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삶글 103
이번의 순례는 이어도에서 출발한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이어도는 아니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떠나는 이번 순례는 나와 윤동주 시인만 알고 있는 이어도에서 출발한다. 우리들이 함께 출발하는 이어도는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가 아니다.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이어도는 삶과 죽음의 중간쯤에 있는 중음의 세상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유토피아, 피안이다.
이번 순례는 브런치스토리와 함께 할 것이다. 이렇게 좋은 플랫폼을 만들어준 다음 회사 측에 깊이 감사한다. 브런치 작가들 중에 종이책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브런치스토리가 더 좋다. 우선, 내 마음대로 편집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언제라도 내가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더구나 많은 비용을 들여서 종이책을 만들고 홍보하고 배송하고..., 여러 가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집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라면 언젠가는 스스로 종이책으로 발행될 수 있을 것이다. 검증된 작품들만 종이책으로 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을 작품들만 종이책으로 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 브런치스토리 플랫폼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거라는 확신이 든다. 나는 다음이 처음 출발할 때부터 쭉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다음 카페가 많이 조잡했다. 그런 다음을 이렇게 성장시킨 것을 보면 믿음이 간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들도 브런치스토리를 위해서 마음을 합칠 필요가 있다. 다음과 작가들이 함께 성장해야만 한다.
나에게는 아픈 추억이 있다. 나는 20년 넘게 다음 블로그에 사진 등 많은 자료를 보관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블로그가 없어져버렸다. 내가 개인 사정이 있어서 다음 블로그에 접속하지 못한 기간에 그만 없어지고 말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런지스토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런 불상사가 없기를 바란다.
나는 나를 응원한다. 나는 나의 꿈을 응원한다. 나는 나의 다음을 응원한다. 나는 브런치 작가들을 응원한다. 나는 브런치스토리를 응원한다. 나는 이제 너를 응원한다. 나는 이제 당신을 응원한다. 나는 이제 그대를 응원한다. 나는 이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특히 아픈 사람들을 먼저 응원한다. 나를 진정으로 응원하고 싶다면 나의 이웃부터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때 내가 자랄 수 있다.
강가 개울가 이지성 님의 브런치가 참 좋다. 요즘 많이 배운다. 편집자의 입장과 출판사 사장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 종이책 출판의 전망은 밝지 않다. 그렇게 잘 나가던 이병률 시인도 요즘에는 어렵다고 했다. 책을 그렇게 잘 만들어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병률 시인, 하면 <끌림>이 생각날 것이다. 나는 이병률 시인을 응원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이 잘 팔리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좋은 곳에 여행도 많이 하고 죽어서도 여전히 사랑받는 행복한 시인으로 살아남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강가 개울가 이지성 님의 브런치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텀블벅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어서 좋다.
이어도에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까지
1. 이어주는 섬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있다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다
섬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나를 밟고 지나간다
내 안에 섬들의 발이 있다
내 가슴속에 섬들의 발자국이 있다
내 가슴속에 이어도가 있다
내 가슴속에 이어주는 섬이 있다
나는 징검다리 같은 이어도가 된다
2. 이어도를 아시나요
서귀포시 해(海) 1번지
이어도를 아시나요
서귀포시 태평양로 1
이어도 섬을 당신은 아시나요
아름다운 나라의 끝이 아니라
아름다운 나라가 시작되는 곳
당신은 이어도를 아시나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섬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섬
서귀포는 어디라도 문만 열면 태평양
