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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잔살롱 Sep 28. 2017

갤러리조선 <발생하는 풍경> 정정주 개인전

9월 플라뇌르 관람 전시

예술의잔당 플라뇌르 파티에서 9월에 함께 본 전시

갤러리조선 정정주 작가의 <발생하는 풍경> 



<A room with light 4>, 3D animation, 2016


정정주는 공간이 가진 벽면, 창과 문을 통해서 안과 밖을 이야기한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비례, 구성을 언어로 이야기를 건넨다. 

그가 말하는 ‘공간’은 ‘안과 밖’에 대한 흥미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의 치환이기도 하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낯을 많이 가렸다고 한다. 낯가림은 불안으로 이어지는데, 작가에게 불안은 세상과 그를 분리시키는 폐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내가 과연 어떻게 보일까’, 또 ‘나에게 있어서 내가 아닌 것들, 내 외부에 있는 모든 것들은 과연 무얼까’하는 생각이 그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빌딩> 300x600x190cm, 나무, 아크릴, 형광등, 5대의 소형 비디오카메라, 4개의 모니터, 비디오 프로젝터, 2006_1




공간과 함께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빛’이다. 지난 몇 년 동안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비디오 작업을 했는데, 작가가 경험한 특정 순간이나 좋아하는 회화작업을 차용해 빛을 표현했다. 주로 공간 안에 들어오는 빛의 변화나, 낯선 풍경들을 결합하는 방식의 영상작업이었다. 그는 영상이 가지고 있는 공간감, 색감, 빛의 움직임들을 조형으로도, 영상 작업으로도 표현해낸다.

그의 애니메이션 작업 중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nighthawk>을 재현한 공간에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생명이라면 오직 시시각각 변하는 빛이 있을 뿐. 공간을 쉴 새 없이 훑고 지나가는 빛의 움직임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아, 애니메이션은 또 액자에 담겨 전시장 한쪽에서 존재를 지키고 있다. 그에게 빛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로서 여겨진다. 빛은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교차하거나 지나가고,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가 다시 급격하게 밝아졌다가 계속되면서 인간의 내면을 공간이라는 은유의 언어로 표현한다. 가만히 지켜 서서 그의 시선, 빛을 바라보는 방식, 대상(세계)과 자신을 구분하는 방식을 생각해보자.

<발생하는 풍경> 2017



작가 정정주는?
정정주는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9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후 2002년 독일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를 졸업했다. 2002년부터 1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기본적인 건축적 조건들을 정교하게 배치하여 각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를 3차원의 건축 구조 안에 담아낸다. 구조 안에 개입된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 각 공간의 고유한 아우라가 어떠한 시각적 조건에 의해 경험되는가의 문제를 탐색하고 있다. 2010년 김종영 미술상, 2003년 광주 신세계미술상을 수상하였고 2009년 금천예술공장, 2006년 국립고양미술 창작스튜디오, 2003년 쌈지스페이스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에 교수로 재직 중이다.

 stainless steel, mirrors, 60x45x270(H)cm, 2017



갤러리조선은?
2004년 개관하여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차별화된 전시 기획과 참신한 작가 소개로 많은 관심을 받는 갤러리 중 하나다. 컨템퍼러리 아트를 중심으로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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