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3년을 채우고 평균 경력 9.5년의 특수대학원에 합격하며 느낀 점
2021년 데이터 사이언스 특수대학원 불합격(2년차), 그리고 2022년 카이스트 정보경영프로그램 불합격(3년차)의 역사를 거쳐, 실무 경력 3.3년을 채우고 2023년 카이스트 정보경영프로그램에 합격했다(4년차).
처음 지원서를 넣고 불합격했던 2022년에는 카이스트 IMMS 입학이 간절했다.
당시의 나는 인생 선배, 그리고 커리어 선배의 존재가 절실했고 카이스트라는 학교의 교수진과 커리큘럼도 욕심이 났다. 그래서 수십 장의 우수성 입증자료와 임원 추천서까지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결과는 서류 탈락이었다. 면접조차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결과창을 세 번은 재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간절히 원했었고, 반드시 합격하리라 자기 암시적으로 생각했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서류 불합격의 경험을 갖고 자기 확신에 힘이 조금은 빠진 상태로 준비했던 올해는 오히려 모든 과정이 수월하게 느껴졌다. 면접을 본 교수님들은 나를 반겨 주었고, 경력이 2년 수준이었던 작년에는 연차가 낮았지만 올해는 적기인 것 같으니 카이스트에 꼭 와 주었으면 한다는 호의적인 피드백도 주었다. 실제로 카이스트 IMMS 과정은 30세 미만이 12%, 그리고 3년 미만의 경력은 4%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편적인' 경영학을 배우는 MBA 특성상 입학하는 학생의 경력을 보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이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는 MS(Master of Science)와 달리, 특정한 영역을 한정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케이스 스터디와 동문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MBA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제1목표가 학문 수양이 아닌 네트워킹 및 취업이라는 것도 일반적 시선이다.
그럼에도,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했던 작년과, 교수님들이 꼭 와 주었으면 한다고 반겨준 올해에서 가장 달랐던 점이 나의 정량적인 연차라는 점에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Highlight: 실무 3년을 채우고 평균 경력 9.5년의 특수대학원에 합격하며 느낀 점
- 개인의 개별성, 역량, 경험보다 정량적인 조건을 갖추는 것이 '일단' 필요할 때가 있다.
- 이 사실이 억울하다기보단, 정량적인 조건은 실제로 해당 집단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인 경우가 많다(애초에 100% 들어맞는 기준과 조건은 없으니, 더 높은 확률로 우리 집단에 더 잘 맞는 사람을 찾아내는 기준을 활용하는 것이다).
- 유사한 맥락에서 '인생에는 다 때가 있다'.
-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마냥 좋고, 나쁜 일이란 없다. 다 인생이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면 속 편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의 나도 알아봐주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약간의 서운함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
일 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작년의 나에게 필요했던 것과 올해의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르다고 느낀다. 오늘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