태평양으로 날아가는 이어도를 아시나요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제주도 사람들이 오래도록 꿈꾸어 오던 섬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뿌리 깊은 섬
이어도를 아시나요 이어도의 꿈을 아시나요
3. 노인성이 유숙하는 섬
서귀포는 어디라도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서귀포혁신도시에서 중문관광단지까지
이어도 길을 걷다가 태평양으로 간다
설문대할망의 막내아들을 만나러 간다
남극노인성이 유숙하는 이어도로 간다
바다에서 해(海)를 본다 물이 아프다
인간들의 욕망이 낳은 쓰레기들의 섬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욕망들의 얼굴,
바다 해(海) 글자를 더 자세히 본다
어머니가 보인다 어머니가 아프다
아픈 어머니에게 방사능 오염수까지 먹인다
태평양의 수평선이 트로이목마를 끌고 온다
북극곰의 신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바다와 하늘이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막내아들이
뜨거운 어머니 이마에 물수건을 올린다
유숙하던 노인성도 곁에서 돕는다
서천꽃밭 꽃감관도 불사화를 가져온다
용궁으로 가는 올레에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노랫소리 들려온다 하늘에는 서천꽃밭이 있고 땅에는 마고성이 있고 바다에는 이어도가 있다
어머니를 살리려고 노인성과 꽃감관도 떠나지 못한다
4.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전설이 피워 올린 평화의 연꽃 한 송이 있다
전설이 낳아 기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먼 옛날부터 태평양의 배꼽을 찾았다 태반과 탯줄을 잃은 배꼽을 이어도라 불렀다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의 고향이었다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배꼽을 보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소코트라록(Socotra Rock)'이라 불렀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어도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배꼽을 보고 싶었으나 배꼽을 볼 수 없었다 배꼽에 관한 소문만 무성했다
1984년에 비로소 태평양의 배꼽을 볼 수 있었다 KBS와 제주대학교 해양대학이 파랑도 탐사에 성공했다 한국해양소년단 제주연맹의 파랑도 탐사도 성공했다 파랑도는 그렇게 이어도와 만났다 꿈이 현실로 드러났다 1986년에 암초 수심이 4.6m로 측량되었다 이어도 최초의 구조물 ‘이어도 등부표’를 1987년에 설치했다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기 위해 1995년 해저 지형을 파악하고 조류를 관측하는 등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2001년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착공에 들어갔고, 2003년 6월 완공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벌써 스무 살 성인이 되었다
해양, 기상, 환경 관측 체계를 갖추고 해양 및 기상, 파고, 수온 등 해상 상태와 어장 정보, 지구 환경 및 해상 교통안전, 연안 재해 방지와 기후 변화 예측에 필요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 무궁화 위성을 이용, 관측 정보를 제공하며, 국립해양조사원에서 데이터 검증을 거쳐 기상청을 비롯하여 관련 기관에 실시간으로 자료를 제공한다
해저 지반에 박은 60m의 기초를 제외하고도 수중 40m, 수상 36m, 총중량 3,400t의 구조물이다 400평 규모의 2층 Jacket형 구조물엔 관측실, 실험실, 회의실이 있고 기지의 최상부에 가로 21m, 세로 26m에 이르는 헬기 이·착륙장 외에, 등대시설, 선박 계류시설, 통신 및 관측시설 등과 8인이 15일간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라도에서 149Km 가장 먼 해상에 설치된 해양과학기지는 평화의 연꽃으로 피어났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끝없는 도전의 상징이 되었다 제주도 생성시기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60만 평의 이어도 소코트라 암초, 그 위에 세워진 76m 높이의 철탑 위에 400평의 섬을 만들었다 사랑의 연꽃을 피웠다 3400톤의 쇳물로 평화의 심장을 만들었다 태평양의 배꼽에서는 이제 어머니의 숨소리가 들린다 잃어버린 탯줄과 태반을 드디어 다시 찾았다
5. 전설이 피워 올린 평화의 연꽃
이어도는 태평양에 있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북위 32° 07′ 22.63″ 동경 125° 10′ 56.81″에 있다
이어도는 한․중․일 3국 중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의 유인도 마라도(馬羅島)에서 남서쪽으로 80해리(149km)
일본의 도리시마(鳥島)에서 149해리(276㎞)
중국의 서산다오(余山島)에서는 155해리(287㎞) 떨어져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바다의 거리는 236해리(436㎞)에 불과하다 배타적 경제수역(EEZ) 200해리(370.5㎞)의 두 배인 400해리(741㎞)가 되지 않을 경우 양국은 협상을 통해 해양경계를 획정해야만 한다 일반적인 획정 원칙인 ‘중간선 원칙’을 적용하면 당연히 한국의 관할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꾸만 자기들 바다라고 우긴다
