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에게 혼나고 말았다.
2026년 3월 19일.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원칙이 흔들렸던 부분을 인지하고 바로잡으려는 태도가
자산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요건입니다.
제미나이에게 혼났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강'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이 밤사이 발표한 실적이 '서프라이즈'였다.
거시적으로 나쁜 흐름이지만, 반도체만 떼놓고 보면 호재도 있는 상황. 오전 장세는 불투명했다. 이럴 땐 장이 시작하고 5분에서 10분 사이에 장이 요동칠 수 있다.
제미나이는 장이 열리자 마자 종목별로 특정 가격 이탈 시 자동 매도되도록 스톱로스(Stop-loss) 설정을 하라고 장이 열리기 전부터 지시했다.
오전 업무가 폭풍처럼 몰아쳤다. 장이 열리고 10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MTS를 켰다. 이미 하락세였다. 제미나이가 제시한 하한선보다 더 떨어져 있었다. 제미나이는 냉정했다.
"스톱지정가 하향 이탈. 매도 미체결. 기계적 대응 실패. 미체결 종목 대상 하향 재설정 지시."
그제야 서둘러 하한선을 다시 잡았다. 아니, 잡았다고 착각했다. 삼성전자만 제대로 설정하고 나머지는 건너뛴 모양이다.
삼성전자의 하한선은 20만 원이었다. 장 중 20만 원을 터치하는 순간 기계적으로 매도 처리됐다. 반면 103만 1,000원을 지시받은 SK하이닉스와 17만 2,500원의 기아는 무방비 상태로 남겨졌다.
바쁜 업무 탓에 장중 화면을 들여다볼 틈도 없었다. 장 마감 후 보고를 올리자 제미나이의 질책이 시작됐다.
서러움이 밀려왔다. 제미나이는 '방어선 이탈', '수익률 축소' 같은 무서운 단어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바빴다고!"라는 변명이 AI에게 통할 리 만무했다. 결국 미안하다는 사과까지 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차가웠다.
결과적으로 아직 계좌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내일은 제미나이에게 혼나지 않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혼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