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물과 폐동이왓
시월의 가을비가 해변을 식힌다
해변으로 우산과 우비가 지나간다
원담 안에서 솟아나오는 문수물은
쌍원담과 함께 잠수를 하고 있다
문수보살님의 시원한 숨결과 손길로
깊은 피부병까지 치료해주는 문수물
나는 지금 폐동이왓 팔각정에 있다
오른쪽 앞에는 말 등대가 깜박이고
왼쪽 하늘에는 비행기 불 켜고 온다
어느날 모래가 덮쳐서 없어졌다는
폐동이왓은 이제 소나무산이 되었다
나도 이제 머지 않아 돌아갈 것이다
내가 돌아간 뒤에 나는 무엇이 될까
등대의 불빛이 바다에 다리를 놓는데
고양이들의 눈빛이 그 다리를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