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보다 어려웠던 이직의 우선순위 정하기
+) 양해의 말
이 포스팅의 제목은 굉장히 민망하고, 평상시의 나라면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오만한 표현이다. 오로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시장성의 관점에서 선택해 보았다(그럼에도 부끄러운 건 그대로라 이렇게 구구절절 양해의 말을 따로 붙인다).
사실 이 포스팅이 많은 조횟수를 기록한다고 해도 나에게 떨어지는 건 없다. 다만 콘텐츠 생산자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영향을 줄 수 있음은 나에게 의미가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직을 준비하며 '네카라쿠배당토' 중 3곳에 지원했고, 그 중 2곳에 합격해 오퍼 레터를 받았다. 여러 차례 연봉 협상을 거치고, 감사하게도 각각의 실무자와 매니저, 리더급과 대화해 보며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업계, 그리고 각자 다른 장점과 특징이 있어 배울 수 있는 점이 명확하게 달랐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를 경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에, 그리고 두 가지 선택지가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었기에 매일 아침마다 결정이 달라졌다. 성인이 된 후에 스스로 내려야 했던 가장 영향력 큰 의사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약 3주 가량 진지하게 나 자신과 커리어패스를 성찰하고 고민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조언과 의견을 구했다. 조언자의 개인적 경험과 커리어패스, 그리고 지향점에 따라 조언의 내용은 모두 달랐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들으면 반드시 A 회사를 가야할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고민할 것도 없이 B 회사를 가야할 것 같았다. 다들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이고, 똑똑한 사람들이었으므로 나는 그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를 애정하는 사람들의 말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결론은 '완벽한 정답은 없다'였다. 모든 의사결정 프레임워크의 결론이 측정 기준과 가중치에 따라 달라지듯이 결국 나의 기준과 나의 가중치가 들어가야 했다. 그 중에서 내가 크게 고려했던 3가지 요소를 공유해 본다.
(1) 나를 모티베이션 할 수 있는 일인지
(2) 내가 불편하게 느끼지 않을 업무 환경,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조직구조를 가졌는지
(4) 2-3년 내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지
사실 위 기준에 따라 나름대로 최선의 결론을 내리기까지, 양 회사의 HR팀에 합류 여부를 번복했을 정도로 고민했다. A 회사에 구두로 합류 의사를 밝혔다가 공식적으로 결정을 번복했을 때는 정말 죄송하고 미안했지만, 회사와 나의 장기적인 best fit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었다고 본다. 게다가 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최종으로 B 회사에 합류를 결정했을 때는 망설임이나 아쉬움, 미련 같은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게다가 금전적 보상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고민을 거치면서 양측의 회사로부터 카운터 오퍼를 받으면서 처음 받았던 오퍼 레터의 조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게 되었다. 연봉과 처우는 내 우선순위에서 상위의 기준이 아니었고, 이미 처음 받았던 조건도 내가 생각했던 top range를 받아 만족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꽤나, 아니 상당히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이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보상은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아이덴티티이자 건강한 자부심이 되어 준다.
참고로 이직을 준비하며 정리한 팁은 아래 유튜브 영상에도 담았다. 비록 코로나에 걸려서 코맹맹이 상태로 녹음했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https://youtu.be/Joy25TeWnlk?si=K6Ke2ZxcWoQv-ghy
사실 아무리 계약 연봉이나 패키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직하는 회사에 제대로 적응하고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거나, 단기 근속 후 퇴사한다면 협상한 좋은 조건들도 의미가 없어진다. 금전적, 커리어적 관점을 떠나 일하는 개인의 자아에도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회사에 소프트 랜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고, 흡수하고, 적응하는 하반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