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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n 22. 2021

2년차 대기업 막내의 성장일기

브랜드 마케팅에서 서비스 기획으로, DT의 파도에서 서핑 배우기

대기업 막내의 브런치 작가 도전기


현재 다니고 있는 첫 직장에 마케팅 직무로 입사한 이후, 업계 선배들의 값진 경험과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브런치를 자주 들락날락했다. 자연스럽게 나도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 성장기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기록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민망한 글솜씨는 물론이거니와 나의 1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식견과 내공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기 부끄러웠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잔뼈 굵은 마케터들은 나와는 달라'라는 만성 자신감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입사 이후 어느덧 1년이 흘러 나는 2년차 직장인이 되었고, 브랜드 마케터를 꿈꾸며 대기업 마케터로 입사했던 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몸을 맡겨 현재는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물론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업무적으로 굉장히 성장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향하는 방향으로의 이정표 정도는 더듬더듬 훑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몇 달 전 학부 선후배의 인연으로 우연히 쿠팡의 젊은 Product Owner를 소개받는 자리가 있었다. 음성 SNS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정점을 찍고, 클럽하우스의 인기요인에 대한 분석 글이 각종 마케팅 뉴스레터에 실리곤 하던 때다.

그는 쿠팡 PO로 일하면서 저녁에는 정기적으로 한국 클럽하우스 신입생 모임을 주도하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관련 책까지 집필하고 있었다. 개인 브랜드로서 영향력을 갖는다는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고 모든 면에서 추월차선에 진입한 듯한 그 선배가 무척 부러웠다.


내 주제를 꽤나 냉철하게 평가하는 나로서는 업무적으로 자신감을 얻기까지 기다리려면 한평생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2021년이 반절이 지나기 직전인 6월의 오늘, 나는 너무 늦기 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태어난 직후 온갖 예방접종 기록과 특이사항을 적어나가는 아기수첩처럼, 부족하지만 나의 업무적/개인적 성장 기록을 브런치에 기록하려 한다.



왜 브런치인가?


수많은 직장인들이 유튜버를 꿈꾸는 시대에 왜 브런치에 성장기록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다.

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매체일 것

내가 reach하고자 하는 양질의 독자 및 작가가 모인 커뮤니티일 것

기록 공간으로써, tool로써 미학적인 디자인/UI를 가질 것


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매체일 것

21년 상반기에 다수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그 중 하나로 친구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준비했었다. 대기업 주니어들의 자기계발이라는 채널 컨셉과 콘텐츠 발행 라인업을 기획하고 스튜디오를 빌려 Ep2까지는 촬영과 편집까지 마쳤다.

이 과정은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영상 매체 특성상 인풋 공수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학부시절 한때 영화감독을 지망했던 나로서는 영상 자체의 퀄리티에 꽤나 목을 매고 있었다. 마치 공중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처럼 영상의 모든 요소가 적어도 내 관점에서 완벽해야 했고, 이 완성도를 위해 평일에도 밤을 샜다. 한 에피소드에 12시간 이상의 편집 공수를 들이고 나서 이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유튜버를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아닌데 이정도의 영상 퀄리티와 발행 주기를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기록 매체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영상의 완성도를 포기하고 발행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성정도 아니라, 차라리 매체를 바꾸는 편이 스스로에게 나았다.


내가 reach하고자 하는 양질의 독자 및 작가가 모인 커뮤니티일 것

그렇다면 왜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브런치인가?

국내 포털업체 중 긴 텍스트 형식의 콘텐츠가 가장 활성화된 네이버에서는 최근 '오늘일기 챌린지'로 블로그의 붐업을 도모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네이버 블로그 역시 고려해보았으나, 나 역시 업계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는 네이버가 아닌 브런치를 사용하고 있기에 성장일기라는 소재에는 브런치가 적합했다.


+) 최근 눈여겨 보는 커리어 및 직장인 네트워킹 플랫폼은 '커리어리', '리멤버' 등인데 브런치의 경우 커리어리와 유사한 소셜 기능을 추가하기에 적합한 커뮤니티라고 본다. 적어도 유사한 고객 세그먼트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 프로덕트로서 장차 브런치의 사업 확장 방향성이 궁금하다.


기록 공간으로써, tool로써 미학적인 디자인/UI를 가질 것

개인적으로 브런치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세련된 디자인과 UI다.

브런치 역시 하나의 IT product로서, '탁월함'을 큰 가치로 삼는 나와 같은 이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 국내 텍스트 기록 tool계의 애플이라고 느껴질 만큼 콘텐츠 생산자에게 보여지는 웹 에디터의 요소들이 간결하고 미학적이다.(콘텐츠 소비자의 관점의 모바일 앱 UI는 이번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이 짧은 글을 작성하는데 3시간이 걸렸다. 브런치 작가로서 필요한 덕목은 '일단 작성'하는 도전정신 뿐 아니라 꾸준함과 헌신일 것이다.

오늘의 시작을 계기로 시간이 흘러 나의 브런치 서랍을 돌아보았을 때, 반짝이는 것들이 가득 담겨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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