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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06. 2020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SF 장르의 기념비적인 작품.

SF는 상상만 하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상당히 어려운 장르 중 하나였다. SF가 지금은 꽤나 흔한 장르로 변하기까지 굵직한 인상과 영향을 끼쳤던 작품이 상당히 있는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부터 <매트릭스>까지 지금 유명한 영화들도 많은데, 오늘 리뷰할 작품도 SF 장르에서 많이 쓰이는 배경인 사이버펑크 장르에 한 획을 그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 고전 영화인 <블레이드 러너>다. 




영화는 이제는 은퇴한 블레이드 러너인 데커트가 지구에 잠입한 복제인간들에 대한 소식을 듣고,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정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끌어나가는 SF 영화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 있는 작품이다. 복제 인간이라는 윤리적 문제를 40년 전에 이토록 날카롭게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역시나 리들리 스콧이라는 말이 나오는 작품. 사실 관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예술적 가치를 중점으로 두고 제작된 영화 같다. 기대치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는 있을 듯. 개인적으로 조금 당황해서 약간 지루하게 본 경향이 있긴 했다.

자그마치 1982년도 영화다. 4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가 이 정도라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이버펑크 이미지, 그러니까 전광판 가득한 빌딩이나 어둡고 비가 내리는 풍경 등이 이 영화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덕분의 영화는 지금과는 조금 색다르지만, 압도적이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정말 새로운 SF라고 말할 수 있으며, SF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도 하다.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특히 복제인간들의 캐릭터가 상당히 좋았다. 특히 메인 빌런 격인 룻거 하우어가 연기한 로이 배티의 임팩트는 정말 엄청났는데, 그 진가는 마지막 엔딩에서 드러난다. 무언가를 깨닫고 죽음을 앞둔 그가 던지는 대사는 정말이지 엄청난 여운을 주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데커트의 캐릭터성도 좋았고, 자신이 복제인간인 것을 모르는 레이첼의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다만 영화의 진 주인공은 로이 배티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확실히 부족한 오락성은 SF 장르에서 기대하는 많을 것들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편이다. 또한 전체적인 스토리가 갈피를 잡지 못해 사실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제작연도를 고려하면 충분히 봐줄 수는 있는 부분이지만 지금 보기에는 조금 난잡하고 낡은 편집 방식은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매력적인 세계관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꽤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정작 보여주는 것은 한정적이었다는 점은 조금 실망스럽긴 하다. 물론 이는 후속작에서 해결될 수는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훌륭하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SF 영화이기는 하지만 부족한 오락성으로 만족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영화였다. 그럼에도 SF 장르에서 뛰어난 철학적 메시지를 던지는 리들리 스콧에게 놀랄 뿐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더욱 기대된다는 점은 덤.




총점 - 8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이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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