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 주사

by 예재호

1. 감초 주사를 아시나요? 감초의 글라이시리진 성분은 몸을 붓게 만들거나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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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절 연휴 기간이라 간단한 주제로 토막글을 내어 봅니다. 지난번 스테로이드 편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감초 주사’의 비밀입니다.


3. 이른바 감초 주사로 불리는 영양주사의 주성분은 글라이시리진(Glycyrrhizin)입니다. 글라이시리진은 간 기능 개선, 피로 해소, 숙취 해소, 독소 해독에 도움이 되며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효과가 가능한 이유는 다름 아닌 글라이시리진 성분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붙잡아두어 효과를 강화하는 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4. 글라이시리진은 체내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코티솔)을 비활성화시키는 11β-HSD2라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혈중 코티솔이 높게 유지하도록 만듭니다. 다루었다시피 코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써 세포의 핵에 직접 작용하여 다양한 방면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덕분에 감초 주사를 맞으면 피부가 좋아지거나 구내염이 낫는 등 스테로이드 약물을 쓴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5. 그래서 감초 주사의 부작용 또한 우리가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을 투여받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신장에서 가성 알도스테론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11β-HSD2라는 효소는 원래 신장에서 코티솔이 알도스테론인 척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데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코티솔은 신장의 알도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어서, 접근하는 코티솔을 11β-HSD2가 바로바로 분해해주지 않으면 코티솔이 계속 알도스테론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6. 합성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몸이 붓고 혈압이 오르는 일이 생기는 이유는 투여된 약물이 알도스테론 자리를 차지해 가짜 알도스테론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알도스테론은 우리 몸의 수분이 부족할 때 소변을 덜 내보냄으로써 체액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을 흡수하기 위해 나트륨도 함께 흡수하므로 혈압이 높아집니다. 알도스테론 수용체를 막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혈압약은 심장과 콩팥의 보호 효과가 증명되어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알도스테론 작용이 지속되는 것은 우리 몸에 해롭습니다.


7. 감초 주사를 맞고 난 뒤 저칼륨혈증(hypokalemia)이 생겨 부정맥이나 근육 경련 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알도스테론이 체액량을 유지하느라 나트륨을 흡수하고 칼륨을 내보내는 작용을 코티솔이 대신함으로써 발생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거나 심장병이 있다면 감초 주사는 주의해서 맞는 것이 좋겠습니다.


8. 스테로이드의 다른 부작용도 감초 주사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코티솔이 포도당을 공급해 위기를 타개하는 에너지로 쓰게 만드는 호르몬이므로 혈당도 오를 수 있고, 코티솔이 각성을 유발하므로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감초가 코티솔 농도를 높게 유지시키다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면 되려 허탈과 피로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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