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365

커피 커피 커피

필요는 발명의 아버지

by 성희

필요는 발명을 낳는다.


몇 년 전에 구입한 캠핑용 커피 메이커가 하나 있다. 이 걸 만든 사람은 커피를 좋아하는 캠핑 마니아라고 한다. 캠핑을 하면서 원두커피를 간편하게 먹을 수 없을까 해서 발명(?)했다고 한다. 쓰면서 만족도가 높아지는 물건이 많지 않은데 이 커피 메이커는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든다. 미리 말해두지만 내 돈 내산이다.


커피맛을 좌우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원두 품종, 원두의 간 정도, 물의 온도이다. 생활인으로서 느끼는 건 요렇게 세 가지다. 이 커피메이커는 일체형이다. 커피를 갈 때 쓰는 손잡이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다. 원두 분쇄 크기(?)에 따라 맛이 다른데 당연히 이것도 조절할 수 있다. 나사를 풀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매번 바꾸는 건 아니어서 나름 괜찮다.

거름망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잘 닦기만 하면 된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딱이다. 집에서도 이 캠핑용 메이커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단점이라고 하면 수동이다 보니 힘을 써야 한다.

지금 이 사진처럼 뚜껑이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 찾지 못했다. 이 커피메이커의 윗부분을 돌리면 이렇게 얇은 뚜껑이 생긴다. 뚜껑까지 바라지도 않았는데 횡재한 기분이었다. 뚜껑 자체가 컵 역할을 한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조그만 구멍이 있다. 커피를 갈고 나서 뜨거운 물을 따라 부을 때 사용하는 용도다. 집에서는 커피 포트에서 바로 물을 따라서 쓰다 보니 알지 못했다. 나중에 구멍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용도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감동 포인트는 커피 메이커 밑바닥이다. 메이커 바닥 전체가 미끄러지지 않는 소재를 사용했다. 이건 당연한 건데! 바닥에 놓을 때 느낌이 '딱'이다.


매일 아침 나는 이 친구와 함께 한다. 한 번씩 넋을 놓고 커피를 마시다가 생각한다. 어쩜 저렇게 잘 만들었을까? 자신이 필요해서 만든 거라 그런가? 물건을 만들어서 팔 거면 이 정도는 해야지! 이런 생각도 들지만. 필요한 것을 생각하다 보니 요런 것이 만들어졌나 싶다. 누구나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쓸모가 너무나 분명해서 사랑받는 것도 있을 것이고 아무 이유 없이 좋아하는 물건들도 있을 것이다.

사물이지만 친구 같다. 나는 말도 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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