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은 인간이 만든 꽃이다
수국은 산수국에서 산을 버린 꽃이다
일본에서 품종을 개량했다고 하지만
나는 개량인지 퇴화인지 잘 모르겠다
수국은 알고보면 모두가 헛꽃이다
헛꽃들만 따로 모아놓은 꽃이란다
물을 좋아하는 꽃이라서 수국(水菊)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하고, 수를 놓은 듯한 공 같은 모양의 꽃이 핀다고 하여 수구화(繡毬花)라 불리다가 수국이 되었다고도 한다
수국의 꽃은 처음에 연두색으로 시작하여 흰색으로 폈다가 점차 청색이나 붉은색으로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꽃이다
수국의 꽃 색깔은 토양의 성분이 중성이면 흰색, 알칼리성이면 붉은색, 산성이면 푸른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또한, 수국은 옛부터 꽃을 말려 해열제로도 사용 하였다고 한다. 여름철 수국꽃을 좀 말려 두었다가 열 받는 일이 생기면 차로 한 두 잔 끓여 마시면 좋다고 한다
* 수국
수국(Hydrangea macrophylla f. otaksa)은 일본 원산의 범의귀과 수국속 키 1m 정도의 낙엽성 떨기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달걀형 잎은 길이 7~15cm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6~7월경 가지 끝에 지름 10~15cm의 둥근 산방꽃차례로 암술과 수술이 없는 무성화들만 모여 피고, 무성화는 하늘색 또는 연붉은색으로 변하며 꽃받침잎만 4~5개, 유성화가 없어서 열매를 맺지는 못한다
산수국은 진짜꽃(유성화)과 가짜꽃인 장식꽃(무성화)이 있다. 헛꽃이라고 하는 이 장식꽃은 열매 맺음에는 간섭하지 않고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삐끼(?) 같은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는 꽃 아닌 꽃이다.
산수국의 꽃을 본 사람들은 뭔 소릴 하는 건지 얼추 이해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수국은 알아도 산수국은 난생 처음 들어본 사람들은 이게 뭔 소린가(?) 하실 것이다.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산속에서 자생하고 있는 수국이란 의미를 가진 '산수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인 키작은 떨기나무로 여름이 시작 되는 6월경 부터 가지끝에 산방꽃차례로 둥근 접시형태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산수국의 꽃은 나름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역할별로 꽃모양도 각기 다른 두 가지 꽃이 함께 있다.
자잘한 진짜꽃들을 호위하듯 바깥쪽에 배치되어 있는 가짜꽃들은 벌과 나비들을 유인하기 위한 장식꽃(암술과 수술이 없는 무성화)으로 진화하여 꽃잎처럼 보이는 큼지막한 꽃받침잎만 달랑 3~5장 가지고 있고 안쪽의 하늘색 진짜꽃(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열매를 맺는 유성화)들은 작지만 열매 맺음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꽃으로 꽃잎 3~5개 암술대는 3~4개 수술은 5개가 있다
또 살짝 어려워 지는 듯 하지만 쉽게 말해서, 진짜꽃 바깥쪽에 위치한 장식꽃들은 열매 맺는 중책을 포기한 채 요염한 자태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는 역할에만 충실하다가, 진짜꽃들이 열매를 맺고 난 이후에는 화사한 빛깔을 초록으로 바꿈과 동시에 머리를 숙이고서 광합성 역할로 임무를 전환 한다. 열매를 튼실하게 키우는 일에 힘을 보탠다는 의미이다.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산숙국의 장식꽃을 보고 있노라면 짠한 감정과 동시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산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사랑'
수국의 꽃말은 '변덕'이라고 하는데 좀 더 의미있는 꽃말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 산수국
산수국(Hydrangea serrata f. acuminata)은 한국 일본 원산의 범의귀과 수국속 키 1m 정도의 낙엽성 떨기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타원형 잎은 길이 5~15cm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7~8월경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자잘한 작은 꽃들이 모여 피고 주변에는 지름 2~3cm의 무성화들이 함께 피며, 안쪽에 모여 피는 유성화는 꽃받침잎 3~5개 암술대는 3~4개 수술은 5개이고, 9~10월에 길이 3~4mm의 달걀형 삭과 열매가 성숙 한다.