이럴 때는 시인들이 먼저 나서야만 한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시인들이 손을 잡고
이어도에서 평화의 연꽃을 피워야만 한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섬이 되어야만 한다
이어도문학회와 이어도연구회가 손을 잡고
전설이 피워 올린 평화의 연꽃이 되어야만 한다
6. 여섬이 되었네
이어도는 최고
대상군 해녀네
깊은 물속으로
한 번 들어가서
나올 줄 모르네
비바람 불어도
모습 안 보이네
태풍이 불어도
나오지를 않네
해양 과학기지
테왁처럼 떠서
님을 기다리네
용궁으로 떠난
님을 찾아 나선
긴 사랑의 물질
끝날 줄 모르네
숨비소리 없이
돌아오지 않네
나도 님 찾아서
이어도로 가네
사랑을 찾아서
여의도로 가네
전복보다 좋은
여섬으로 가네
이어도 여의도
여섬이 되었네
7. 이어도와 여의도
이어도라는 말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여섬>이 변해서 <이어도>가 되었다는 설을 저는 믿습니다
'여'를 길게 발음하면 '이어'가 됩니다
여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를 말합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옛날부터 이어도를 여섬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여섬을 문자로 표기하면서 이어도라고 표기를 했다고 합니다
여섬 이여도 이어도 등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여의도가 있습니다
여의도라는 말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국회의사당 자리인 양말산은 홍수에 잠길 때도 머리를 살짝 내밀고 있어서 ‘나의 섬’ ‘너의 섬’하고 말장난처럼 부르던 것이 한자화되어 여의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의도(汝矣島)는 汝(너 여) 자를 씁니다
이어도와 여의도는 재미있는 관계입니다
여의도 또한 <여섬>이라고 말을 할 수 있는데
이어도 또한 '나의 섬' '너의 섬'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어도는 자신의 존재를 물속에 숨기었고
여의도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두 섬의 운명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brunch.co.kr) :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월터 롤리 경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의 경험에서처럼, 바다를 지배한 나라가 부국과 강국이었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고 했던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바다의 중요성은 미래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육상 자원의 고갈을 앞둔 오늘날 바다는 마지막 남은 인류의 보고이며 경제발전의 프런티어이다.
해양경계의 획정
우리 바다, 곧 해양 영토는 12해리의 영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해라는 범위를 넘어서 넓게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까지 미치는 것이 해양영토이다. 그런데 아직도 해양영토의 경계가 명확하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 모든 연안 국가가 200해리의 EEZ를 관할할 수 있지만 서로 마주 보는 대향국간 바다가 400해리가 되지 않는 해역에서는 200해리의 경계가 중첩될 수밖에 없다. 이런 사항에 관해 유엔해양법협약은 협상을 통해 그 경계를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양영토를 둘러싼 분쟁
동아시아에서는 도서의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센카쿠/댜오위다오라는 도서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분쟁이 있고, 동남아시아 해양에서도 베트남, 필리핀 등 그 지역 5개 국가와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분쟁이 있다. 심지어 우리의 확고한 영토인 독도에 대해서 일본이 자기네 도서라는 억지 주장으로 마찰이 거듭되고 있다. 2011년부터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무력충돌 위기까지 갔었다. 2014년 들어서는 중국과 필리핀 간에 남중국해 분쟁에서 유사한 무력충돌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 모두 해양영토의 확장을 위한 국가 간 분쟁이다. 해양영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적으로 보여주는 동아시아 해양영토분쟁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어도의 해양분쟁 이슈화
동중국해는 한․중․일 3국의 EEZ와 대륙붕이 중첩되는 수역으로 해양경계 획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다다. 동중국해 상에 위치한 이어도는 해수면에서 4.6m 아래에 있는 수중 암초로 한․중 간 EEZ 획정에서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다. 이어도를 사이에 두고 한․중 양국 해안선까지의 거리가 400해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어도는 한․중 양국의 EEZ가 겹치는 지점에 위치해 있지만, 한국 쪽으로 28해리 가깝게 위치해 있고 일반적인 획정 원칙인 ‘중간선 원칙’을 적용하면 당연히 한국의 관할 영역에 속한다.
