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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라이터 Mar 24. 2017

스쳤다가 머물었다가 박힌다

생각이라는 존재는


생각이란 것이 참 간사해서

내게서 스쳐지나가곤 한다.

그중 내게 쓸모로 하는 것이 머물게끔 

기록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그때 비로소 그것은 나에게 머물 준비를 한다.

허나 그 생각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더 이상 그때의 의미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는 썩 내키지 않더라도 그것을 흘려보내 주어야 한다.

아니 흘러내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만약 그것이 오롯이 나에게 스며들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때 나에게 박혀 들어올 것이니.




스치고,

머물고,

박히는

그것을 움켜쥐는 것.

그것이 나의 일임을 겸허히 받아들여, 

지금의 순간을 

내 존재의 이유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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