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즐거운 날

2020년 굿바이 아듀

by 성희

우울한 연말연시임에 틀림없다. 부모님도 찾아뵙지 못하고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가족하고 밥 한 끼 먹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건만. 한 해의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는 기분이다. 지인들도 문자로 연말 모임을 대신했다. 동기 언니의 모친상에도 가지 못했다.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일들을 떠올려 보자.

먼저 깊이 숨을 들이쉬고 팔도 쭉 한번 뻗어보자. 가족이 곁에 있다. 침대와 일체가 되어 넷플릭스 세계에 살고 있는 내가 낳지 않은 큰 아들, 고등학교 자퇴로 나를 울렸던 둘째 아들, 이제 사춘기로 접어들어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막내아들이 무탈히 내 옆에 있다. 가끔 보고 싶지만 때로는 안보고 싶은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이 있다.

내 친구들도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다들 힘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친구도 있다.


즐거운 일들을 떠올려 보자.

이미 새해 다이어리를 주문했다. 첫해 첫 달에 쓰는 글씨는 아주 정성스러운데 갈수록 지렁이가 된다. 2020년 다이어리가 그랬다는 거다. 매년 다짐을 하지만 자꾸 마음이 흐트러져서 그런지. 내가 써 놓고 못 알아보는 일이 많다. 그래도 새해 다이어리는 항상 새 마음을 갖게 해서 나를 기분 좋게 한다.


2015년 다이어리로 썼던 노트다. 혼자서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서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웠다. 지금 보니 웃기다. 내 안에 이십 대 있다.(ㅎㅎ)

- 해외여행은 어려움.(ㅠ.ㅠ)

- 혼자 여행하기는 도전해 봐야겠다.(언젠가)

- 그때 벽화 그리기 봉사 조금 하고 아주 헛바람이 들어서 코이카라니.(쩝)

- 목공은 나중에 배워 보고는 싶은데 칼날을 무서워한다.(겁쟁이라...)

- 도서관 책 모두 읽기는 가능하지 않을까?(푸하하)

- 영어회화...음 어림도 없다.(심각)

- 앞마당이 있는 집은 이제는 좀 안 당긴다.

- 체력 강화는 필수!

- 소설 쓰기가 있다니.(헐 기억도 안 난다.)

- 마지막에 “ 미루지 말자!” 는 새해에도 필요!


<사진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