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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강남 Feb 29. 2024

2억 6천 빚 덕분에 진짜 남편이 되었다

돈 보다 아내가  먼저다

철이 드는 나이는 언제일까? 나는 군대를 제대하고, 결혼하고, 자녀가 생겨도 철이 들지 않았다.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지냈다. 결혼 후에는 현명한 아내 덕분에 하게 지냈다. 30대 후반까지 특별한 어려움 없이 지냈다. 그래서 간절함이 없었고 치열하게 살아본 적도 없었다. 


39살, 2억 6천 빚이 생기고 조금 철이 들었다. 그전 까지는 아내를 배려하지 않았다. 남편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우쭐대며 살았다. 첫아이 어릴 때는 회사 동료들과 여행을 갔었고 둘째 아이가 어릴 때는 운동에 빠져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 돈만 벌면 되는 줄았다. 착한 아내는 불만 없이 가정살림과 육아를 책임졌다. 4년 전부터는 아내라는 이유로 빚 갚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나는 치열함 없이 인생을 대충 살았고 빚까지 만들었다. 부끄러워서 생일 챙기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착한 아내는 내 생일을 준비한다. 어제는 퇴근하고 현관문 앞에서 울고 싶어졌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이 글을 3번 읽었다. "당신이 있기에 어떤 일도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어." 이틀 야간 근무를 하고 쉬는 날이지만 추가 근무를 신청했다. 생일 파티하고 남은 음식을 도시락으로 준비했다. 착한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2억 6천 빚 때문에 철이 들었다 말이다. 사랑스럽고 현명한 아내에게 기쁨을 선물하고 싶다. 아내를 위해 더 치열하게 살고 싶다."여보, 힘든 육아를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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