라인 친구를 얻었지만 그의 가장 가까웠던 친구를 비롯한 주변관계는 틀어지고 망가지는 아이러니함. 마크 저커버그의 훌륭한 업적과 그 뒤에 숨은 이면을 함께 소개하고, 그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하는 점도 좋다.

그렇다고 너무 천하의 나쁜놈처럼 저커버그를 폄하하는 영화는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라는 인물을 너무 영웅처럼, 또 그렇다고 악역처럼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적으로 잘 그려낸 점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사람의 일대기와 법정 싸움,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그린 감독 데이빗 핀처의 역량이 여실히 보인 작품이다.

페이스북이라고 해서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늘어놓기 보다는 마크 저커버그의 업적과, 그의 인간성이라는 하나의 주제만 깊고 깔끔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데이빗 핀처의 연출력과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력이 빛난 수작, <소셜 네트워크>다.




총점 - 9
대단하고 화려한 업적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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