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생활한 지 어느덧 100일.
낯설고 어색하던 이 땅은 어느새 익숙하고 편안한 일상을 나에게 선물하고 있다.
매일 아침 또렷하고 선명한 겨울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자고. 잘하고 있다고. 이렇게 잘 해내줘서 고맙다고 감격스러운 인사를 건넨다. 달콤하고 포근한 이불을 뒤로하고 짜릿하고 격렬한 하루를 보낼 준비를 하며 옷을 갈아입는다. gym에 도착하면 형형 색깔의 트레이닝 복을 입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너무 예뻐..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
운동하는 50분 동안은 모든 것을 잊고, 현재에 집중한다. 그리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고통을 기꺼이 감수한다.
gym을 나서면 개운하고 활기찬 에너지가 요동친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걱정과 근심이 쓸려내려 간다. 더 열심히 살고 싶다. 세상에 못할 겐 없다고 느껴진다.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약 3주 전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세컨드 잡을 구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새로운 도전과 일은 항상 두려움과 초조함이라는 감정이 함께 따라다니지만 운동과 글쓰기로 다져놓은 나의 성공근육은 설렘과 용기로 나를 응원해 주었다. 새로운 용어, 사람,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스프링처럼 유연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나 나를 공격하는 비난에 잠깐 당황하기도 했지만 숨호흡 한번 크게 쉬고 "그래 못할 것도 없지!"라고 나에게 외쳤다.
집에 돌아와서는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감아 돌려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다 보니 6월의 2/3가 흘러가 있었다. "아!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찔끔 :)
인도 소설가 Anita Desai의 '어디를 가든 그곳은 어느새 당신의 일부가 된다'라는 문구를 기억한다.
처음엔 내가 호주라는 땅에 속해서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호주는 이제 나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내 삶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고 무한하다. 넓고 광활한 '나'라는 세상 안에 수많은 세계를 담으며 눈부시도록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살아갈 생각에 그저 황홀하고 행복해 미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