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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07. 2021

<쁘띠 마망/Petite Maman>

셀린 시아마 감독의 2021년작, <쁘띠 마망>입니다. 작년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대폭 상승한 셀린 시아마 감독이기에 신작이 이렇게 빠르게 개봉할 수 있었겠지요. 저로서도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셀린 시아마의 영화였습니다.

셀린 시아마가 호평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공감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두 여성 간의 사랑이지만 이성애자 남성인 저도 굉장히 감명 깊게 보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셀린 시아마는 감정을 건드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참 탁월한 감독입니다. 어떤 소재를 다루더라도, 그것에 대해 깊게 이입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 있어서 <쁘띠 마망>은 셀린 시아마의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가진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을 만난다는 설정이 참 매력적입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엄마를 꼭 안아주는 그 모습은 오랫동안 소망한 착하고 아름다운 꿈을 만난 듯했습니다. 영화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였고,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안아주고, 서로를 이해해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과거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도 좋았습니다.

영화는 전작에 비해 소재로 보나 규모로 보나 러닝타임으로 보나 조금 쉬어가는 느낌이 강합니다. 굉장히 정적이기도 하고, 잔잔하고 착합니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지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조용히 흘러가다 처음으로 음악이 나오는 지점에서 그것을 가장 크게 느낀 것 같습니다. 공간을 굉장히 한정적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전해주는 그 능력이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배우들도 매력적입니다. 저는 넬리와 마리옹이 참 귀엽고 이뻤지만 구분이 힘들었는데, 쌍둥이 자매더군요. ㅋㅋ

예술 영화인만큼 상영 시간대가 적긴 하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상영관에서 틀어주는 거 같으니, 주말이나 시간 남으실 때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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