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잔살롱 Sep 18. 2017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연필로소피, 스피노자 파티

[연필로소피, 스피노자]의 2017년 가을 파티가 9월 10일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고민하는 분들이 모였습니다.

첫날인데도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재미있게 진행됐습니다.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한 나이대가 모였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에는 역시 나이가 따로 없습니다.
파티에는 누구보다도 잔잔하게 그러나 열심히 살고 계신 분들이 오셨습니다. 다들 속 사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의대 교수 문턱에서 삶의 방향을 틀어 (여전히 바쁘고 어렵지만) 조금은 평안한 삶을 지내고 계신 예쁜 의사선생님, 혈혈단신에 시작해서 이제는 궤도에 오른 젊은 사장님, 대학원생 등 각자 삶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는 게 얼마나 다채로운지 알게 되네요.

이날의 주제는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였죠.
책은 우리에게 생각의 물꼬를 트게 해 주었습니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퍽 멋진 말이다. 대답이 궁색하지만, 굳이 답하자면 내가 보수적이라 현상 유지를 좋아한다고 하자.
- S님의 감상문 중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내게 작은 탄성을 내지르게 하기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눈시울을 붉어지게 하기도 했다. 유시민은 어리고 철없는 내게 삶이란 어떤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지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었다.
- Y님의 감상문 중
이러한 삶의 태도의 기저에는 자기에 대한 확신, 자기 긍정이 있다고 여겨진다. 자기 확신과 자기 긍정을 위해서는 매 순간 현재에 충실한 삶이 중요하다.
- C님의 감상문 중


 
이야기를 잘 이끌어주시는 셰르파 Zanza 님 덕분에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고, 삶에 대입해 보면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는데요,

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었고,

살아가면서 마음이 이끄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고뇌와 슬픔 절망에 대해서는 충분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이야기로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제목의 책은 참 비수와도 같았습니다.  여태까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스마트폰을 보며 하루를 소비하는 나에게 잠시 나를 바라보고 스스로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정말 남은 삶을 이렇게 살다가 그냥 사라지는 건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사라져야 하는지, 어떻게 남은 삶을 살것인지, 내 삶이 더 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나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날카롭게 되짚기도 했습니다.

쇠락하지 않는 젊음을 가진 채로 영생하길 바란다. 저자는 희소성을 잃는 순간 삶이 의미를 상실한다는 이유에서 영생을 싫어한다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영생은 삶의 희소성을 없애지 않는다. 중간중간 기억이 사라질 수도 있고, 가능한 경험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으로 파생되기도 했고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의 쓸모를 고찰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유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의 ‘쓸모’가 아니라 나의 존재 그 자체라는 생각에서다. 자기 자신의 쓸모를 인정해버리고 나면 ‘나’는 어떤 것의 수단이 되어버리고 만다. 유시민은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만 있는 것이다. 이름을 남기는 것이 삶의 이유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삶의 결과일 뿐이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나눈 후에는 <지성개선론>을 한 줄씩 읽어나갔습니다. 직접 책을 번역하신 Zanza님께서 참여자들을 위해 나눠주셨습니다. 한줄씩 곱씹은 후에는 스피노자에 대한 짤막 강의를 듣기도 했고요. 

여기에 이어. 다음 시간에는 스피노자의 삶에 대해서 더 깊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스피노자의 삶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는 크죠. 스피노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철학을 발전시켰는지, 그것이 우리 삶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아, 기대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9월 17일, 북촌 갤러리를 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