중국의 ‘쑤옌자오(이어도)’ 관할권 주장의 논거
중국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되는 원칙인 마주 보는 국가 간에 적용되는 ‘중간선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다. EEZ 경계를 중간선 원칙으로 할 경우, 이어도는 중국의 관할 범위에 속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해저 퇴적 지형에 기반한 ‘자연연장이론’과 해안선 길이 및 인구 비례 등에 근거한 ‘형평의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또 이어도를 ‘쑤엔자오’(蘇暗礁)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그 명칭의 근원을 중국의 가장 오래된 고서인 산해경(山海經)에서 찾고자 시도해 왔다. 이를 테면, “동해(동중국해) 밖 태황 가운데 산이 있으니 이름하여 의천소산이라 한다”에서 ‘의천소산’을 이어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옛날 중국인들이 암초를 산으로 생각하고 표현했다는 주장은 억지로 끼워 맞춘 논리다.
중국의 주장에 대한 반론
중국은 해양경계의 원칙뿐만 아니라 역사적 근거 등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질학적으로 이어도가 중국에서 비롯된 퇴적층인지 불분명하며, 인구를 해양경계획정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는 없고, 해안선 길이도 통상기선을 적용하면 한국이 중국보다 1.18배 더 길다. 국제적으로 해양경계를 획정하는 일반원칙도 ‘중간선 원칙’이다. 또 중국이 내세우는 역사적 근거로 산해경(山海經)이 유일할 뿐 관련된 문화예술에 관한 생활상이나 관습의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은 이러한 빈약한 근거를 나름대로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중국해’라는 노래를 지어 “중화문명이 ‘쑤옌자오(이어도)’까지 뻗어나갔다”는 왜곡된 역사를 전파하고 있다.
이어도는 우리의 ‘바당(바다의 제주어)’
이어도는 제주민들에게는 하나의 랜드마크로서 항해를 가늠하던 척도였다. 이어도 해역은 파랑이 심해 항해하던 선박이 난파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주변 해역을 항해하던 10척 중 7척은 난파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볼 때 조난이 잦았던 바다 등의 조건을 고려해야 이어도의 위치가 추론될 수 있다. 이어도 대표 민요에는 이어도로 추론되는 곳이 나온다. “강남(江南)을 가건 해남(海南)을 보라 이어도가 반이엔 해라”(강남 가는 해남길로 보면 이어島가 절반이라더라). 이어도는 제주도 서남쪽 중국으로 가는 항로 중의 어딘가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이어도해양과학기지가 위치한 곳이 바로 그곳이다.
왜 이어도인가
육당 최남선은 1953년 “해양과 국민생활”이라는 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민족이 바다를 알고 지낸 시기는 영광의 시기이고, 바다를 잊어버린 시기는 환란과 시련의 시기였다. 한국을 구원할 자는 바다의 나라로 일으키는 자이고, 한국을 구원하는 것은 바다에 서는 나라로 고쳐 만드는 것이다.” 이어도는 대한민국의 ‘바다의 나라’로 나가는 징검다리다. 그래서 이어도 관할권을 지키는 일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우리의 해양주권을 꿋꿋하게 지키는 길이다.
섬을 뜻하는 한자를 보면, 섬도(島)는 바다에서 새(鳥)가 앉아있는 산(山)이고, 섬서(嶼)는 도(島)에 더불어(與) 있는 산(山)이다.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사람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큰 섬은 도(島)이고, 살 수 없는 작은 섬은 서(嶼)이다. 그래서 도서(島嶼)는 ‘크고 작은 온갖 섬’을 뜻한다.
