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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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오

# 세 가지 꿈

깼다 잠들기를 반복하면서 여러 가지 꿈을 꿨다. 그중에 세 가지가 기억난다.


1. 이번엔 확실히 벌레가 나왔다. 방 하나가 바퀴벌레에 뒤덮이는 꿈이었다. 친구들과 나는 숙소 안에 있었고, 숙소 밖 도로에서는 쓰나미가 덮치듯 바퀴벌레가 차오르고 있었다. 숙소의 문틈 새로 벌레들은 기어들어 왔다. 친구들과 나는 신발을 손에 들고 내려쳐 벌레들을 죽였다. 그러나 바퀴벌레가 워낙 빠르게 들어차서 우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2. 계단 밑 어두운 서가에서 책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최은영 작가의 소설들 사이에서 그 책을 꺼내 들었는데, 꺼내고 보니 그녀의 작품이 아니었다. 어떤 오래된 남자 소설가의 작품이었는데 아주 얇았고 책등에는 붉은색으로 제목이 쓰여 있었다. 나는 그 책의 도입부를 읽었다. 제목과 문장들은 꿈속에서는 아주 생생했다가 깨어나는 순간 흩어져 버렸다. 내용은 분명히 기억나지만, 이곳에 옮길 수 있는 수위가 아니다.


3. 수찬(가명)이가 또 꿈에 나왔다. (수찬이는 내가 초등학교에서 복무할 때 주로 맡았던 1학년 아이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꿈에서 내가 수찬이를 키우고 있었다. 수찬이는 내 품에 있었고, 나는 그를 어르고 달랬다. 그는 여전히 내가 말할 때 나의 얼굴을 잘 보지 않았으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자꾸만 웃었다. 수찬이 꿈을 꾸고 나면 항상 마음이 이상해진다.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녀석에 왜 자꾸 보고 싶어지는 걸까.




# 새 브런치북 연재는 미궁 속으로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에 새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했어야 했다. 글도 어느 정도 써놨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감이 팍 꺾여버렸다. 이게 사람들 앞에서 보여낼 만한 글인가 의문이 들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글을 ‘내가’ 쓴다는 게 이상하게 여겨졌다. 아무래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아침약 안 먹기 도전 5일차

오늘은 괜찮았다.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몸에 힘이 있었다. 식욕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그런 느낌은 있다. 몸에 약이 안 들어가니까 쌩으로(?) 견뎌내는 느낌. 힘든 감정이 밀려들면 아무런 방어구 없이 맨몸으로 버텨서 이겨내야 한다. 그런 근육을 키워나가야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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