* 사진
위쪽은 산수국의 장식꽃이 벌을 유인하여 진짜꽃의 수분을 돕고 있는 컷과 진짜꽃이 수정한 후에는 광합성을 통해 열매 맺음을 도와주고 있는 사진이며, 아래는 토양의 산성도에 따리 다양한 컬러를 보여주고 있는 수국의 꽃 사진입니다.
등록 2020-03-12 14:10:13
12일 114개국 총 11만8천여명 확진·4291명 사망
WHO, 11일 '팬데믹' 선언…中 정부 보고 71일 만
지난 1월20일 국내 최초 확진…12일 7869명 확진[서울=뉴시스] 1월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52일 만인 12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는 총 7869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정부에서 WHO에 코로나19 최초 발병 보고 71일(현지시간), 국내 최초 확진 환자 발생 52일 만이다.
팬데믹은 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6단계 중 가장 위험한 단계인 5~6단계에 해당하는 상태를 말한다. 4단계에 해당하는 '에피데믹'(Epidemic)은 전염병이 한 국가 또는 한 대륙에서 빠르게 퍼지는 현상이라면 팬데믹은 전 세계에서 대유행하는 상황이다.
12일 WHO에 따르면 이날까지 현재 107개국에서 11만6308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으며 이 중 4548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중국 8만793명, 이탈리아 1만2462명, 이란 9000명, 프랑스 2281명, 스페인 2140명, 독일 1567명, 미국 1220명, 일본 620명 등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지역 감염으로 분류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66개국이다.
지난달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52일 만인 12일 0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는 총 7869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66명이고, 333명이 완치 후 격리에서 해제됐다.
다음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까지 WHO 및 국내 상황 일지.
▲2019년 12월1일 =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 폐렴 환자 최초 보고.
▲2019년 12월15일~31일 = 우한 화난 재래시장 방문자 중심으로 폐렴 환자 집단발생(41명).
▲2019년 12월31일 = 중국 정부에서 WHO에 코로나19 최초 발병 보고.
▲2020년 1월2일 = 원인불명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밝혀짐.
▲2020년 1월9일 = 중국에서 코로나19 최초 사망자 발생. 암환자 61세 중국인 남성.
▲1월20일 = 코로나19 국내 1번째 환자(84년생 여성, 중국인) 확진 판정. 한국,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1월22일 = WHO(세계보건기구) 긴급위원회 개최.
▲1월24일 = 2번째 환자(64년생 남성, 한국인) 확진.
▲1월26일 = 3번째 환자(66년생 남성, 한국인) 확진 판정 후 일산 명지병원 격리.
▲1월27일 = 4번째 환자(64년생 남성, 한국인) 확진. '신종플루' 이후 10년 만에 감염병 위기경보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설치.
▲1월28일 = 중국 전역 '오염지역'으로 지정.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 특별입국절차 돌입. 후베이성에서 입국 14일 내 증상 발생 시 의사환자 분류. 1월13~26일 우한 입국 내외국인 3023명 전수조사 시작. 코로나19 관련 업무 특별연장근로 허용.
▲1월29일 =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인력 320명으로 확대 발표. 정부, 우한 교민 이송 계획 및 임시생활시설 발표.
▲1월30일 = WHO,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1월31일 = 우한에서 1차 임시항공편 이용한 교민 368명 귀국.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및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 격리생활 시작. 코로나19 가짜문건 경찰 수사 의뢰 및 마스크 불공정거래행위 단속 시작. 새로운 검사법 'RT-PCR 검사'로 검사시간 6시간으로 단축.
▲2월1일 = 우한에서 2차 임시항공편 이용한 교민 326명 귀국.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14일간 격리처분 시작. 일본 내 확진자와 접촉했던 12번째 환자(71년생 남성, 중국인) 확진. 중국 방문력 있는 시설 종사자 14일간 업무배제 권고.
▲2월2일 = 1차 이송 교민 중 13번째 환자(92년생 남성, 한국인) 확진.
▲2월3일 = 1번째 환자의 접촉자 45명 감시 해제.
▲2월4일 = 중국 후베이성발 입국하는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및 중국발 입국자 대상 입국 절차 강화.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 모든 환자 접촉자 대상 14일간 자가격리 실시. 태국 여행 후 16번째 환자(77년생 여성, 한국인) 확진. 정부, 진단시약 1개 제품 긴급사용 승인 허가.