물에 잠겨 섬이 되지 못하는 바위를 초(礁)라 한다. 잠길 듯 말 듯 아슬아슬 애를 태우는(焦) 바위(石)라는 의미다. 드러난 바위가 노초(露礁)이고, 잠긴 바위가 암초(暗礁)다. 배가 다니다가 초(礁)에 올라앉으면 좌초(坐礁)다.
그러면 밀물에 잠기고 썰물에 드러나는 바위를 뭐라고 할까? 간출암(干出巖)이다.
초(礁)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여’다.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다. 썰물에 드러나는 바위가 ‘잠길여’, 드러나지 않는 바위가 ‘속여’다. 물때에 따라 잠기느냐 드러나느냐를 놓고 이름을 다르게 붙인 것이다.
같은 뜻인 '여'와 초(礁)와 rock을 비교해 보면 우리 민족이 바다를 얼마나 유심히 관찰했고, 우리말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제주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마라도 서남쪽 149km 지점에 매우 큰 '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서로 1.4km, 남북으로 1.8km의 크기(수심 50m 기준)에 가장 높은 곳이 수심 4.6m 정도라, 파도가 매우 사나워지면 가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들은 이 '여'를 ‘여섬’이라 불렀다. '여섬'은 용궁으로 떠나는 ‘나루터’였다. 그물질 나간 어부나 물질 나선 해녀가 돌아오지 않으면 '여섬'에 들러 용궁으로 갔다고 믿었다. '여섬'은 바닷속에 있는 ‘저쪽 언덕’, 곧 피안(彼岸)이었던 것이다.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에는 '여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라고 표현돼 있다.
가수 정태춘은 ‘떠나가는 배’에서 '여섬'을 ‘평화의 땅’, ‘무욕의 땅’이라 불렀다.
민담 속의 '여섬'이 역사의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100년쯤 전이다.
영국 해군이 소코트라 록(Socotra Rock)이라 부른 데 이어 난데없이 일본이 파랑도(波浪島)라는 딱지를 붙였다. 제주대와 KBS는 1984년 공동 탐사를 통해 소코트라 록 (Socotra Rock)과 파랑도(波浪島)가 '여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3년 뒤 해운항만청이 부표를 설치하고 2001년 국립지리원이 지명을 확정하면서 '여섬'은 공식 명칭을 갖게 됐다. 바로 ‘이어도’다. 장모음 ‘여’를 ‘이어(離於)’로 쓰고, ‘섬’을 도(島)로 붙인 것이다.
1993년 김시중 과학기술처 장관은 해양연구소 이동영 박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10년 만에 '이어도(離於島)' 해양 과학 기지를 건설했다.
20년 뒤인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동아시아의 해양 분쟁을 내다본 선견지명(先見之明)이다.
해양 과학 기지 건설을 주도한 한국해양과학 기술원의 심재설 박사는 말한다. “분쟁이라고요? 세계적으로 알만한 해양학자들은 '이어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해양과학기지가 생긴 뒤 '이어도'에 관한 논문이 매년 30편 정도 국제학술지에 실리고 있고, NASA
(미국항공우주국)에도 '이어도'에서 관측한 해양 기상 정보가 시시각각 업데이트 되고 있다.
이 논문과 자료에 ‘이어도 코리아(Ieodo Korea)’라는 출처가 따라붙는다. 민담에서 ‘저쪽 언덕 (저승)’이었던 '여섬'인 '이어도(離於島)'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만든 것은 우리 과학자들이다.
