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뇌르 파티
9월 17일 플라뇌르 파티에서는 북촌 갤러리를 다녀왔습니다.
1. 국제갤러리 <폴 맥카시>
2. 아라리오 갤러리 <망새의 눈물_쑨쉰>
3. 갤러리 조선 <발생하는 풍경_정정주>
4. 현대화랑 <종이, 먹, 그을음: 그 후_김민정>
네 군데 전시를 보았죠.
경복궁 동쪽 갤러리 중 네 곳을 선택!
전시를 보러 가기 전 전시에 대한 간략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람마다 전시를 감상하는 속도가 다르죠. 그래서 플라뇌르는 도슨트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릅니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 준비된 자료를 가지고 간략 설명을 이야기합니다. 궁금한 점을 나눕니다.
갤러리를 향해 이동! 이동! (날씨가 너무 좋았지요..)
국제 갤러리 <폴 매카시> 전 관람
국제 갤러리 큐레이터 선생님의 특별 설명이 있었습니다.
진중한 감상 자세 (작가의 몸을 캐스팅하고 토막토막 나눠서.. 저렇게 이어붙...)
전시 전경
진지한 관람 중
또다시 이동, 이동!
뭘 이렇게 열심히 보고 있을까요
계속 보고 얘기하고, 같이 나누고
따로따로 보기도 하고요
같이 보기도 합니다.
전시를 다 본 후에는 맛있는 저녁과 함께 감상을 나누는 시간!
같은 전시를 봤지만 서로 다른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취향도 다르더군요. 네 개의 전시 중 각자 좋아하는 전시가 무엇이었고 왜 좋았는지를 얘기했습니다.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기도 하지만 명확한 이유가 있기도 하죠. 그것을 보고 왜 좋았는지, 어떻게 느꼈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이 간 전시 중, 국제 갤러리 전시를 소개합니다.
플라뇌르에 오시면 전시 설명도, 전시 감상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국제갤러리 <폴 맥카시(Paul McCarthy)>
“나는 몸 내부에 있는 것들을 노출시키는 것에 꽂혀있다(I had this thing about exposing the interior of the body.)”라고 하는 작가는, 아름다운 동화의 줄거리를 차용해 파격적으로 화면을 재생산한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이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모두 즐겁게 노는 장면인데 하의를 입지 않은 상태라든지, 붉고 흰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백설 공주가 난쟁이들 사이에 파묻혀 있고 모두가 환각에 빠진 듯 미친 듯이 웃고 있는 식이다. 작가는 아름다운 동화 속 주인공을 페티시즘을 자극하는 인물로 세워 놓는다. 세계를 경악게 한 그의 2013년 전시 <WS>는 백설 공주(Snow White)의 앞뒤를 뒤바꾼 White Snow의 이니셜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17세 이하 관람 불가 딱지를 받은 이 전시에서 그가 백설 공주를 소재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엄청난 외설과 강한 성적 자극이 난무했던 이 전시를 통해 유토피아의 세계를 전복하고 사람들에게 꿈 깨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디즈니와 동화가 이야기하는 위선을 보기 좋게 놀리며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고 싶어 했다. 대중이 가진 신화와 질서, 성상과 도상을 거침없이 파괴하고 재창조한다. 그는 이렇게 성, 폭력 등 금기시되는 소재를 자유자재로 이용한다. 어떤 이는 그의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역이라고 하는데 이번 전시에서 이런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의 방향성을 되새겨 보고 그 행보를 지켜본다면 다른 작품을 해석하고 비판할 여지도 생겨나지 않을까.
작가 폴 맥카시(Paul McCarthy)는?
1945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영화와 영상, 아트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70년대 초부터 본능적 감각이 돋보이는 퍼포먼스와 영상작업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1982년부터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캘리포니아대학에서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미술사를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조각, 설치, 그리고 로봇공학을 접목한 작업 및 대형 풍선 조각을 선보이며 작업의 반경을 넓혔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뉴욕 휘트니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테이트 미술관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작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하늘로 걸어 올라가는 사람을 묘사한, 보스턴 출신 조각의 거장인 조나단 브롭스키의 조각상으로도 유명한 국제 갤러리. 국제 갤러리의 대표 이현숙 회장은 애초 미술과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내에 국제갤러리를 굴지의 화랑으로 성장시켰다. 1982년 6월 출발한 국제화랑을 모체로 한 국제갤러리의 성공 비결은 바로 ‘차별화’다. 국내의 소위 1세대 갤러리들이 고미술품에 주력할 때 국제갤러리는 해외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 차용하였고, 발 빠른 외국 미술작품 거래로 눈을 돌려 성공을 거두었다. 국제갤러리는 그들만의 색채로 주목받아 지금 자리에 70평 건물로 이전, 2012년에는 3관을 개관했다. 현대 조각으로 유명한 아니쉬 카푸어(AnishKapoor) 등 해외의 영향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세계적 아트페어인 바젤 아트페어, 마이애미 아트페어 등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