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폭행사건에 대하여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_192p
이 소설 속 아빠가 아들 잼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주인공 가족이 사는 동네에 심술궂은 할머니 한 분이 산다. 잼과 여동생이 할머니 집 앞을 지날 때마다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시비를 건다. "안녕하세요? 가 뭐야! 할머니 평안하신지요? 이렇게 인사해야지!" 이런 식이다. 어느 날 잼과 여동생이 평소처럼 이 집 앞을 지나고 있는데 할머니는 어김없이 욕을 해 댄다. 결국 잼은 이 날 할머니 마당에 있는 동백꽃 머리 부분을 모두 잘라내 버린다.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비슷한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좋은 인사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소설 속 할머니를 닮은 사람들이 꼭 있다. "남자애가 왜 이리 말랐어?", "인사할 때는 씩씩하게 큰 소리로 말해야지!" 등등이다.
사실 이런 말들에 기분이 상한다. 아이들의 행동거지는 부모의 탓이니. 나를 보고 하는 말이 아니던가. 아이도 마찬가지겠지. 부모로서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생각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인사도 그 정도면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00층 할머님을 만나면 조금 더 큰 소리로 인사하렴. 그럼 잔소리를 피할 수 있겠지?" 이렇게 아이에게 말했던 것 같다. 그냥 그 상황만 모면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때에 따라서 부모는 좀 더 확실한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아이에게 신사처럼 행동하라고 할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네가 이해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다. 나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어제 의정부 지하철 노인 폭행사건을 뉴스에서 봤다.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찾아봤더니 노인석에 앉은 중학생에게 일어나라고 어르신이 했고 그것에 발끈해서 폭행을 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행이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는 거다. 어려서 우발적으로 한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촉법소년(만 13세 미만)은 형벌을 받을 수 없다. 요즘 이런 사건을 포함한 흉학한 사건을 저지르는 나이 때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얼마나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이 사건은 부모의 책임도 크다. 사회는 책임이 없을까? 사실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면서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존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다.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아이들은 낙오자가 된다. 아이들을 옹호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으니까 말이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무죄라는 게 아니다.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그들에게 확실히 전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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