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알바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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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오

# 어제 글을 올리지 않은 이유

어제는 총선 투표일이었고,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정치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았고, 이곳에 그런 이야기를 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려고 몇 번 시도하긴 했지만 포기했다.




# 두 번째 알바 지원

그저께 알바 공고를 보고 매장에 전화를 걸었다. 어떤 아줌마가 전화를 받았다. 내일은 총선이니 그다음 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이력서도 뽑아서 들고 오라고 했다. 면접은 처음 본다. 이력서도 처음 작성해 본다. 물론 이력은 없다.


사실 전화를 걸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전화 공포증, 그런 것도 있었지만 이대로 전화를 걸게 되면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알바하는 걸 포기할까 수십 번 생각했다. 전화가 걸리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나는 40분을 끙끙 앓다가 전화 걸기 버튼을 눌렀다.


긴장 속에서 신호음을 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몇 분 뒤에 다시 걸어봤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이래서야 어쩔 수 없다. 나는 우선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딴짓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두세 번의 신호음 뒤에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고 나서는 속전속결이었다. 나는 내가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는 채 말을 했다. 아까까지 시뮬레이션하던 말들은 전부 의미가 없어졌다. 30초 남짓의 간단한 질의 후 전화는 끊겼다. 으응? 끝났구나. 얼떨떨한 기분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인생 첫 알바 면접

면접은 오전 11시였다. 나는 8시에 일어나서 이를 닦고 이력서를 고쳐 썼다. 프린트해서 증명사진을 붙였다. 음료를 하나 마시고, 나갈 시간이 되길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엄청 떨지는 않았다. ‘그 사람은 동네 아줌마일 뿐이고, 나는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다.’ 그런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고, 그게 먹혔다.


나는 조금 흥분을 한 채로 가게까지 걸어갔다. 너무 빨리 걸으면 발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못했다. 가게에 들어섰다. 나는 당황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사장은 동네 아줌마가 아니라, 동네 아저씨였기 때문이다.


사장은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었다. 그곳에 서서 약 3분간 면접을 봤다. 그는 나의 이력서를 빠르게 훑었고 나에게 질문을 몇 가지 했다. 나는 더듬지는 않았지만 사장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답변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했다.


매장 밖으로 나왔다. 역시 흥분을 한 채로 조금 빠르게 걸었다. 면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은 없었다. 나보다 좋은 이력서를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자 입맛이 없었다.




# 아침약 안 먹기 도전 7일차

좀 힘들긴 하지만 별문제 없었다. 이대로 쭉 안 먹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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