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나의 석사학위 논문 제목은 "청소년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 방안"이었다.
제목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난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가 청소년들을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때만 해도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은 그냥 청소 등 단순봉사, 시간 때우기식 활동이 많았다.
나는 해마다 청소년자원봉사학교를 열었는데 대단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제일 먼저 필수적으로 한 활동이 있었다.
먼저 장애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눈을 가리고 2층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가는 활동, 휠체어를 타고 은행 다녀오기, 대중교통 타기, 목발을 짚고 걸어가 보기 등
그런데 이게 무슨 자원봉사활동이냐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하면 청소년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평소에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몇 초도 안 걸리는 것이 5분 넘게 쩔쩔매며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평상시 은행에 가거나 지하철 타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 일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활동을 하고 난 청소년이 자원봉사활동이 끝난 후 바로 100% 변화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이런 체험을 하지 않은 청소년들보다도 자신이 살아갈 삶에서 변화될 가능성이 많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성인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될 때 한 번은 더 장애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장애인 정책을 기획할 때 탁상공론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을 기획할 것이고 대중교통을 타며 어려워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나는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이 사회를 분명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