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취업기!
얼마 전 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 자격확인서를 신청하여 팩스로 받아 볼일이 있었다. 20여 년 전 대학을 졸업한 후 한 벤처기업에 정직원으로 근무한 적을 제외하곤 줄곧 프리랜서로 활동하였기에 나는 한 회사라는 조직체에 일정 기간 이상 정직원으로 속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내 건강보험 자격확인서에 과거 내가 근무했던 직장 근무처가 거의 기재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빠르게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중 과거 내 20대에 7개월가량 잠깐 정직원이었던 한 회사의 이름이 보였다.
'그래 맞다. 잊고 있었네.'
당시 나는 FRP로 이동식 화장실을 제조하던 한 공장에 경리로 취직하였다. 그 시기의 나는 부모님의 집에서 서울까지의 험난한 출퇴근에 심신이 지쳐 집 근처의 회사를 알아보는 중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집과 그리 멀지 않은 몇몇 제조 회사에 취업 시도를 하였고, 몇 번의 실패 후 취직한 곳이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제조공장에서 사무직으로 취업했던 그 시기는 그렇게 꽤 유쾌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하여 나는 6개월 후 이곳을 그만두고 더이상 제조업 분야의 사무직으로 근무하겠다는 생각을 접게되었던 것 같다.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일명 화이트 칼라라 불리는 그런 직종으로의 취업을 선호했고 또 그런 삶을 살고 싶었기에 열악한?(지금에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것을 그만두었던 것 같다.
연애 초반 다니던 회사에 나와 작은 공장을 차려 일하던 남편을 만나며 나는 다시금 과거 내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던 공장에 다시 출근하게 되었다.
마흔 중반인 지금의 내 나이는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기에는 애매한 나이라는 것은 근래들어 무척이나 자각하고 있지만 혼자서 힘겹게 공장 운영을 힘들어하는 내 남편을 옆에서 지켜보며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무언가를 도와줘야 할 거 같은 생각에 나는 졸업 논문이 마무리되던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에 출근하였다.
이 이야기는 일명 3D산업 근래에 들어서는 '뿌리산업' 이라 불리는 국내의 한 제조 공장에서 나홀로 사무직원으로 온갖 잡다한 것을 다 챙겨야하는 나의 고군분투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