▲2월5일 = 2번째 환자 확진 판정 13일 만에 국내 최초 퇴원.
▲2월6일 = 1번째 환자 확진 18일 만에 퇴원.
▲2월7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절차' 제5판 개정. 진단 검사 대상 및 검사 기관 확대.
▲2월9일 = 25번째 환자(46년생 여성, 한국인)에 이어 중국 광둥성에서 마카오 경유해 입국한 26번째 환자(68년생 남성, 한국인), 27번째 환자(82년생 여성, 중국인) 확진.
▲2월10일 = 28번째 환자(89년생 여성, 중국) '무증상' 논란. 1월13일~26일 우한에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 잠복기 종료로 관리 해제.
▲2월11일 = 3차 우한 전세기 출발.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홍콩·마카오·싱가포르·태국·베트남 방문력 검색 가능.
▲2월12일 = 홍콩·마카오 오염지역 지정 및 입국자 대상 특별입국절차 돌입. 특별입국절차 거친 내외국인 모바일 '자가진단 앱' 설치. WHO(세계보건기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명칭 결정에 따라 '코로나19'로 명칭 변경. 우한에서 3차 임시항공편으로 귀국한 교민 147명 경기 이천 국방어학원에서 격리 생활.
▲2월13일 = 3차 귀국 교민 숙소에 한국인 1명 자진 입소.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일본 방문력 검색 가능.
▲2월14일 = 자가격리 수칙 어긴 15번째 환자 논란 제기.
▲2월15일 = 아산·진천 임시생활시설에 있던 우한 1차 귀국 교민 366명 전원 퇴소. 7번째·22번째 환자 퇴원. 정부, 혈액 수급 위기대응 매뉴얼 배포.
▲2월16일 = 아산 임시생활시설에 있던 우한 2차 귀국 교민 334명(자진입소 1명 포함) 전원 퇴소. 감염원 파악이 안 되는 29번째 환자(38년생 남성, 한국인), 30번째 환자(52년생 여성, 한국인) 확진. 중국인 유학생 대상 자율격리 조치 발표.
▲2월17일 = 인플루엔자 감시체계에 코로나19 포함.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연구 과제 긴급 공고. 약물 복용으로 증상 인지 못 했을 가능성 컸던 28번 환자 퇴원.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문 특별보좌단 구성.
▲2월18일 =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귀국 희망자 이송 위한 대통령 전용기 출발. 31번째 환자(59년생 여성, 한국인) 확진. 국내 최초 10대 감염 사례인 32번째 환자(09년생 여성, 한국인) 확진.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33~39번째 환자 확진.
▲2월19일 = 일본 크루즈 탑승객 7명 인천공항 임시생활시설 이동. 40번째 환자(43년생 남성, 한국인) 확진. 대구·경북 지역에서 41~51번째 환자 추가 확진.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 대거 발생. 6·10·16·18번째 환자 격리 해제.
▲2월20일 = 코로나19 확진자 100명 돌파. 청도 대남병원에서 첫 사망자(57년생 남성, 한국인) 발생. '코로나바이러스-19 대응절차' 개정 제6판 시행. 원인미상 폐렴 환자 대상 검사 실시. 대구·경북 집단발병. 정부는 지역사회 전파 공식 인정. 코로나19로 사망자 2만명 나올 수 있다고 밝힌 오명돈 중앙임상TF팀장.
▲2월21일 = 2번째 사망자 발생. 신천지 관련 환자 144명.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 108명. 대구·경북 지역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지정. 서을 은평성모병원에서 첫 확진자 발생. 대구 지역 입원 중인 폐렴 환자 대상 전수 진단검사 실시. 국내 첫 5차 감염 확인. 산소 치료 중인 중증 환자 7명으로 증가.
▲2월22일 = 경북 경주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 나온 변사자 발견(3번째 사망자). 대남병원에서도 국내 4번째 사망자 발생. 산발적인 환자 발생 양상 시작.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00여명 전수조사 및 진단검사 실시, 전원 14일 자가격리. 111명 환자 나온 청도 대남병원 코호트(Cohort) 격리 시작. 부산 온천교회 집단발병 사례 보고. 서울 은평성모병원 두 번째 확진 환자 발생으로 병원 내 감염 우려.
