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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27. 2023

제주 예술가들의 특별한 농사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제주도 예술가들이 특별한 농사를 짓고 있다
잃어버린 마을에서 차좁쌀 농사를 짓고 있다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으려고 짓고 있다
4.3 영령들과 5.18 영령들께 제주(祭酒)로 올리려고
4.3 때 불에 타버린 동광리 무등이왓 집터에서... ,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잃어버린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사람들이 오지 않는 동안에도

하늘과 땅은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하늘의 눈물과 땅의 땀으로 만든 선물

하늘의 빛과 지상의 바람이 만든 선물

땅에 묻힌 영혼과 바다로 떠난 영혼들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하여 보살피신다


아직도 정착하지 못한 영혼들 새가 되어

하늘과 땅과 바람이 준비한 선물을 본다

새가 된 영혼들은 가끔 돌아와 둘러본다

조밭에서 오메기와 고소리술이 익어간다



* 오메기

차좁쌀 가루를 익반죽 하여 둥글게 빚은 뒤 가운데에 구멍을 내어 삶아 낸 떡. 제주 고유의 오메기술을 만드는 술밥으로 쓰인다 (제주) 예를 들면, 오메기를 누룩이영 서껑 놔두민 오메기술이 뒈는 거주.  번역(차좁쌀 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빚은 뒤 가운데에 구멍을 내어 삶아 낸 떡을) 누룩과 섞어서 놓아두면 좁쌀로 만든 제주 전통술이 되는 거지.      




평화로 가는 길에 특별한 밭이 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나는 그 밭으로 간다. 평화로 가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다. 우리들 모두의 평화를 위하여 우리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 밭은 옛날에는 집터였다고 한다. 제주 4.3 당시에 불타버린 집은 아직까지도 다시 지어지지 못하고 빈 터로 있다. 아니, 이제는 빈 터가 아니다. 3년 전부터 제주도 예술가들이 그곳에 조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집터 주인은 그 땅을 내놓았고 뜻을 모은 예술가들이 땅과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조 농사를 짓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한 조로 오메기떡을 만들고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어서 4.3 영령들과 5.18 영령들 등등 뜻깊은 곳의 제주(祭酒)로 올리고 있다. 


그 의미를 드높이기 위하여 4.3 때 마을 주민들이 50일 동안 숨어 살았던 동굴, 큰넓궤에서 50일 동안 숙성을 시킨다. 50일 동안 숨어 살다가 발각되어 볼레오름까지 쫓겨갔던 사람들은 모두 붙잡혀서 정방폭포 위에서 총살되어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 죽은 영혼들과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땅과 하늘을 위로하기 위해서 제주도의 예술가들이 나서서 함께 농사도 짓고 여러 의미 있는 예술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사는 가까운 곳에 있어서 나는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아픈 역사의 사실을 되새기며 희망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체프로그램이자 예술행동이다. 2021년부터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진행해 왔다. 나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해마다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돌밭으로 농사가 어려웠는데 해마다 흙도 더 높이 돋우고 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올해도 동광리 무등이왓 밭(4·3 당시 집터)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렸고 지금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서 잘 자라고 있다. 동광리마을 어르신들과 예술가들, 함께하고 싶은 모든 분들과 조농사를 짓고, 고소리술을 빚어, 그 술을 내년 4·3 위령제에 제주(祭酒)로 올리고, 4·3 관련 단체와 5·18 등 인권단체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조농사는 6월 16일 파종을 시작으로 땅살림코사, 검질매기, 작은 음악회, 추수, 오메기술·고소리술 만들기, 큰넓궤 술들이기 등 12월까지 동광리 무등이왓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7월 8일에 진행되는 땅살림코사는 땅울림(민요패소리왓, 덕수리풍물패)-코사-모종 심기-국수 나눔(동광리부녀회)으로 조농사의 시작을 알렸고 10월 13일에는 "조와 당신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제 곧 조를 수확하여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어서 큰넓궤에서 숙성을 시킬 예정이다.


동광리 무등이왓에는 예술가들이 짓고 있는 조농사 외에도 메밀농사와 콩농사와 더덕농사가 한창이다. 최초 학살터 자리에서 자라는 더덕은 꽃이 다 지고 열매를 맺고 있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던 광신사숙 자리에는 콩들이 다 익어 있었고 공출반대 등의 공고판이 붙었던 공고판 자리에는 메밀꽃밭이 아직도 백비로 누워 있었다. 아마 저 메밀꽃밭 백비에는 밤마다 달빛이 내려와 비문을 새겼다가 지우곤 하였을 것이다. 어쩌면 "통일의 첫걸음이었다"라고 쓰기도 하였을 것이다. 하얀 메밀꽃에는 아직도 붉은 피가 묻어있다. 제주도의 예술가들은 가장 마음이 아픈 잠복학살터에서부터 피를 지우기 시작한다. 









[2023 예술로 제주 탐닉-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조와 당신을 위한 작은 음악회"


○일시 : 10. 13.(금) 15:00

○장소 : 동광리 무등이왓(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251)

○문의 : 제주민예총 758-0331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탐라미술인협회, 동광리마을회와 공동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2023 예술로 제주탐닉’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아픈 역사의 사실을 희망을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체프로그램이자 예술행동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2023 예술로 제주 탐닉’은 2021년부터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진행해 왔다. 

올해도 동광리 무등이왓 밭(4·3 당시 집터)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

동광리마을 어르신들과 예술가들, 함께하고 싶은 모든 분들과 조농사를 짓고, 고소리술을 빚어, 그 술을 내년 4·3 위령제에 제주(祭酒)로 올리고, 4·3 관련 단체와 5·18 등 인권단체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조농사는 6월 16일 파종을 시작으로 땅살림코사, 검질매기, 작은 음악회, 추수, 오메기술·고소리술 만들기, 큰넓궤 술들이기 등 12월까지 동광리 무등이왓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7월 8일에 진행되는 땅살림코사는 땅울림(민요패소리왓, 덕수리풍물패)-코사-모종 심기-국수 나눔(동광리부녀회)으로 조농사의 시작을 알린다.

문의= 제주민예총(064-75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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