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산도와 성산일출봉
― 청산도와 성산일출봉
섬이었던 청산도는 육계도(陸繫島)가 되어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峰)이 되었다
오늘도 성산일출봉에 해가 떠오른다
일출봉 분화구에 살던 소들은 쫓겨나고
사람들이 등경대에 불을 켜고 길을 오른다
오늘도 우뭇개와 오정개 주위에서
잠녀들은 물질을 하기 위하여 나가고
이생진 시인은 오정개 해안 산책로에서
시의 징검돌을 밟으며 징검다리 건너간다
성산일출봉 아래에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24개의 진지동굴과 고성리로 이어지는 터진목과
우뭇개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울고만 있다
1949년 1월 2일 칼바람이 몰아치던 추운 겨울
다이너마이트를 소지한 폭도라며 죽은 사람들
아직도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을 꿈꾸고 있다
일출봉 위로 떠오르는 해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높이 180m의 성산일출봉은 약 5천 년 전 얕은 바다에서 일어난 수성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응회구이다. 지하에서 올라온 뜨거운 마그마와 물이 만나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분출된 화산재가 쌓여 일출봉이 형성되었다. 바닷바람과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드러난 지층을 통해 화산폭발 당시 형성된 퇴적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 절벽에서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가파른 경사의 퇴적층들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급한 사면은 흙이나 돌이 아래로 흘러내려 무너져버리는데, 성산일출봉의 경우, 화산폭발 당시 화산재가 물기를 머금은 상태였기 때문에 퇴적층이 흘러내리지 않고 급한 경사를 이루면서 쌓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성산일출봉은 수성화산 분출 당시 화산체의 모습을 그대로 잘 간직하면서 화산재가 겹겹이 쌓인 퇴적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형성 초기에 육지와 떨어져 있었던 성산일출봉은 파도에 의해 침식된 퇴적물들이 해안으로 밀려들어와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이러한 지형을 육계사주(陸繫沙洲)라고 한다. 거대한 성의 모습을 닮아 성산(城山)이라 부르던 이곳은 해 뜨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의미가 더해져 지금은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峰)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해 뜨는 장면은 영주십경 중 첫 번째로 꼽히며, 12월 31일에 열리는 성산일출제에는 새해의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성산일출봉은 제주도의 다른 오름들과는 달리 마그마가 물속에서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수성화산체다. 화산활동시 분출된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면서 화산재가 습기를 많이 머금어 끈끈한 성질을 띄게 되었고, 이것이 층을 이루면서 쌓인 것이 성산일출봉이다.
바다 근처의 퇴적층은 파도와 해류에 의해 침식되면서 지금처럼 경사가 가파른 모습을 띄게 되었다. 생성 당시엔 제주 본토와 떨어진 섬이었는데, 주변에 모래와 자갈등이 쌓이면서 간조 때면 본토와 이어지는 길이 생겼고, 1940년엔 이곳에 도로가 생기면서 현재는 육지와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면 너비가 8만여 평에 이르는 분화구를 볼 수 있는데, 그릇처럼 오목한 형태로 안에는 억새 등의 풀이 자라고 있다. 분화구 둘레에는 99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암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다고 해서 '성산(城山)', 해가 뜨는 모습이 장관이라 하여 '일출봉(日出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설에 의하면 성산일출봉의 봉오리가 100이었다면, 제주에도 호랑이.사자 같은 맹수가 날 것인데, 하나가 모자라 아흔 아홉이기 때문에 호랑이도 사자도 아니 난다고 한다.
성산일출봉에는 제주의 아픈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1943년에는 일본군이 이곳을 요새화 하기 위해 일출봉 해안절벽에 24개의 굴을 팠다. 굴속에 폭탄과 어뢰등을 감춰두고 일전에 대비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패전하였다. 이 굴은 이후 잠녀의 탈의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성산일출봉과 본토를 잇는 길목은 간조때 길이 터진다 하면 터진목이라 불렀는데, 이곳과 일출봉의 우뭇개 일대에서 4·3항쟁 당시 많은 민간인이 토벌대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성산일출봉 정상에 이르는 가파른 계단 길은 숨이 가쁘나, 넉넉히 20분이면 꼭대기에 다다른다.
정상에서는 너른 분화구와 그 뒤로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은, 제주의 다른 오름과는 전혀 다른 웅장한 느낌을 준다. 예부터 이곳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영주10경(제주의 경승지)중에서 으뜸이라 하였고, 이에 매년 12월 31일에는 성산일출축제가 열린다.
