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닐까?

2024년 12월 31일

by 이선

위 유튜브 영상의 댓글이다. 이 의견에 동의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언어로 느낀 걸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감동을 받았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이런 글이 뭔지는 몰라도, 자꾸 내 거 내 거 하는데 어떤 내 거를 원하는지 지금은 몰라도 이런 나의 언어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명확히 설명할 순 없어도 이것이 내 거라는 것을 안다. 나는 이 순간이.. 온다고 믿는다.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결국 결론은 큰일 없이 별 탈 없이 가까운 사람들이랑 잘 지내고 사는 게 행복한 거다. 사는 게 지금 현실 말고 어디 다른 특별한 거 없고(목표를 향해서 노력하는 것 말고) 지금 내가 있는 환경/주어진 환경/생활을 보내는 게 다다. 이거 아니면, 어떤 게 없으면 안 될 것처럼 막 마음 졸일 필요도 없고(물론 사는 게 부족한 것, 없는 걸 따지면 한도 끝도 없이 많지만

내가 나로 태어나서 겪는 것, 받은 것, 있는 걸 따지면 감사한 일이 된다) 대신 똑바르게 현실 인지하고 내 선택/행동을 알고 책임지고 감당하면 된다(그러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게 구분이 되고 그 안에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마음도 생긴다).


지금 이 쬐끄만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살면서 아등바등해서 얻을 게 없는 것 같고(지속적인 몰입의 경험은 나에게 필요- 앞으로 해야 할 것), 내적으로 느끼기엔 이미 다 주어진 것 같고 나한텐 도무지 부족한 게 없다. 내가 잘났고 내가 너무 멋지고 가진 게 많다는 게 아니라 난 능력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고 뭐 하나 잘난 거 하나 없고 뭣도 아닌데, 그냥 내가 이 자체고, 이 나로서 죽을 때까지 그때그때 일들을 처리하면서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 말고는 뭐 가슴속에 원대한 이상 하나 품거나 큰 소망 품고 살거나 할 게 없다.


특별한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전부 세상을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걸 알아서 놀라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사는 것의 이치가, 인생의 진리가 있고,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진리 속에서도 인간이 가장 현명하게 좋은 감정들을 누리고 살 수는 있는 정답에 가까운 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가 생각할 때는 객관적인 현실 인지를 바탕으로 한 받아들임이다. 그 어떤 행위로도 내가 깎여 나가거나 더해지지 않는, 그저 존재로서 소중하고 인정되는 나로서, 본질적으로 가치가 변하는 게 없이 산다는 것은 내가 태어나 누릴 수 있는 경험의 기회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실 특별한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아는 방식으로(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 경험하고 체화되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내 삶의 일부가 되고 내가 성장하는 방식으로 살면 된다. 특별해서 특별한 게 아니다. 그것을 바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침내.. 그것들은 내 가슴속으로 온전히 스며든다. 나 또한 온전히 삶 속에 녹아들며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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