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없이 쓰다 보니 정리가 필요하다
식물들은
물과 햇빛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식물들의 과학은
인간보다 훨씬 더 앞서간다
맹물로 가는 자동차를
식물들은 처음부터 타고 다녔다
식물들은 누구라도 광합성을 하는데
인간은 아직까지
광합성 인간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스스로
지구를 향하여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다시 한번 정방폭포를 본다
아니,
저 먼 곳에서 정방폭포를 다시 본다
서복(徐福), 또는 서불(徐巿)은 전국시대 진(秦) 나라의 인물. 자는 군방(君房), 서불(徐巿)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제(齊) 나라 사람이다. 기원전 219년, 방사로 진시황에게 중용되었고, 이후 명령을 받아 어린 남녀 수천 명을 데리고 동쪽으로 불로초를 구하러 갔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서복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사마천 사기의 진시황본기뿐만 아니라 사기의 '회남형산열전', 진수의 정사 삼국지, 후한서 등에 나온다. 기록에 따르면 서복은 중국을 떠나 단주(亶洲) 또는 이주(夷洲)에 도달하였다고 나오는데, 중국에서 이주(夷洲)는 지금의 타이완을, 단주(亶洲)는 일본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서복은 처음부터 불로초를 찾을 수 없음을 알고 아예 진시황의 손아귀를 벗어나 자기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일부러 용왕의 명을 빙자하여 어린 남녀 수천 명과 각종 기술자들을 요구하여 데리고 떠났으며, 동쪽 어느 섬에 자기의 왕국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쪽으로 간 이후의 행방에 대한 전설로는 그가 일본, 대만 또는 제주도에 도달하였다는 전설이 있는데, 서복에 관한 전승은 동아시아 해안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베링 해협을 건너 알래스카, 즉 아메리카에 도달했다는 전설도 있다.
서복이 다녀갔다는 의미의 서불과차(徐市過此) 혹은 서불과지(徐巿過之)는 글자가 서귀포시 정방폭포 옆에 새겨져 있다. 이 글자 자체는 2000년대 초에 중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주변 정리 사업을 할 때 새긴 것이며 원래는 폭포 절벽 어딘가에 새겨져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그 위치를 알 수 없다. 2011년에 서귀포에서 글자를 찾아보겠다고 폭포 주변을 정밀 탐색했지만 발견되지 않았다.
물보라가 전분가루처럼 흩날린다
햇빛을 받으니 단추처럼 반짝인다
정방폭포는 한라산 남쪽 최대의 사삼 학살터였다
너븐숭이 순이 삼촌 목소리가 여기서도 들린다
순이 삼촌 소설이 창작오페라로 꽃을 피우는 동안
정방폭포 영령들은 이제 겨우 위령 공간 얻었네
절벽이 너무 높아서 아직도 올라오지 못하는 영혼들
아직도 바람처럼 파도처럼 허공을 떠돌고만 있네
사람들은 바다로 떨어지는 절경이라며 환호하지만
단추처럼 뚝, 떨어진 죽은 영혼들은 오늘도 눈물만,
후반부에 만나는 것이 좋을까
흐르기만 하는 물은 폭포를 보지 못한다
떨어지는 물만이 절벽을 볼 수 있다
한라산을 내려오며 보았던
작은 폭포들을 돌아보면서
정방폭포 위에 다다른 물줄기
문섬과 섶섬이 있는 태평양을 본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아득한 높이를 가늠하며
온 힘을 다하여 날개를 펼치고 뛰어내린다
* 정방폭포를 쓰기 위해서 현지답사, 자료 조사 및 메모를 시작합니다.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 서귀포라 하였는데
또다시 돌아왔으니 무엇이라 해야만 할까
정방폭포가 더 좋아서 또다시 돌아온 서복
정방폭포와 소남머리 사이에 집을 지었다네
전분공장과 단추공장이 있었던 자리에 글쎄
터를 잡고 아예 살림을 차리고 살아간다네
해방이 되고 3.1절 발포 사건이 일어나고
4.3 무장봉기가 일어나고 초토화 작전으로
단추공장과 전분공장으로 끌려간 사람들
정방폭포 아래로 눈물 떨어뜨려 죽일 때
‘서복과지’글씨에 매달린 영혼들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 정방폭포로 돌아왔다네
가족들은 무서워서 시체도 찾아가지 못하여
동남동녀들과 영혼들과 함께 살림을 차렸다네
무서운 단추공장과 전분공장의 기억을 지우고
죽은 사람들과 함께 불로초를 기르며 살아가네
용왕님도 가끔 찾아와 머물고 가는 이곳에는
소나무 가지에 용왕님의 그림자가 걸려있고
하늘에는 남극성이 피고 땅에는 황근꽃이 뜨네
뼈아픈 고통도 억울함도 원망도 잘 익으면 저렇게
용 같은 소나무로 자라고 남극성으로 빛나고
노랗게 피어나는 무궁화, 황근꽃으로 떠오르는구나