▲2월23일 = 확진자 602명 중 대구·경북 지역에만 494명(82%). 위기경보 '심각' 단계 격상. 확진자 55%가 신천지 교인. 이스라엘 성지순례객 18명 확진 판정.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개학 1주일 연기. 연락두절 신천지 신도 670명 추적.
▲2월24일 = 대구·경북에서만 682명(81.9%) 확진.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456명(59.8%), 대남병원 관련 113명(14.8%). 신천지 신도 유증상자 대상 진단검사 시작. 의료기관의 전화 상담 및 처방 한시적 허용. '국립안심병원' 신청 접수 시작. 대남병원에서 107번째 환자 사망(8번째 사망자). 이스라엘 성지순례객 39명 중 30명(가이드 1명 포함) 확진. 국민안심병원 지정.
▲2월25일 = 확진자 977명. 대구·경북 724명(81%).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 501명(56.1%). 대남병원에서 10번째 환자 사망으로 10명 중 7명이 대남병원 관련. 첫 외국인(몽골인) 확진자 사망. 부산 온천교회 관련 22명 확진자 수련회 집단감염 연관성 제기. 복지시설에서 집단감염 우려.
▲2월26일 = 확진자 1000명 돌파(오전 9시 기준 1146명). 대구·경북 944명(82.3%). 신천지 예수교회 신도 21만2000명 명단 확보해 코로나19 전수조사 실시. 대구 지역 1600병상 확보 방안 발표. 마스크 수출제한 실시. 병원·복지시설 내 집단감염 발생. 코로나19 3법(감염병예방·관리법, 검역법,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
▲2월27일 = 이날 하루에만 확진자 505명 증가해 중국 내 환자 증가폭 뛰어넘어. 신천지 교인 31만여명 명단 확보. 전국 어린이집 휴원. 병상 부족한 대구에서 확진자 1017명 중 570명 입원 대기. 자택서 입원 대기 중이던 13번째 사망자 발생.
▲2월28일 = 확진자 2337명, 1000명 돌파 이틀만에 2000명 넘어. 대구·경북 1708명(84.4%). 25번째 환자, 퇴원 6일 만에 재확진 판정 받아(국내 첫 재확진 사례).
▲2월29일 = 확진자 3150명. 하루 813명 증가. 2000명 돌파 하루 만에 3000명 넘어. 당시 사망자 16명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 마스크 수급 어려워 마스크 대란 심화.
▲3월1일 = 정부 코로나19 전략 전면 수정해 중증 환자만 병원 입원 치료 결정. 병증을 4단계(▲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로 분류.
▲3월2일 = 0시 기준 확진자 4212명. '코로나19 대응지침 제7판' 시행. 무증상·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시설'에서 치료. 대구 내 경증 환자, 중앙교육연수원 입소.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개학 2주 추가 연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기자회견.
▲3월3일 =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5186명으로 국내 첫 확진 43일 만에 5000명 넘어.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 첫 퇴원.
▲3월4일 = 기저질환 없었던 첫 사망자(33번째 사망자) 발생. 일본 크루즈선 탑승객 7명 14일 만에 격리해제.
▲3월5일 =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6088명. 서울 내 확진자 103명으로 100명 돌파. 과천 신천지 본부 행정조사로 신천지 예배 출결기록 등 확보. 경북 경산시 감염병특별관리지역 지정. 전국 어린이집 휴원 3월22일까지 연장. 신규 임용 공중보건의 742명 배치. 권영진 대구시장 신천지 신도 전수검사 전까지 격리해제 5일 연장 방침 밝힘. 이날 사망자 총계 42명으로 2015년 메르스 당시 사망자 38명 넘어.
▲3월6일 = 0시 기준 100명 이상 격리해제. 청도대남병원 격리해제 이틀 앞두고 3층 노인요양병원 내 환자 3명 발생. 분당제생병원 9명 집단감염.
▲3월7일 =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7041명. '자가격리 앱' 실시로 격리자 관리 및 이탈자 처벌 가능. 부산 등에서 임신부 코로나19 감염 사례 확인. 대구 한마음아파트서 신천지 신도 등 주민 집단감염. 우한 방문력 있는 신천지 신도 2명 코로나19 감염원 아닌 것으로 밝혀짐.
