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요리는 두부조림
안녕하세요.
킹스턴동 요리왕입니다.
시나브로 봄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화창했는데요.
이런 풍경을 보면서 도서관에 가려니... 마음이 너무 쓰라립니다. 대학원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나는 왜 여기에 있나? 누가 이렇게 하라고 시켰을까?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무도 강요한적이 없군요. 다 제 선택이었습니다. 불평은 접어두고 맛있는 음식이나 해먹겠습니다.
과제 스트레스를 풀려면, 뭔가 매콤하고, 맛있고 푸짐하지만, 영양소도 충분한, 그런 음식을 먹어야합니다. 그런 날에는 든든한 두부조림이 딱일겁니다.
그러나 고춧가루도, 생강도, 새우젓도, 들기름도 없습니다. 고춧가루는 오랫동안 두면 이상한 냄새가 베기 때문에 유학생이 사둘 재료가 아닙니다. 나머지 조미료는 애초에 살 생각도 해본적 없습니다. 그러니 비스무리한 재료로 얼추 먹을만한 두부조림을 만들겠습니다.
하프 카라멜라이징 양파를 교훈 삼아, 요리 사진 찍는 중에 두부를 기름에 튀기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탄 음식은 몸에 좋지 않습니다.
후라이팬을 불에 올리지 않은 상태로, 쪽파를 썰어 기름을 두르고, 자른 두부를 올려줍니다. 이 두부는 세인즈버리에서 산 것인데, 한국 두부와 맛이 똑같습니다.
다음으로 소스입니다.
물에 고추장 1, 간장 2, 설탕 초큼, 다진마늘 1, 다시다 초큼 넣어서 풀어줍니다. 만들면서 떡볶이 소스랑 재료가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떡볶이맛 제육볶음....떡볶이맛 닭도리탕...떡볶이 맛 두부조림... 생각해보니 저의 모든 음식의 소스가 다 비슷합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유학생의 모든 요리는 떡볶이화 되고 있습니다.
고추가 없으니 청양고추 큐브를 세개 넣어주겠습니다. 리얼큐브 시리즈는 필수품입니다. 신기하게도 청양고추 큐브는 세개를 넣어도 하나도 매워지지 않습니다. 그냥 고추 향이 들어갔다 정도로 기분을 낼 수 있겠습니다.
금기 형님의 다진 마늘은 모든 요리에 빠지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첨가물이 가득 들어가있어 절대 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금기형님네는 굴소스도 아주 맛이 좋습니다. 같은 이씨로서 이렇게 세계를 누비는 형님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두부가 적당히 익었을 때, 섞어둔 소스를 뿌리고 자글자글 끓여줍니다. 역시나 떡볶이 향이 솔솔 나는 것이 기가 막힙니다. 적당히 졸아들면 불을 끄고 참기름을 슥슥 둘러줍니다.
완성입니다.
그릇에 밥을 담고 두부를 올려줍니다. 이렇게 넓고 예쁜 접시는 하나쯤 사두면 쓰임이 많습니다. 설거지가 하나 더 늘어나긴 하지만, 요리왕으로서의 가오는 접시에서 시작됩니다.
김가루를 뿌려주니 아주 기가막힙니다. 떡볶이맛 소스도 밥에 슥슥 비벼서 먹어주면 5분컷으로 밥한공기 순삭할 수 있습니다.
요리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지만 든든한 한끼 식사였습니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