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10) 칼슘 영양제 (1)

by 예재호

1. 텐텐에 든 칼슘은 어른에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뺏어먹지 마세요.




2. 한국인에게 부족한 영양소 1위는 칼슘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칼슘 섭취가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칼슘은 멸치 등 뼈째 먹는 작은 생선, 케일, 브로콜리, 배추 같은 채소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에 많습니다. 한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제품 섭취량이 적은 편이고, 어제 다룬 비타민 D도 덜 만들어지는 북반구라 여러모로 불리합니다.


3. 칼슘은 뼈를 이루는 중요한 성분이지만, 근육과 심장이 수축을 시작하는 방아쇠로 쓰이는 전해질이기도 합니다. 칼슘은 양전하가 강하며, (Ca 2+는 전자를 2개 잃은 상태, 포타슘의 경우 K+로 양전하가 1개) 세포 안팎의 농도가 차이가 큰 덕에 격발 신호로 쓰기에 꽤 유용합니다. 암로디핀(노바스크)과 같은 칼슘 채널 억제제가 고혈압약으로 쓰이는 이유도 칼슘이 넘나드는 문을 잠가 주면 혈관의 근육 수축이 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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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칼슘은 면역 세포의 업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의 모든 면역 세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데 칼슘을 쓰는데, 이는 적절하고 결정적인 순간에만 면역작용이 일어나도록 도웁니다. 예를 들어 특공대 세포, 비만세포가 내부에 보관해 둔 폭탄, 히스타민을 자폭을 통해 외부로 누출시키는 데에도 지속적으로 칼슘이 유입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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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두 종류의 칼슘 채널은 서로 다르니 부디 혈압약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오해를 하지는 말아 주세요. 근육의 칼슘 통로가 모스부호처럼 정확한 타이밍에 탈칵거리며 신호를 주는 '전기 스위치'라면, 면역세포의 칼슘 채널(CRAC)은 전투를 이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컨베이어 벨트에 가깝습니다.


6. 이처럼 칼슘 농도차는 여러 신체 활동을 개시하게 만드는 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혈액 속에 칼슘이 적정 농도로 유지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골은 거대한 칼슘 보관소로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합니다. 앞서 다뤘다시피 부갑상선 호르몬은 일정 농도의 칼슘을 유지하기 위해 골세포를 통해 파골이 일어나게 만들었습니다.





7. 우리나라는 칼슘 섭취량이 부족하다 보니 칼슘 영양제도 많이 팔립니다. 특히 골다공증이 걱정되시는 분들은 거의 다 하나 정도는 칼슘제를 꾸준히 드십니다. 한데, 칼슘 보충제가 전부 다 같지 않고, 먹는 방법이나 주의사항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성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탄산칼슘(CaCO3)입니다. 탄산칼슘은 사실 석회 가루라 할 수 있고, 분필과 진주,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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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연에 흔히 있는 성분이니 합성이 필요 없습니다. 땅에서 캐내어 잘 거르면 끝입니다. 영양제로도 쓰이지만 산업현장에서도 널리 쓰이므로 굉장히 저렴합니다. 다만 말 그대로 돌에 가깝다 보니 물에 잘 녹지 않습니다. 알칼리 물질이라서 산과 반응시켜야 잘 녹고, 서로 중화됩니다. 예전에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들이 점점 비가 산성화 되며 손상이 일어나는 이유나, 산성화 된 땅에다 석회가루를 뿌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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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탄산칼슘을 재료로 만든 영양제는 그래서, 돌을 곱게 갈아먹는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돌이다 보니 가격은 저렴하지만 우리 몸에 흡수되려면 위산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산으로 녹여(중화시켜)야 흡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식사와 함께 또는 식사 직후에 먹어야 좋습니다. 분해되면 이산화탄소가 나오므로 배가 더부룩한 단점이 있습니다. 흡수가 잘 되지 않아 변으로 많이 나가다 보니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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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런 단점을 개선한 구연산 칼슘 성분의 영양제도 있습니다. 구연산 칼슘은 탄산칼슘과 구연산을 반응시킨 것으로 체내에서 중화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흡수를 위해서 위산이 필요하지 않고 분해될 때 이산화탄소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빈속에 먹어도 가스도 덜 생깁니다. 위장이 예민하거나 평소 소화가 잘 안 된다면 구연산칼슘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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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런데 막상 먹기에는 구연산 칼슘이 나쁩니다. 칼슘에다 구연산을 결합시키니 포장 부피가 커진 탓입니다. 똑같은 칼슘 용량 500mg을 먹더라도 탄산칼슘 제형보다 구연산 칼슘 제형이 알 개수가 많아지는 이유입니다. 값도 약간 더 비쌉니다. 제조에 구연산을 반응시키는 중간과정이 필요해서입니다. 어딘가 손해 보는 느낌이긴 하지만 구연산이 소변에서 결석이 생기는 걸 방해하므로 포장지가 아예 쓸모가 없지는 않습니다. 종합하자면 젊고 소화가 잘 되는 분이라면 굳이 구연산을 사드시지 말고 저렴하고 알약도 적은 탄산칼슘을, 장이 예민하다면 구연산 칼슘을 드시면 되겠습니다.


12. 글루콘산 칼슘이라는 제형도 있습니다. 글루콘산은 유기산으로 우리 몸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물에도 잘 녹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데 같은 무게 당 칼슘 원소 함량은 구연산 칼슘보다도 적어 (겨우 9%) 영양제 제형으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대신 응급실에서 수액에 섞어 칼슘을 보충할 때 효과적입니다. 물에 잘 녹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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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성장에 인이 필요한 아이들의 칼슘 보충제에는 아예 인산칼슘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예 뼈 성분 그대로 넣어준 것입니다. 인이 포함되어 있다 보니 어른들에게는 썩 좋을 게 없습니다. 현대인들은 인을 과량 흡수하고 있거든요. 뼈가 자라지 않는 어른은 아이의 텐텐을 뺏아 먹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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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런데 부족하다고 해서 영양제로 한 번에 과량을 보충하는 전략은 되려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몸으로 들어온 칼슘이 뼈로 전해지지 못하고 혈관에 침착되어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유럽의 수돗물에 석회가 많아 수도관이 자꾸 막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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