▲3월8일 = 사망자 50명 돌파. 분당제생병원 확진자 13명으로 증가. 서울백병원 내 확진자 발생으로 일부 폐쇄. 방역 당국, 대구시의 신천지 교인 대상 전수 진단검사 후 격리해제 방침 존중한다고 발표.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자가격리 해제 이후 확진 사례 증가하면서 '잠복기 논란' 제기.
▲3월9일 = 마스크 5부제 시작. 분당서울대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내 확진자 발생. 일본발 입국자 대상 특별입국절차 실시.
▲3월10일 = 대구 확진자 증가폭 100명대로 감소. 서울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 최소 32명 확인 이후 점차 확대. 요양시설 종사자 중 신천지 신도 등 23명 양성 확인.
▲3월11일 = WHO, 코로나19 최초 보고 71일(현지시간 기준) 만에 팬데믹(Pandemic) 선언.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 99명 확인. 생활치료센터 15개소 3368명 수용 가능. 검역관리지역 지정된 이탈리아·이란 입국자 대상 건강질문서 의무 제출. 정부세종청사·PC방·노래방 등에서 집단감염 확인.
▲3월12일 =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총 7869명, 사망자 66명, 격리해제 333명. 서울 확진자 누적 212명. 대구 신천지 신도 5687명 격리 해제.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베르나르 리유 : 오랑 시의 의사. 페스트가 온 도시를 휩쓰는 동안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인물. 감정적이진 않지만 주위 사람들의 감정에는 공감해주곤 하는 따뜻한 인성도 갖고 있다. 소설의 서술자로서 담담한 톤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페스트가 퍼지기 직전 요양원으로 떠난 아내를 다시 보지 못한 채 잃고만다.
타루 : 자신의 수첩에 페스트로 폐쇄된 도시의 모습들을 기록해둔다. 주로 자신의 주변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관찰한 기록들로, 페스트로 타루가 죽은 후 리유의 연대기에 포함된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보건대의 조직에 앞장선다. 리유와의 우정이 깊어지고 페스트가 물러나고 있던 그 때에 페스트가 그의 목숨을 가져가고 만다.
랑베르 : 오랑에 취재하러 온 파리의 기자로, 페스트로 도시가 폐쇄되어 오도가도 못한다. 파리에 둔 연인을 그리워하며 끊임없이 도시를 탈출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여러 달이 지난 후 마침내 도시를 몰래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마음을 바꾸고 도시에 남아 리유와 타루를 도와 보건대에서 봉사한다. 페스트가 물러나고 도시가 다시 개방되었을 때 그의 연인이 찾아와 뜨거운 해후를 한다.
파늘루 신부 : 페스트가 도시를 덮치자, 페스트가 신의 징벌이라는 엄격한 훈계로 설교한다. 하지만 리유 등이 자원봉사자들로 보건대를 조직하자 자신도 가담한다. 오통 판사의 어린 아들이 매우 괴로워하며 죽는 장면을 목격함을 계기로 자신의 믿음을 의문하게 된다. 얼마 후 그는 페스트인 듯한 병으로 죽는다.