성산일출봉은 지방기념물로 관리하다 2000년 7월 19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빼어난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7월 2일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또한 2010년 10월에는 UNESCO 세계지질공원에 인증되었고, 2011년도 대한민국 자연생태관광 으뜸명소, 2012년 12월 한국관광 기네스 12선에도 선정되었다.
2007년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정보는 세계자연유산 제주 홈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가기
해 뜨는 오름으로 불리는 성산일출봉은 전형적인 응회구이며, 높이 180m로 제주도 동쪽 해안에 거대한 고대의 성곽처럼 우뚝 솟아있다.
이 응회구는 해수면의 위치가 현재와 거의 동일했던 약 5천 년 전 수심이 얕은 해저에서 수성화산 분출작용에 의해 생성되었다 (Sohn and Chough, 1992; Sohn et al., 2002). 성산일출봉은 2000년과 2007년에 각각 천연기념물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성산일출봉은 수려한 경관을 제공하여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성산일출봉 응회구는 수심이 얕은 해저에서 분출하여 해수면 위로 성장한 섯치형 화산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성산일출봉은 섯치형 수성화산 분출에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종류의 퇴적구조들을 간직하고 있어(Sohn and Chough, 1992), 성산일출봉의 과거 화산활동과 퇴적작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수성화산에 대해서도 분출 및 퇴적작용 해석의 토대를 제공해주고 있다.
제주도의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항공사진. 사진의 뒷배경에 한라산이 보이고 있다.
성산일출봉의 분출과 퇴적작용 모식도(after Sohn, 1992)
제주도의 화산추 또는 오름들은 하와이형 또는 스토롬볼리형 분출에 의해 만들어진 분석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분석(scoria)으로 불리는 검은색의 다공질 화산암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성산일출봉과 제주의 몇몇 오름들은 지하에서 상승하는 뜨거운 마그마가 해수 또는 지하수를 만나 폭발적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 수성화산들이다(Sohn, 1996). 수성화산은 분화구의 크기, 높이, 그리고 사면의 경사를 기준으로 하여 응회환과 응회구로 구분된다(Vespermann and Schmincke, 2000; Wohletz and Sheridan, 1983). 성산일출봉은 높이 179 m, 분화구 직경 600 m, 분화구 바닥의 고도 90 m, 그리고 최대 45°의 가파른 경사를 지닌 전형적인 응회구이다.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지질 및 지형도. 검정색 사각형은 주요 노두의 위치를 나타낸다.
성산일출봉은 서쪽 사면을 제외하고 해파의 침식에 의해 급격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로 인해 성산일출봉은 분화구 내부 퇴적층부터 가장자리의 지층까지 응회구 전체의 뛰어난 지질 단면을 보여준다. 응회구의 분출과 퇴적 도중 만들어진 퇴적동시성 단층과 균열, 분출 도중 일어난 사면붕괴에 의해 발생한 사태와 암설류 기원의 응회암층, 습기를 머금어 끈끈한 화산재가 화산암편의 표면에 들러붙어 만들어진 피복화산력, 습윤한 화쇄난류에 의해 형성된 점착연흔, 다양한 내부 구조를 지닌 층상의 응회암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해안절벽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퇴적구조들은 성산일출봉이 분출할 당시에 다량의 물이 화도로 흘러들어 화산 분출물이 축축하고 끈끈한 상태로 분출하였음을 지시한다(Sohn, 1996; Sohn and Chough, 1992).
이러한 퇴적 구조들은 과거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화산활동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분포한 수성화산의 분출과 퇴적과정 해석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지질학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전 세계적으로 성산일출봉과 유사한 수성화산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성산일출봉은 응회구의 지형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절벽 노두를 따라 다양한 내부구조들을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응회구이다.
성산일출봉 응회구 화구륜 근처의 응회암층에 만들어진 퇴적동시성 단층들과 균열들
역사층리 형태의 내부구조를 지닌 렌즈 모형의 사태 퇴적층
조립질의 화산암편에 세립의 습윤한 화산재가 들러붙어 만들어진 피복화산력
습윤한 화쇄난류에 의해 형성된 점착연흔
성산일출봉은 높이 179 m, 화구륜의 폭이 약 600 m, 화구바닥의 높이가 해발 90 m로 전형적인 응회구(tuff cone)의 지형을 지니고 있다. 성산일출봉 응회암층의 주향은 현 등고선과 대략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평균 20~30°, 최대 45°의 경사를 보인다. 성산일출봉의 응회암층은 대체로 기공의 함량이 높은 현무암질 화산력(lapilli)과 잘고 각지게 깨어진 유리질 화산회(ash)로 구성되어 있다. 화산암괴(block)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화산암괴의 약 60%와 화산력의 약 3%는 기반암에서 뜯겨 올라온 결정질 현무암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도 화산암 하부에 나타나는 대륙붕 퇴적층인 U층과 그 밑의 중생대 기반암에서 유래한 이질암편들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Sohn (1996)은 일출봉의 폭발이 비교적 얕은 심도, 즉 두께가 약 120 m인 용암층 내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해석하였다.