더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
아스팔트 다리 위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지나가고
내일도 자전거가 지나가고
모레도 자동차가 지나가리라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폭포
바다보다 더 깊은 곳으로 떨어져
다시 한번 높이 솟아오르는 물소리
바다로 가는 물소리가 있다
바다로 가는 발소리가 있다
더 이상 디딜 바닥이 없을 때
우리는 모두 정방폭포가 된다
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낮은 곳으로 떨어져서
시체도 찾을 수 없는 영혼들이 있다
늘 낮은 곳에서만 사는 바다는
더 높은 곳을 꿈꾸며
날고 싶어서 날아보고 싶어서
오늘도 파도의 날개를 펼쳐본다
헛묘에 묻혀있는 주인공들의 눈물도 섞여 있으리라
무등이왓에서 큰넓궤로, 볼레오름으로, 단추공장으로
소남머리로, 정방폭포로 걸어갔던 발자국도 있으리라
정방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속에는
어찌하여 그것들 뿐이겠는가
백록담에 잠시 머물렀던 물은
바다에서 하늘로 다시 올라간 구름이었으며
또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빗물이 아니었던가
그 속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당신이 언젠가 흘렸을 눈물도 조금은 섞여 있으리라
아, 그리하여 오늘은 이렇게 정방폭포로 떨어지고
바다의 윤슬로 반짝이며 서로를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우리들은 함께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말리라
정방도 아니고 폭포도 아니고 정방폭포라니
차라리 나무라면
끝까지 붙들고 있으면 언젠가는 자라겠지만
하필 붙잡은 화두가 정방폭포라서
붙잡을수록 자꾸만 아래로 떨어지기만 하는구나
정방에 앉아서 참선이라도 하려 해도
자꾸만 떨어지는 폭포수에 마음까지 젖는구나
그래도 한 번 잡은 화두는 끝까지 잡아야만
무엇인가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나는 오늘도 정방폭포 속에서 살아간다
정방폭포 하나 붙들고 날아오를 꿈에 젖는다
하늘과 바다를 뻥 뚫고 빛 속으로 날개를 편다
너는 어찌하여 나를 만날 수 없을까
너는 어찌하여 나를 만질 수 없을까
너는 어찌하여 나를 안을 수 없을까
나는 어찌하여 너를 만날 수 없을까
나는 어찌하여 너를 만질 수 없을까
나는 어찌하여 너를 안을 수 없을까
너와 나는 언젠가 꼭 만나야만 한다
너와 나는 언젠가 꼭 만져야만 한다
너와 나는 언젠가 꼭 안아야만 한다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야 꽃이 된다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야 밥이 된다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야 삶이 된다
함께 우리가 되기 위하여 내가 먼저
너에게 나를 꿈과 사랑으로 보낸다
행복으로 꽃피는 삶을 위하여 간다
나는 요즘 내 삶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길에서 나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서 찾고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이 서귀포 시내의 복개천 안으로 흐르다가, 이제 잠시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이다가 마지막 다리 아래를 흐르고 있다. 머지않아 이 물은 더 이상 길이 없어질 것이다. 길 끝에서 허공에 발을 내딛어야만 할 것이다. 나의 삶도 이제는 그럴 것이다. 그동안 무난한 길을 걸어왔던 나는 이제 그 길 끝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제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3년만 근무하고 나오려고 했던 발전소에서 나는 벌써 36년 가까이 머뭇거리고 있다. 이제 1년 후면 임금피크에 접어들고 3년 후에는 어쩔 수 없이 나와야만 한다. 나는 그동안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취해서 살았다.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지 못하고 월급의 마약에 취해서 정신없이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나의 지금 심정은 정방폭포 위에서 어떻게 날개를 펼쳐야만 바다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과연 나의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과연 사랑하는 당신을 기어이 만날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