그랑 : 시청 서기보조로 일하는, 어느 면으로나 보잘것없던 사람으로 아내도 그의 곁을 떠나버린 사람이다. 하지만 매우 선량한 사람으로, 자살하려는 코다르를 구하고 자신의 소설을 꿋꿋이 쓰려고 하고 보건대의 서기 일도 자청한다. 그러던 중 페스트로 쓰러지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 p.329
노벨문학상 작가 열전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Albert Camus ]
출생 - 사망 1913.11.7. ~ 1960.1.4.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 1957년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작가 카뮈. 인간이 처한 실존과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며 사르트와 함께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불렸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아버지가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던 알제리에서 프랑스계 알제리 이민자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전투 중에 사망했다. 카뮈는 어린 시절 알제리에서 가난하게 지냈고 1923년 프랑스의 중등학교에 들어갔으며, 후에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1930년 폐결핵으로 중퇴하게 되고, 그 후 가정교사, 자동차 수리공, 기상청 인턴과 같은 여러 가지 일을 하였다. 1934년 시몽 히에와 결혼했으나 그들 둘의 불륜으로 인해 그 결혼 생활은 끝나고 말았다. 1935년 카뮈는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했다. 하지만 1936년 알제리 공산당이 수립되자 카뮈는 알제리 공산당에 가입하였고, 이로 인해 그의 공산당 동료들과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1940년 카뮈는 수학자이자 피아니스트인 프랑시느 포레와 결혼했다. 그러나 그는 결혼제도에 반대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카뮈의 바람기는 아이를 낳은 후에도 이어졌다. 같은 해 카뮈는 파리스와 잡지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초기에 카뮈는 반전론자였지만 1941년 파리에서 독일군이 저지른 가브리에 페리의 처형을 목격하고 독일에 대한 저항을 결심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보르도로 이동하여 잡지사 활동을 끝내고, 그의 첫 작품 [이방인]과 [시지프스의 신화]를 발표하여 철학적 작가로 인정을 받았고, 극작가로서도 [오해], [칼리큘라]로 성공을 얻었다.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카뮈는 레지스탕스 조직 ‘combat’에 참여하였다. 그는 나치에 저항하여 활동하였고 연합군이 파리를 해방한 1943년 신문의 편집자로서 전후 상황을 보도했다. 그는 당시 프랑스 편집인으로서는 드물게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용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는 논설을 실었다.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던 이 때 카뮈는 장 폴 사르트르를 알게 되었다. 전쟁 이후에 카뮈는 사르트르와 함께 우정을 쌓아 갔지만 공산주의 사상에 대한 그의 강한 비난으로 인해 사르트르와 멀어지게 되었다. 1951년 그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했다. 이 책은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동료들의 반감을 샀고, 카뮈 또한 그러한 반응을 인정할 수 없었다.
카뮈는 사형제도를 반대하였고, 인권 운동에 매진하였다. 1952년 UN이 프랑코 치하에 있는 스페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유네스코의 임원직을 사임하였으며, 1953년 동베를린에서 노동자들의 파업을 분쇄한 소비에트 연방을 비난했다. 그리고 사형반대협회의 설립자인 아서 쾨슬러와 공저하여 쓴 에세이 [단두대에 관한 성찰]을 발표하였다. 이 에세이로 인하여 그는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카뮈는 1960년 겨울 가족과 함께 프로방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후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던 중 빙판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나무와 부딪히는 사고로 숨졌다. 그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 카뮈의 죽음은 소련 첩보당국(KGB)에 의한 계획적인 암살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주요작품 설명
이방인(L’ étranger, 1946)
알베르 카뮈의 처녀작. 부조리한 세상에 무관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살인을 행하여 사형을 언도 받는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를 통해 인생과 세계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카뮈는 자신의 철학적 핵심인 부조리를 소설로 구현한 이 작품이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련링크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Lettres à un ami allemand, 1948)
제2차 세계대전 중 알베르 카뮈가 레지스탕스 활동(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프랑스 시민들의 저항운동)을 하면서 쓴 편지 형식의 에세이로, 잡지나 신문에 발표한 3편과 해방 후 발표한 1편 등 총 4편의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모아 발간한 책. 조국 프랑스에 대한 애국심과 독일 나치에 대한 비판 정신이 잘 드러난다. 첫 번째 편지는 <르뷔 리브르(La Revue Libre)> 제 2호(1943년)에, 두 번째 편지는 <카이에 드 라 리베라시옹(Les Cahiers de la Libération)> 제 3호(1944)에, 세 번째 편지는 <리베르테(Libertés)> 제 58호(1945.1.5.)에, 네 번째 편지는 파리해방 후 각각 발표되었다(1948년 발행된 이 책에는 미 공개된 서문도 싣고 있다.)
어느 수녀를 위한 진혼곡(Requiem pour une nonne, 1956)
미국 작가인 윌리엄 포크너(194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동명원작 [어느 수녀를 위한 진혼곡(Requiem for a Nun)](1951년 작)을 알베르 카뮈가 총 2부 7장으로 각색한 희곡. 포크너의 1931년 작 [성역(Sanctuary)]의 속편 격인 [어느 수녀를 위한 진혼곡]은 끔찍한 과거로 인해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하는 템플과, 템플의 딸을 어쩔 수 없이 살해하고 교수형을 선고 받는 하녀 낸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1956년 9월 마튀랭 극장에서 카뮈의 연출로 초연되었다.