Sohn and Chough (1992)는 성산일출봉 응회구에 대한 퇴적상 분석을 통해 응회암층을 총 네 개의 상조합으로 구분하였다(아래 그림 1). 상조합 I은 경사가 20~45°에 이르는 가파른 화구륜층(steep rim beds)으로 정의되었는데, 이 응회암층들은 층리가 희미하거나 뚜렷하게 발달해 있으며 종종 역점이층리를 보여준다. 이들은 수지(樹枝)상으로 분출한 화산쇄설물이 낙하하여 사면 위에서 쌓인 층들로 해석된다. 상조합 II는 사면의 경사가 약 20~5° 이하로 감소하는 사면하부(base-of-slope) 퇴적층으로, 이들은 괴상(massive) 또는 혼돈상(chaotic)의 내부구조를 지닌 렌즈상의 층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일출봉의 분출 도중 일어난 사면붕괴 등의 작용에 의해 발생한 쇄설류(debris flow)와 사태(slide/slump)의 작용으로 쌓인 층들이다. 상조합 III은 층리가 잘 발달해 있고, 지층의 경사가 크지 않으며 응회구의 가장자리를 따라 나타나는 응회암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비교적 멀리까지 이동하여 화산쇄설물을 퇴적시키는 화쇄난류(pyroclastic surge) 작용에 의해 쌓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조합 IV는 성산일출봉의 분출이 끝난 후 응회구가 침식되며 형성된 층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상의 퇴적상조합들은 성산일출봉의 성장이 수직방향과 측방으로 함께 일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응회구의 수직 성장은 습한 화산쇄설물이 수지상으로 분출하여 급한 경사면에 쌓임으로써 일어났다. 이러한 작용은 결국 가파른 응회구 사면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사면붕괴가 종종 일어나게 되었다. 사면붕괴에 의해 화산쇄설물이 사면 아래로 이동하여 쌓였는데, 이는 응회구의 측방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였다. 분출이 끝난 후에는 응회구의 침식이 일어나 응회구 주변 지역에 비교적 넓은 재동응회암층이 쌓이게 되었다. 이상의 연구는 성산 일출봉의 형성과정을 상세히 제시하였음은 물론 전세계 여러 지역에 나타나는 응회환 및 응회구, 그리고 수성화산활동과 관련한 여러 화산암 해석에 도움을 주게 되었다.
위 연구 이후 성산일출봉을 주 대상으로 다룬 연구로는 고정선 외(2007)가 있다. 이 논문은 성산일출봉 일대 현무암류에 대한 암석기재와 암석화학 분석을 통해, 성산 지역의 현무암이 알칼리계열 현무암과 비알칼리계열 현무암으로 분류되며, 비알칼리 계열 현무암은 쏠리아이트암으로 분류됨을 밝혔다. 또한 이 지역의 암석이 동질기원 마그마 물질의 부분용융의 차이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해석이 되었다.
