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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 꿈
꿈에 친구가 나왔다. 그 친구는 소파 가장자리에 기대앉아 있었고 표지가 단단한 어린이용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그 친구를 발견하고 너무나 반가워서 냉큼 그녀의 옆에 가 앉았다. 그랬더니 그녀가 나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책에 나와 있는 가사를 읽으며 노래도 불러주었는데, 목소리가 참 좋았다.
# 비
비가 내린다. 꿉꿉한 게 너무 싫다. 곧 장마도 올 텐데. 벌써부터 힘들다.
# 소설 쓰기
오랜만에 소설을 쓰고 있다. 작년 겨울에 소설 수업을 듣고 난 후부터 이상하게 손과 머리에 힘이 빡 들어가서 글이 잘 써지지 않았는데, 수업 내용에서 좀 벗어나고 나니 글이 좀 나오는 느낌이다. 소설 수업을 들었다곤 해도 딱히 작법 같은 건 모른다. 그냥 쓰던 대로 쓴다. 물론 수업이 의미 없었던 건 아니다. 어느정도의 이론적인 내용을 알고서 쓰는 것과 모르고서 쓰는 건 엄연히 다른 거니까.
소설의 제목은 <두려운 사람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머릿속에 이 단어가 떠올랐다. 그냥 진짜 말 그대로 ‘갑자기’라고 밖엔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에서 툭 떠올랐다. 딱히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두려운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올랐고, 이걸 소설의 제목으로 쓰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이후부터는 ‘어떤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한명 두명 모으기 시작했다. 총 4명의 인물이 머릿속에 모여들었다.
글은 꽤나 빠르게 써져서 벌써 40% 정도 진행이 되었는데, 더 길어질지 더 짧아질지 확신은 들지 않는다. 전체 예상 분량은 원고지 100~150장 정도로, 일반적인 수준의 단편소설 분량이다. 그렇다곤 해도 내가 익숙하게 써왔던 초단편보다는 훨씬 많은 분량이라서 걱정 반 기대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