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가 보여준 내 삶의 방향
6년 전 타로에 홀딱 빠져버렸다. 78장의 그림 종이가 나를 위로했다. 그때, 내가 메이저 7번 전차, 8번 힘, 9번 은둔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걸 알았다. 힘들고 지쳤지만 내 삶이 왜 이렇게 흘러왔는지 이해했다.
한때 나는 7번 전차 속의 장군처럼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가까웠다. 준비 없이 일을 시작했고 지식 없이 행동했고 결국 큰 빚을 얻었다. 나는 전차처럼 앞만 보고 달렸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했다. 큰 빚을 지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그제야 내 안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무모했고 앞만 봤고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빚을 지고 나서 나는 8번 힘카드 속의 여인처럼 인내하고 참아야 했다. 나를 원망하고 세상을 탓할수록 깊은 수렁에 빠졌다.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면이 조금씩 정리되고 단단해졌다. 두려움이 밀려올 때 스스로를 다독이고, 감정이 흔들릴 때 천천히 숨을 고르고 눈앞의 결과에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나는 왜 이렇게 무모한 선택을 했을까? 그 질문을 하면서 9번 은둔자의 세상에 빠지게 되었다. 당연하게 인간관계는 줄였고 나에게 집중하고 질문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고립은 아니지만 고독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타로 공부가 깊어질수록 내 마음을 마주할 때마다 보지 못했던 패턴들이 보였다. 내가 왜 불안했는지 왜 실수를 했는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차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타로는 미래를 맞추기 위한 도구보다 나를 바라보는 거울이었다.
내 삶이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더 빠르게 달리고 싶지 않다. 나에게 맞는 속도로 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싶다. 타로를 배우며 얻게 된 가장 큰 변화는 앞날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