고구마꽃이 피었다
고구마꽃이 젖을 물리고 있다
꼬리박각시나방이 젖을 빨고 있다
고구마가 땅 속에서 젖을 준다
땅 속에서 어머니는
아직도 나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웃음 없다고 토란토란 토라지지 않고
* 나마스테 : “당신의 영혼에 경의를 표합니다” 인도의 인사말
나는 작물농사보다 꽃농사가 더 좋다
나의 꽃농사는 나비와 나방농사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나의 텃밭 이름이 서천꽃밭이다
감자와 파와 마늘을 심으려고 준비한다
나는 게으른 농부라서 수확에는 소질이 없다
구석에 있던 쪽파를 준비하고
꽃이 지고 한참이 지났는데
이제 겨우 땅을 파서 코끼리 마늘을 찾는다
코끼리 마늘은 새끼 마늘들도 함께 있다
나는 아직 심지도 않았는데 벌써 꽃을 상상한다
벌과 나비와 나방들을 생각한다
어리호박벌과 배짧은꽃등에를 생각한다
가중나무산누에나방과 어스랭이나방을 생각한다
노랑애기나방과 흰띠알락나방을 생각한다
제주등줄박각시와 노랑줄박각시를 생각한다
왕자팔랑나비와 제주꼬마팔랑나비를 생각한다
청띠제비나비와 제비나비를 생각한다
갈구리나비와 줄흰나비를 생각한다
작은주홍부전나비와 바둑돌부전나비를 생각한다
왕나비와 암끝검은표범나비를 생각한다
암검은표범나비와 홍점알락나비를 생각한다
남색남방공작나비와 가락지나비를 생각한다
산굴뚝나비와 호랑나비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호박꽃이 환하게 웃는다
웃는 꽃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호박잎을 뜯는다
호박잎과 들깻잎으로 아침을 싸서 먹을 예정이다
나처럼 느린 민달팽이가 아침을 먹으려고 상을 차린다
공부시간 : 세상 공부를 위하여 빌려온 책입니다.
12화 마케팅 (brunch.co.kr) by강가 개울가 이지성 Mar 19. 2024
만일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금액
500만 원이 모인 경우,
인쇄원가 비용 : 270만 원
마케팅 비용 : 130만 원
배송 비용 : 175만 원
(텀블벅 수수료 : 25만 원)
순이익 : 135만 원
작가 고료 : 135만 원
(작가님 고료 정가 15%, 1.5만 원 600부 900만 원의 15%, 원천징수 세금 3.3% 떼고, 약 130만 원 지급하면 끝)
총 순이익 : 0원
순수 인쇄비용 정가의 30%, 1.5만 원 책은 4500원.
자, 책의 정가는 1.5만 원이다.
인건비, 디자인, 교정편집 비용이 0이라고 하자.
순수한 인쇄원가는 정가의 30%라고 하자.
1.5만 원짜리 책 1권 찍는데 4500원이 든다.
강가 개울가 이지성 님의 결론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의 소중한 500만 원
270만 원 인쇄비 : 600부
펀딩 300부, 인플루언서 100부, 작가 50부, 서점 납품 150부, 벌써 600부 끝?, 오케이 300부 전달하고, 150부 뿌리고, 작가의 50부는 작가 지인들에게 교보문고 리뷰를 달아달라면서 전달, 그러면 1쇄 600부는 완판. 2쇄 들어가면 된다.
170만 원 배송비
인쇄소에서 창고로, 창고에서 서점으로, 창고에서 300명 펀딩 참여자 집, 100명의 인플루언서 집으로.
25만 원 수수료
500만 원에 대한텀블벅 5% 수수료.
35만 원 매대 마케팅비
어딘가에 작은 매대 광고라도!!
펀딩 금액이 더 있으면 50-100만 원까지도 쓴다!!
총 마케팅 비용 약 130만 원
작가 50부, 인플루언서 100부, 100부 배송비(작가 50부는 작가부담), 매대 마케팅비
(책 1부는 원가 4500원으로 계산)
22.5만 원 + 45만 원 + 30만 원 + 35만 원
= 132.5만 원
500만 원의 얼추 30%와 비슷하지요? :)
* 출판에 관한 내용이 더 궁금하다면 강가 개울가 이지성 님 브런치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