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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ul 14. 2023

정방폭포 8

― 파랑새를 보았다




정방폭포 8

― 파랑새를 보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정방폭포 절벽에 파랑새가 살고 있다

절벽 중간쯤 움푹 파인 돌 틈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파랑새 두 마리

나는 보았다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

정방폭포 물소리의  커튼을 젖히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파랑새를 보았다

꿈인 듯 생시인 듯

밤하늘을 원 없이 날다가

돌아갈 때에는

물고기도 한 마리씩 물고 가는 파랑새들

집에 숨어있는 새끼들에게 주려는 듯

환하게 미소 지으며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정방폭포의 어둠을 먹고 자란 파랑새를 보았다

오래도록 숨어 살던 파랑새가 이제는 

당당하게 새끼를 키우는 것을 비로소 보았다


정방폭포에서 태어난 파랑새는 이제 푸르다

한라산으로 날아간다 파랑새가 푸르게 난다

시로미를 입에 물고 한라산 위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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