성산일출봉은 학술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형성시기가 최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과거 성산일출봉 및 이와 유사한 수성화산들, 그리고 수성화산 기원의 응회암층들이 “성산층”으로 불리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때 성산일출봉을 비롯한 “성산층”은 전기 및 중기 플라이스토세에 쌓인 지층으로 간주됐었다(원종관, 1976; Lee, 1982). 하지만 “성산층”에 대한 이러한 시대 해석은 완전한 오류임이 최근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으며(Sohn et al., 2000), 더구나 수성화산체에 퇴적층에나 붙일만한 지층명을 붙이는 것도 적절치 않아 지금은 학계에서 “성산층”이란 층명을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성산일출봉의 형성시기에 대해 기존의 “성산층”에 근거하여 수십만 년 운운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급히 바로잡을 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산일출봉을 구성하는 물질로부터 얻어진 지질연대는 없다. 여러 학자들이 성산일출봉의 분출시기를 알아내기 위해 성산일출봉 내에 포함된 화산암편에 대해 절대연대를 측정하거나 고지자기 측정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산일출봉의 연대를 알아내고자 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다양한 연대측정 시도가 결국 실패한 원인은 성산일출봉의 나이가 매우 젊으며, 젊은 암석의 연대측정에 적합한 물질(탄소연대 측정에 이용될 수 있는 물질 또는 OSL연대측정에 이용될 수 있는 석영이라는 광물)이 성산일출봉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06년 정창식 외(2006)는 성산일출봉의 응회암 시료에 대해 238U-230Th 측정법을 시도하였으며, 이 때 일출봉의 정확한 연대를 얻는 데는 실패하였으나 우라늄 계열의 방사성원소들이 비평형상태에 있음을 밝힘으로써 성산일출봉의 연대가 “매우 젊다”는 결론을 얻어낼 수 있었다.
현재 성산일출봉의 분출시기를 약 5,000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성산일출봉 주변에 쌓인 신양리층의 연대로부터 추정한 것이다. 신양리층은 성산일출봉의 분출 이후, 성산일출봉의 화산물질이 파도와 해류에 의해 재동 되어 성산일출봉을 제주도 본섬과 연결시키며 육계사주(tombolo)를 형성시킨 지층이다(Sohn et al. 2002). 바닷가에서 쌓인 신양리층은 조개화석을 많이 포함하며, 이에 대해 많은 14C 연대측정이 이루어졌다(Cheong et al. 2006; Kim et al. 1999). 이 연대측정 결과 신양리층에 포함된 조개화석은 모두 5,000년 이후의 것들임이 밝혀졌다. 이는 성산일출봉이 약 5,000년 전에 분출하였고, 이때부터 성산일출봉에서 유래한 화산쇄설물에 의해 조개들이 매몰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만약 성산일출봉이 더 오래 전에 분출하였다면 5,000년 이상의 연대를 지닌 조개들이 발견되어야 하나 아직까지 5,000년 이전의 조개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성산일출봉의 분출연대는 5,000년 전으로 추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화산암괴들과 조립의 화산력들은 약 62%의 결정질 현무암편과 38%의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정질 현무암편은 다양한 색을 띠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장자리가 뾰족하거나 마모된 등형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현무암은 사장석, 감람석, 휘석 및 불투명 광물들(자철석)로 이루어진 석기와 약 10%의 감람석 및 휘석 반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광물 조성은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아래에 놓여있는 표선리현무암과 유사하여(Won, 1976; Lee, 1982), 이 암편들은 응회구 하부의 용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해석된다.
분석질 역들은 약 40~60%의 기공을 포함한다. 이들은 불규칙하거나 타원형의 형태를 지니며 새끼줄 모양 또는 유동형의 표면조직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타킬라이트(tachylyte; 불투명유리) 석기 내에 사장석과 감람석 반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화구내부로 물이 공급되지 않을 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마그마성(스트롬볼리형) 화산분출에 의해 생성된 본질 또는 동질의 화산암편으로 해석된다. 세립에서 중립의 화산력들은 주로 다공질의 유리질 암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 2~3%의 화산력들만이 치밀한 결정질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화산력들은 유리질이며 기공함량이 약 40~60%인 다공질이다. 이들은 주로 현무암질 유리 또는 타킬라이트의 석기 내에 감람석 반정들과 사장석 래스들을 포함하고 있다. 각각의 입자 표면에는 기공 형태가 잘 나타난다. 화산력들은 종종 수 mm~cm 두께의 화산재로 피복되어 있다.