페스트(La Peste, 1947)
발표 당시 독자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작품. 이 작품을 계기로 알베르 카뮈는 비평가상을 받았으며, 이 작품은 카뮈의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일부분 기여했다. 이 작품에서 카뮈는 인간의 삶 속에 (숙명적으로) 존재하는 악과 불의, 고통과 재난 등의 부조리를 페스트에 빗대어, 부조리에 맞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페스트]는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폐쇄 조치된, 프랑스령 알제리의 해변도시 오랑시에서 벌어지는1년 동안의 이야기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혼란, 이별과 고통이 난무하는 고립된 공간 속에서 의사 리외를 중심으로 지식인 타루, 신문기자 랑베르, 파느루 신부 등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우애를 바탕으로 연대하여 부조리한 페스트에 저항한다. 그 노력의 결과 페스트가 사라지는 듯 보였으나, 의사 리외는 페스트가 결코 소멸하지 않고 인간들 속에 존재하다 언젠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 근심한다.
이토록 하염없는 사랑이리니!
글 :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은 감각적 이미지가 돋보이는 시다. 달과 고양이를 한줄에 엮다니! 달이 뜨자 고양이는 돌아온다. 달과 고양이의 두 행위는 공교롭게 동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공교로울 것도 없는 사건이다. 진실은 이렇다. 달은 하늘의 고양이, 고양이는 변신한 집 안의 달이다. 둘 사이에 아무런 피의 연대는 없지만 둘은 이복형제처럼 엮인다. 달은 수시로 모양이 바뀐다. 하현 때 야위고 보름 때 둥글어진다. 야생의 부름에 고양이는 자주 집을 나간다. 무단가출했다가 어느 날 불쑥 돌아온다. 고양이는 여자의 숨은 내면이고, 달은 여자의 드러난 외면이다. 그 둘은 변심하기 쉬운 여자의 표상이다.
달은 차고 일그러지고, 파도는 오고 감을 되풀이한다. 여자는 그런 달이고 파도다. 여자는 항상 영혼의 가장 위험한 상태다. 여자들의 내면에는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들어 있다. 남자들은 한 생애 동안 얼마나 많은 고양이들을 만나는 걸까. 고양이들은 “어둠과 추위로부터 쫓겨온 무리”고, 이 고양이는 깜찍하게 “한때는 방 안을 뒹굴던 털실 몽상가와 잘도 놀았답니다 / 현기증 나는 속도의 바퀴와 아찔한 연애도 해봤구요”(<고양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은 파멸을 감수하면서 이 변심 잘하는 고양이에게 제 모든 것을 걸고 연애에 투신한다. 고양이는 바람의 딸이다. 늘 모든 것은 갑자기 사라진다. “앗,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방 안 모서리, 손거울, 집 열쇠, 어항의 물고기가 사라지고 없어요 / 다그쳐 물어도 종알종알 털만 핥을 뿐 모른다 도리질만 하네요”(<고양이>) 다그쳐 물어도 모른다 모른다 도리질만 하는 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수컷들의 가혹한 운명이다. 이 가혹한 운명에 들린 수컷들이 할 수 있는 건 무얼까. 니체는 이렇게 적는다. “추억이 고름이 되어 아침마다 침대를 더럽힐 때 그는 지나간 삶을 원망하게 된다.” 송찬호 시인은 이렇게 적는다. “달이 해를 가리고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 / 나는 늑대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복면을 하고 / 은행원들을 개처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 불이야, 소방차가 불난 꽃집으로 달려가게 하고 / 유명한 불륜 남녀를 맨홀 속으로 내려가 사라지게 하고 / 앵무새가 되어 엽기적 살인 사건의 배후로 등장하고 싶었다”(<일식>). 그러나 그러질 못한다.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도시는 다시 환해졌다 / 웅덩이의 물이 바지에 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나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 나는 오랫동안 다른 이름으로 살기를 원했다”(<일식>). 겨우 웅덩이 물이 바지에 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걷고, 오랫동안 다른 이름으로 살기를 원할 따름이다. 그런 남자들에게 괴테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꼴로 살아간다는 것은 개라도 비웃을 일이다!”
