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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10. 2021

<스틸워터/Stillwater>

<스포트라이트>를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한 톰 맥카시의 2021년작, <스틸워터>입니다. <스포트라이트> 감독이었기에 꽤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었습니다.

상영시간도 꽤 길고, 느리고 지루하다는 평들이 심심찮게 보여서 걱정을 좀 했는데, 의외로 영화의 흡입력은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사족이 많이 붙어있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때마다 분위기를 적재적소에 바꾸는 능력은 참 탁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아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계속 집중하게 만들었달까요.

영화는 플래시백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 빌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는 우직함을 지녔습니다. 꽤나 깔끔하고 몰입도를 높여주기는 했지만 설득력까지 받쳐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쭉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옆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사족을 붙이고 있습니다. 이왕 뒤를 돌아보지 않을 것이었다면 러닝타임을 줄이고 곁가지를 쳐내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맷 데이먼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들려오는 평가로는 정말 리얼한 미국 아빠를 연기한다는 호평이 많았는데, 무슨 말일까 궁금했었거든요. 영화가 시작하고 10분 만에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맷 데이먼의 이런 연기가 좋습니다. 인물의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지만 흐름이 잔잔해 꽤나 그 변화가 미묘하게 드러나는데, 그걸 잘 캐치해냈습니다. 마야 역을 맡은 릴루 시우보의 연기가 굉장히 발랄하고,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 좋았습니다.

분명 잘 만들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번뜩이는 흡입력은 괜히 <스포트라이트>를 만든 감독이 아니구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긴 시간을 써서 할 이야기였나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몰입해서 보긴 했지만 여러모로 아리송한 부분이 꽤나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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