화산회들은 대부분 기공이 없거나 기공이 일부 포함된 각형의 현무암질 유리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량의 감람석과 사장석 결정편들을 포함하고 있다. 다공질의 입자들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입자들은 마그마가 급속히 냉각된 후 취성 파괴되어 만들어진 Wohletz (1983)의 type 1(뭉툭하고 등형) 입자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림 1. 성산일출봉의 퇴적상조합과 상조합 별 대표적인 주상도
지층의 경사가 20~45° 사이의 값을 보이는 화구륜 주변의 지층들은 얇은 층리가 발달해 있거나 괴상의 층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층리가 비슷한 두께로 발달해 있다. 두꺼운 괴상의 화산력 응회암층도 일부 나타난다. 두꺼운 괴상의 화산력응회암은 일반적으로 판상의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얇은 괴상의 화산력 응회암층들이 융합되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상조합에는 역점이층리를 보이는 화산력응회암이 소량 나타나기도 한다. 이 상조합은 화구 주변의 화산쇄설물의 수지성 방출과 낙하, 그리고 그에 수반된 입자류에 의해 퇴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층의 경사가 약 20~5° 미만으로 감소하는 사면 하부 지역에는 괴상의 응회암층과 붕괴한 응회암층이 사면 아래로 미끄러지며 기왓장 겹치듯 쌓여 만들어진 두꺼운 렌즈형의 응회암층들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이들은 희미하거나 얇은 층리를 보이는 화산력응회암층 사이에 협재되어 있다. 역점이층리를 보이는 층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상조합에 나타나는 두꺼운 괴상의 층들은 양의 기복을 지닌 렌즈상의 층형을 보여주어 상조합 I의 괴상층과 구분된다. 이 상조합은 가파른 경사면에 쌓인 상조합 I의 화산재층이 가끔 무너져 화산체의 사면 아래쪽에서 암설류 및 사태에 의해 재퇴적 되었음을 지시한다. 이러한 퇴적구조들이 사면하부에 우세하게 나타나는 점은 이들의 퇴적이 경사의 감소에 기인했음을 지시한다.
이 상조합에 나타나는 지층들은 주로 5°미만의 경사값을 가진다. 이들은 주로 얇은 층상의 응회암과 화산력응회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립의 괴상층이 소량 협재되어 있다. 이 상조합은 간헐적으로 발생한 화쇄난류와 화산재 낙하에 의해 퇴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성산일출봉 응회구는 완만하게 경사진( < 5°) 재동된 지층에 의해 부정합적으로 피복되어 있다. 이 지층들은 주로 괴상이거나 역점이층리를 보이는 역질 사암 및 사층리 사암의 얇은 렌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층들은 응회구 주변에 넓게 발달하는 대지 또는 선상지에서 만들어진다. 토양층과 층내력이 나타나지 않는 점은 화산쇄설물의 재퇴적작용이 화산분출이 끝난 직후 응회구 지층이 굳기 전에 시작되었음을 지시한다.
그림 2. 성산일출봉 형성 당시의 해수면의 위치를 보여주는 노두의 스케치
성산일출봉 응회구 하부에 재동된 지층(그림 2)이 몇 m 두께로 나타나는 점은 성산일출봉이 현재와 같이 얕은 수심의 바닷물로 덮여있는 용암대지 위에 만들어졌음을 지시한다. 얕은 수심으로 인해 수압이 낮았기 때문에 분출은 초기부터 폭발적으로 일어났을 것이다. 화산력의 기공 함량이 높다는 것은 수성화산분출에 의해 화산쇄설물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마그마 내부에 다량의 기공이 만들어져 있었음을 지시한다. 이러한 사실은 수성화산폭발이 마그마의 휘발성가스의 팽창에 의해 더 향상되었음을 지시한다(Kokelaar, 1986).
초기에 수중에서 쌓이던 화산쇄설물 더미는 해수면 위로 빠르게 성장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며, 화구 주변부에는 원형의 화구륜이 만들어져 해수가 화구 내부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였을 것이다(Kokelaar, 1983). 수성화산활동을 일으킨 외부의 물은 얕은 지하의 대수층을 통해 공급되었을 것이다.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아래에 놓여있는 표선리현무암은 수많은 수직절리, 균열, 용암동굴, 분석층들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통해 담수 또는 바닷물이 효과적으로 화구 내부로 흘러들었을 것이다. 이질 암편들이 표선리현무암과의 유사한 광물조성을 지니고 있어 표선리현무암이 이질 암편의 근원암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이질 암편들이 모두 표선리현무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해석되어 성산일출봉의 폭발 심도는 표선리현무암(약 120 m의 두께) 아래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사실은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분출심도가 아주 얕게 유지되었음을 지시한다. 성산일출봉 분출 당시, 표선리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도벽은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였고 얕은 깊이에서 항상 외부의 물이 충분히 화도로 공급되었던 것으로 해석된다(Lorenz, 1986).
