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브런치 합격 후기

2월 5일 (월)

by 자오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되기 위해 약 두 달 동안 글을 썼다. 한 달 전에 작가 신청을 했다가 불합격 메일을 받았다. 열심히 준비했던 터라 크게 실망했다. 다시 한 달 더 글을 써서 재도전했다. 나는 불안에 떨었다. 이번에도 불합격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휴대폰 메모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이 불안이 사실은 별거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에 떨었고,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른 하루가 밝았을 땐, 아예 마음을 접고 세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약 48시간 만에 합격 메일을 받았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고,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다.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을 뿐이고, 마지막 종강 후 두 달 동안 글만 썼을 뿐이다. 우울증과 족저근막염이라는 병력이 경력이라면 경력이다. 다만 지난 수년 동안 독서와 글쓰기를 즐겨왔다. 그런 내가 할 줄 아는 건 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써낸 글들도 참 보잘것없었다. 나는 학교생활 말고는 외부 경험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생생하고 독특한 경험을 써낼 수도 없었고, 전문적인 글이나 정보성의 글을 써낼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주로 썼던 건 소설이었다. 나는 유년 시절부터 상상력이 뛰어났고 창작 활동을 좋아했다. 머릿속 이미지를 손끝으로 만들어 내는 건 오래전부터 해온 일이었다. 나는 마지막 종강 후 한 달 동안 총 열 편의 소설을 썼다. 이전에 쓴 것들을 고쳐 쓰기도 하고, 새로 쓰기도 한, 아주 짧은 분량의 소설들이다. 그걸 가지고 작가 신청을 했다. 결과는 불합격. 그 소설들은 나의 심리와 취향을 반영하고 있었기에 하나같이 기괴하고 어두웠다. 이런 걸 뽑아줄 리 없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이런 것 외에 내가 뭘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는 수필 쓰기를 통해서 나의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자 했다. 진솔한 글을 꾸준히 공개적으로 써내면서 지금의 내 상황을 극복하고 싶었다. 그게 가능하기만 하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절실했다. 나는 글을 써야만 했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필은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 어떻게, 뭘 써야 할지도 몰랐다. 일단 부딪혔다. 일주일에 5일은 무조건 글을 한편씩 쓰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그렇게 ‘주 5일 수필 쓰기’를 시작했고, 한 달이 흘렀다. 이 수필로 합격 메일을 받았다.


브런치스토리에서 내 글을 공개하기가 가능해진 지금, 우선은 ‘주 5일 수필 쓰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제까지 쓴 스무 편의 수필을 다시 돌아보면서 퇴고의 과정을 거치고자 한다. 날 것 그대로의 이 글들을 공개적인 플랫폼에 올린다는 게 아직은 겁이 나기 때문이다. 이 글조차도 언제 발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앞서 언급한 열 편의 소설을 공개해도 될지 고민이고, 앞으로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고민 중이다. 일단은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잡아봐야겠다.


신나는 마음을 한껏 억누르며 작성했는데, 티가 나지 않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