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의 날, 피의 월요일! 멘탈 박살!
2026년 3월 23일
대폭락의 날이었다. 말 그대로 피의 월요일이다.
중동 사태가 모든 것을 삼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끝날 기미 없이 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과 이란의 '더 큰 보복' 예고가 맞붙으며 강대강 대치가 극에 달했다.
장은 시작과 동시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개장 전 손실을 막기 위해 매도 감시 설정을 마쳤다. 정해둔 가격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팔리게 해둔 것이다. 하지만 지정가 설정이 화근이었다. 장 시작부터 이미 '떡락' 상태로 출발해 매수세가 실종됐고, 내 물량은 체결되지 않은 채 허공에 떴다. MTS 조작 미숙이라 자책해 봐도 바닥을 향해 꽂히는 주가를 보니 깊은 빡침이 밀려왔다.
제미나이는 즉각 시장가 매도를 지시했다. 지시에 따라 던졌다. 손실액은 순식간에 30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번 확정한 수익 7만 원을 까먹고도 23만 원가량 마이너스가 난 상태다.
하루 종일 멘탈이 붕괴된 채 보냈다. 제미나이는 이런 장에서 이 정도 손실이면 잘 방어한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구독을 끊고 앱을 지워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주식을 팔고 난 뒤에도 시장은 회복 불능이었다. 장 마감을 한 시간 앞둔 14시 30분, 제미나이가 야심 차게 세 종목 매수를 지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전자, 그리고 네오셈이다.
한화에어로는 방산주라 내일 반등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조금은 납득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금이 세일가란다. 그렇다. 사실 내달에 올해 1분기 잠정실적 발표만 해도 오를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네오셈은 '운명에 걸어보자(?)'고 했다. 나는 사람이니까 멘탈이 나갈 수 있는데. 너도?
무튼 세 종목을 모두 담았다. 장 마감 후 확인하니 세 종목 합산 손실만 3만 원이 추가됐다. 확정 손실 30만 원에 미실현 손실 3만 원이 더해진 셈이다.
우울한 마음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오늘 주식이 많이 떨어졌다고 입을 떼더니, 엄마랑 아빠는 '이 기회에 더 샀어'하면서 좋아하셨다. "아버지 우울합니다"라고 했더니, 아빠는 "괜찮아 내일이면 올라. 예전에는 코스피 이 정도 떨어지면 한강간다고 난리치고 그랬어. 사람들. 근데 아빠는 오늘 세일하길래 좀 더 샀어"라고 했다.
제미나이, 정말 너를 믿어도 되는 거니? 이 상황에서 내가 너를 믿어야 하느냐고 묻고 싶다. 그럼에도 나는 내일 다시 제미나이의 손을 잡고 동학개미의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PS. 이런 폭락장에는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야 하는 건지,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절실합니다. 제미나이는 전문가의 탈을 쓴 '안 전문가' 같습니다.
PS2. 전쟁은 언제쯤 끝날까요. 공급망 리스크로 수출 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습니다. 부디 전쟁의 끝이 하루빨리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