달이 뜨고 고양이가 돌아온 이때는 궁기가 사무치는 저녁이다. 변덕스럽고 제멋대로 굴던 고양이는 이제 다정하다. 집 나갔던 여자가 돌아온 것일까? “손을 핥고 / 연신 등을 부벼”댄다. 고양이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를 애무한다. 애무는 정사의 전 단계다. 그러나 ‘나’는 식물성이므로 고양이의 적극적 구애 행동에도 발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발기가 없는 육체에게 섹스의 달콤하고 넘치는 쾌락도 없다. 이 저녁은 금욕주의로 일관한다. 이 다정한 고양이에게 ‘나’는 줄 게 없다. 그래서 겨우 할 수 있는 게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 맑게 씻은 / 접시 하나 꺼”내는 일이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라고 말하는 이 저녁은 잔인한 저녁이다. 가난은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한다. 여자들은 다시 돌아오지만 이미 헐벗고 가난한 남자는 여자에게 줄 것이 남아 있지 않다. 서로의 마음이 엇갈린다. 엇갈리는 두 마음 사이로 차고 축축한 달빛이 흐른다. 여자는 다이아몬드를 원했으나, ‘나’는 숯을 주었다. 니체는 숯과 다이아몬드는 ‘동족’인데, 이토록 다른 ‘동족’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가장 아름다운 사랑도 약간은 쓰다.”(니체) 이 하염없는 사랑의 시라니 ! 가난한 연인은 배고픈 제 애인에게 빈 접시를 주고 이것이나 핥아 보렴, 하는 수밖에 없다. 송찬호는 여자/고양이를 발명한다. 그 여자/고양이와의 사랑이 하염없음을 노래한다. 이 지구 위에서 사랑은 그 하염없음 때문에 멸종하지는 않을 것이다. “돌로 찧은 여뀌즙 사랑은 여전히 물고기 눈을 찌르고 갈라진 시멘트 틈에서라도 아이들은 분수처럼 솟고 그대의 어미들은 천 일의 밤을 팔아 아침 한때를 맞이하리니”(<사과>). 이 세상에 사랑이란 사랑은 다 말라 비틀어져서, 더는 새로 태어나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을까, 그리고 새 아침이 영원히 오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다.
사진 : 김진구
송찬호(1959~ )는 충청북도 보은 사람이다. 고향인 보은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는 대구에서 마쳤다. 동해안에서 초병으로 군대 생활을 하며 그이는 심심할 때마다 김춘수 시집을 꺼내 읽으며 시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대학을 마친 뒤 아주 짧은 기간동안 직장 생활을 한 적이 있지만 몸에 맞지 않았다. 직장을 1년 만에 그만두고 그이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1992년이다. 그 뒤로 고향에 붙박이로 눌러 살고 있지만 한일한 은둔자가 아니라 수족을 바쁘게 놀리는 농사꾼으로 뿌리를 내렸다. 그이는 겉으로는 부드러우나 속으로는 강한 사람이다. 시인의 아내는 중학교 교사다. 그이는 아내의 소망을 이뤄 주기 위해 고향에 한옥을 지었다. 아무 경험 없이 인부들과 함께 한옥을 짓는 일은 아주 고단한 일이었다. 얼마 전 대전역 앞 한 소줏집에서 그이와 소주잔을 기울였는데, 한옥이 4년 반 만에 완공되었다고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쁘냐고 물었더니, 기쁠 것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이는 어떤 시에서 “그 소용돌이치는 여울 앞에서 나는 백 년 잉어를 기다리고 있네”(<임방울>)라고 쓴다. 나는 그이가 기다리는 “백 년 잉어”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이가 얼마 전에 집필을 끝냈다는 첫 장편소설이 금빛 비늘이 찬란한 잉어일까. 송찬호가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문학과지성사, 2009)이라는 새 시집을 펴냈다.
글쓴이 장석주님은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같은 해 동아일보에 문학평론이 입선되
어 시인과 문학평론가의 길을 함께 걸어온 사람이다. 그동안 《물은 천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붉디 붉은 호랑이》, 《절벽》 등의 시집을 내고, 《20세기 한국문학의 모험》(전 5권) 등 50여 권의 책을 냈다. 지금은 국악방송에서 생방송 <장석주의 문화사랑방>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0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