성산일출봉의 분출작용은 물과 마그마의 혼합비율에 따라 습한 화산쇄설물이 간헐적이고 소규모로 방출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건조한 화산쇄설물이 지속적으로 뿜어져 나오기도 하며 분출이 일어났던 것으로 해석된다(Kokelaar, 1983). 대부분의 화산쇄설물은 불연속적인 수지상의 화산쇄설물 방출에 의해 분화구 주변에 퇴적되어 상조합 I(화구륜 지층)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섯치형 분출에 동반된 일부 화쇄난류들은 화산쇄설물을 화구륜 지층보다 더 먼 곳까지 운반시켜 상조합 III(완경사의 주변지층)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양은 아주 적었다. 습한 화산쇄설물의 지속적인 분출과 화구륜 주변에서의 퇴적에 의해 응회구의 지층은 급경사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급경사면은 화구 주변에서는 최대 45°의 경사값을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급경사는 화산쇄설물이 건조하거나 물로 완전히 포화된 상태가 아니라, 물 또는 점착력 있는 화산재의 얇은 막에 의해 피복되어 있음을 지시한다. 건조하거나 물로 포화되어 있는 무점착성 모래의 안식각은 일반적으로 35° 미만인 것에 반해, 축축한 모래의 안식각은 40°를 초과한다(Van Burkalow, 1945; McKee, 1957; Allen, 1970; Carrigy, 1970). 습기를 머금은 끈끈한 화산쇄설물의 고각의 안식각은 물 또는 점착력 있는 화산재의 얇은 피막에 의한 표면장력에 의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Van Burkalow, 1945).
성산일출봉의 일차 퇴적작용은 화산쇄설물들을 멀리까지 운반할 수 없었으며, 응회구를 수직적으로 성장시키며 급경사면을 만들었다. 화산쇄설물의 측방 성장은 급경사의 화구륜 지층이 간헐적으로 재퇴적되어 일어났거나 화쇄난류에 의해 주로 일어났다. 급경사의 응회구 지층은 i) 해안침식에 의한 응회구 하부의 삭박, ii) 화산진동 및 지진에 의한 충격, 또는 iii) 내부마찰각 이상으로 화산쇄설물이 가파르게 집적되어 붕괴될 수 있다. 일출봉 응회구의 전반적인 급경사 지층은 위에서 세 번째 작용이 주요한 사면붕괴의 원인임을 지시한다. 경사가 급하게 쌓인 화산쇄설물의 붕괴는 화산쇄설물의 물리적 특징에 따라 사태 또는 암설류로 발전하거나 두 작용 모두 나타나게 된다. 만 약 붕괴된 화산쇄설물이 점착성이 있고 응집력이 있다면, 이들은 쉽게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고 대신 내부 퇴적구조를 잘 보존하는 상태의 미끄럼 사태에 의해 재퇴적된다(Ellen & Fleming, 1987). 붕괴된 쇄설물이 먼 거리를 이동할 경우에는, 이들의 내부 퇴적구조는 모두 교란되어 지층의 형태가 사라지게 된다. 교란된 층들은 내부의 입자배열이 변화하고 강도도 잃어버린다. 따라서 암설류는 추가적인 물의 공급이 없더라도 붕괴하는 화산쇄설물의 단순한 교란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 응회구에서의 괴상이거나 역사층리 모양의 내부구조를 지닌 지층 사이에 다양한 층들이 연속적으로 존재하여, 이들의 붕괴된 화산쇄설물들의 교란 정도가 아주 다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응회구의 붕괴 또는 침식은 분출활동이 멈추자마자 시작되었다. 고화되지 않고 급경사로 쌓여있는 화산쇄설물은 지표면의 침식작용에 아주 취약했을 것이다. 이러한 침식은 주로 강우에 의한 지표류에 의해 야기되었을 것이다. 습하고 불포화된 화산쇄설물은 아주 소량의 물에 의해서도 굴복강도가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 화산쇄설물 내부로 빗물이 침투할 경우 이들의 굴복강도는 크게 감소하였을 것이다(Hampton, 1972). 따라서 강우로 포화된 화산쇄설물은 쉽게 사면붕괴를 일으키고, 이들은 경사진 응회구의 사면을 따라 암설류와 같은 흐름으로 사면 아래로 이동하였을 것이다. 반면 응회구 물질이 물로 포화되었을 때에는, 빗물이 침투하지 못하고 지표류로 흘렀을 것이다. 쇄설류 및 하천류에 의해 운반되는 화산쇄설물들은 응회구의 말단에서 퇴적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퇴적작용은 응회구 물질이 굳거나 식생의 피복에 의해 침식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지속되었을 것이다. 성산일출봉 형성 이후 일어난 재동작용은 응회구의 침식에 의하여 화산쇄설물을 넓은 지역에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성산일출봉 형성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