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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형우 Feb 20. 2024

미디어 활동 “소통,관계 맺기”넘어“미디어 플랫폼으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고 나면 어떨까?  

우리들은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을 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매일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살아가는데 소통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게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우리 속담 중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속담들이다. 

그러면 소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영어로는 커뮤니케이션 그 뜻을 보면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하다’, ‘서로 잘 통하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즉, 소통이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함으로써 막힘이 없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행위이다.  

이렇게 의견을 표현하고 전달되는 것을 메시지라고 부르는데 메시지는 바로 소통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메시지를 그냥 그 자체로 전달할 수는 없다.  

이에 메시지가 전달되려면 우선 일정한 형태를 가져야 하고 특정한 경로를 통하여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바로 미디어다.  

잠시 책을 손에서 놓고 주위를 둘러보자.  

어떤 미디어가 보이는가? 아마 조금만 둘러보아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기 자신이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 둘러 쌓여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가 사용하는 미디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로 말, 문자, 영상 같은 메시지를 담는 미디어, 그리고 두 번째로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미디어를 전달하는 종이, 스마트폰, 컴퓨터, 텔레비전 같은 것이 있을 것이며 세 번째로는 인터넷, 통신망, 방송망 등 미디어들이 이동하는 연결망으로서의 미디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양한 미디어가 존재하지만 그것을 명확히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러한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타인과 소통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 그럼 우리 청소년들의 미디어를 활용한 소통능력은 얼마만큼이나 될까?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가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미디어 활동은 이러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을 배워보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미디어활동은 청소년의 소통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활동이다.   

사회에서 많은 부정적인 문제들이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보편화되고, 이것이 서로 오해를 가져옴으로써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일상생활에서 미디어를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을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확인, 텔레비전을 켜고 뉴스 보기, 신문 읽기 등 미디어를 접하며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 맺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가끔은 잘못된 소통으로 인하여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오기도 한다.    

그러면 왜 우리들은 자신의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수단으로써의 미디어가 점점 다양해지고 편리해지는데 소통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가? 

미디어는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거부감 없이 본능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세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을 미디어를 생산해 내는 주체로 보기보다는 소비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은 소비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해 내는 데 있다.  

이제 다양한 미디어활동을 통하여 청소년들이 문화를 소비하는 데서 거치지 않고 영화, 뉴스, 광고, 사진 다큐멘터리 등 문화 프로슈머로서 문화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청소년미디어특화 시설인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라는 곳에서는 매년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을 실시한다.  

미디어대전은 단순한 영화제가 넘어선 영화, 다큐, 사진, 애니, 뉴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총 망라하여 청소년들이 자신의 표현작품을 제출하여 미디어 각 분야의 저명한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미디어플랫폼의 한 종류이다.  

보기에 따라서 단순한 공모전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미디어 대전은 단순한 공모전과는 다르다.  

플랫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을 가장 먼저 떠 올릴 것이다.   

기차역의 플랫폼에는 자판기, 신문을 판매하고 맛있는 가락국수 등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매점도 설치되어 있다.   

플랫폼은 무엇인가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이며 플랫폼은 누구나 자유롭게 모여서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  

플랫폼은 다양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누군가와 만나는 공간이며,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또한 비즈니스도 성립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청소년미디어대전은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청소년들이 만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또 전문가들을 만나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피드백을 받는 자리이다. 또한 영화감독, 아나운서, 광고 등 미디어 전문가들을 만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컨설팅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작품을 상영하거나 전시를 하고 관객과의 만남도 가진다.  

“대한민국 청소년미디어대전”이라는 플랫폼을 통하여 청소년들은 자신의 생각을 미디어에 담아 표현하고 서로가 교류의 장을 가진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이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함께 맞는 비”라는 글이 있다.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돕는다는 것은 단순히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비를 같이 맞는 것이라는 글을 읽고 공감이 되었다.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돕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벌써 17년여 전이다.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되었던 유스미디어(유미네)라는 미디어 농활을 간 적이 있었다.  

미디어 농활이란 일반 농촌봉사활동처럼 미디어농촌봉사활동의 줄임말이다.  

도시에서 청소년미디어자원활동가들을 모집하여 학교 교실 마룻바닥에서 10여 일을 직접 밥을 해 먹으며 방학 중에 그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 및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시작 첫날,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무엇 때문에 여기에 앉아있는지 조차 모르는 듯, 도시에서 자기들과 함께 보름이상을 함께 놀아준다던 언니, 오빠들과의 첫 만남에 마음 설레하며 바라보던 그 맑은 눈빛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모둠별로 그 지역의 홍보동영상, 영화 등 다양한 주제와 분야를 스스로가 정하여 기획안과 콘티를 만들고 직접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여 마지막 날에는 동네의 어른들을 초대하여 운동장에서 자기들이 만든 작품들을 상영하는 과정이었다.  

혹시 아는가? 이 프로그램이 동기부여가 되어 장래 세계를 흔들어 놓을 훌륭한 스티븐 스필버거 같은 영화감독이 나오고, 백남준 같은 미디어 아티스트가 나올지...  

활동이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기엔 아무리 작고 사소한 활동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말이다.  

청소년활동가와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청소년들과의 소통과 관계 맺기를 통하여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것, 각각의 악기와 그 소리는 다르지만 그것이 서로의 배려와 소통을 통하여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보름가까이 함께 미디어활동들을 하면서 아이들은 변해갔다.  

 처음엔 눈빛도 맞추지 못했던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고 뉴스, 영화 등 미디어에는 편집의 힘이 있으며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는 것을 천천히 깨달아가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처음 시작할 때의 서먹함은 온 데 간데없고 마지막 자신들이 만든 작품들을 상영하고 헤어질 때쯤이면 이산가족이 만났다 헤어지는 것처럼 눈물바다가 되었다.  

  나는 청소년활동프로그램을 통하여 참여한 모든 아이들이 100% 변화하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없으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떤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이던지 중요한 것은 청소년활동가와 청소년들이 함께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처음부터 완벽한 프로그램은 있을 수도 없지만 조금 부족하더라도 함께 만들어 가면 된다는 생각이다.  

  앞에서 이야기 한 “함께 맞는 비”처럼 청소년들을 돕는다는 것은 어설픈 충고나 지도보다는 생각을 함께 나누고 공감해야 되는 것이 먼저 아닐까?  

함께 고민을 이야기하며 내면에 들어 있는 생각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어서 청소년활동가와 함께 그 비를 맞아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활동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체험 청소년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프로그램 종료 후 모두 장애인 시설에 가서 봉사할 필요는 없다.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 역 등 자신의 일상생활 안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보았을 때 외면하지 않고 도와주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였으니 체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얼마나 그 장애가 불편한지 자신은 알 것이다.   

  더 나아가 먼 미래에 그 아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있을 때 그 자리에서 청소년시절 체험했던 프로그램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그것들이 청소년활동프로그램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청소년시절의 이러한 경험들은 삶을 살아내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며 이러한 힘들이 모여서 우리 사회 또한 더욱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는 사고가 날 때마다 멘털의 붕괴를 경험하며 이대로는 안된다. 이젠 변해야 한다. 잊지 않겠다. 나 자신부터 행동하겠다.라고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매번 시작은 거창하였으나 끝은 언제나 용두사미가 되고 마는 것을 많이 본다. 

이제 서로 소통하고 네트워크 하는 즐거움이 있는 청소년활동을 만들어 가기 위하여 청소년활동가와 청소년이 함께 힘찬 날개 짓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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