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광육거리에 가면
― 동광육거리에 가면
동광육거리에 가면 조타기가 보인다
오늘은 어느 쪽 바다로 항해를 해볼까
무등이왓으로 갈까 삼밧구석으로 갈까
큰넓궤로 갈까 김여수 가족 헛묘로 갈까
조수궤로 갈까 간장리로 갈까 아니면
임문숙 가족 헛묘에서 말방에나 돌려볼까
신화역사공원으로 갈까 가는 김에 아예
국제적으로 영어마을까지 쭈욱 가볼까
딴 나라 같은 국제영어교육도시로 가볼까
역사의 길을 가다 보니 스스로 신화가 된다
그래, 이왕 가기로 하였으니 끝까지 가자
이왕원을 지나 원물을 지나 평화로 가자
평화가 보일 때까지 평화로를 달려보자
제주도의 큰 두 축은 평화로와 번영로인데
나는 평화에서 살고 번영에는 가지 못했다
평화로 가는 길은 화해와 상생 이라는데
지금은 화해와 상생 사이에서 춤을 춘다
제주도 신들이 모여서 폭낭을 춤추게 한다
그 뼈아픈 당굿의 노래는 태평양을 건넌다
나는 심방이 되어 바람의 속말들을 전한다
탐라국 사람들은 인디언이 되지 않기 위하여
역사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서며 신화를 쓴다
태평양을 지나 베트남으로 가고 미국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